새해를 맞아 방송통신위원회와 MBC의 인적구성을 둘러싼 방송계의 관심이 뜨겁다. 이명박 정권 후반부에 비리혐의로 낙마한 최시중 전 위원장 이후 구원투수로 나선 이계철 전 위원장이 불완전한 방통위 2기를 계승한 직후, 정치인 출신인 이경재 현 위원장이 방통위 2기 위원장으로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3월 25일 새롭게 출범하는 상임위원 구성이 초미의 관심사다.
물론 3년 임기의 상임위원은 1회 연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연임한 양문석 위원을 제외하고 다른 상임위원들은 원칙적으로 연임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통위 안팎에는 ‘이경재 위원장이 연임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장 정치권에서도 친박계 정치인 출신이자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방통위를 본궤도에 안착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게다가 현 정권의 인사가 집권 초기 파행을 겪은 이후 소위 ‘평타는 가능한’ 올드보이의 재림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있는 만큼, 이 위원장의 연임은 가장 신빙성 있는 시나리오로 여겨진다. 이런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평소 박근혜 대통령과의 교감에 있어 강한 자신감을 비춘 만큼, 위원장 자신도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도 파다하다. 다만 위원장 외 상임위원 연임은 지금으로서는 불투명하다.
방통위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방송정책의 상당 부분을 미래창조과학부에 넘겨준 상황이다. 당연히 최시중 전 위원장 시절과는 그 위상과 영향력이 감소했다. 하지만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및 차세대 지상파 방송, 산적한 주파수 현안 등 방송-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다양한 정책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 정책 추진의 주체가 2기가 될지, 3기가 될지에도 커다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김재철 사장의 뒤를 이어 MBC의 새로운 수장이 된 김종국 현 사장의 연임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김종국 사장이 지역사 통폐합 및 내부 인사이동에 속도를 내는 것도 사실상 연임을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가운데, 김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실제로 김 사장은 지역사 통폐합을 비롯해 자사 노조의 전국언론노동조합 탈퇴 종용 등으로 사장 선임권을 가진 방송문화진흥회와 코드를 맞추는 한편, 지난 3일 김재철 전 사장의 사람으로 분류되던 심원택 시사제작국 부국장을 시사제작국장으로 영전시켜 연임을 위한 명분 쌓기에 돌입했다는 평이다.
다만 지난해 야당과 언론시민단체들이 방문진에 사장 선임 등에 있어 이사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담보하는 특별의결정족수 제도를 포함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의 처리를 여당에 주장했지만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서, 김 사장의 연임문제는 자신의 연임과는 별도로 또 한번 ‘정통성 논란’을 겪을 것이 확실하다. 게다가 해직 언론인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부분도 추후 사장 연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