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9월 4일 0시부터 총파업 돌입

MBC 9월 4일 0시부터 총파업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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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 노조)가 9월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MBC 노조는 8월 24일부터 29일까지 실시한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 역대 최고 투표율인 95.7%, 역대 최고 찬성률인 93.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MBC 노조는 “회사 측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발표하고, 구성원들에 대한 민사소송을 거론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상황에서도 노조 설립 30년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파업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연국 노조위원장은 “이번 총파업 찬반 투표의 결과는 93%에 달하는 절대 다수 구성원들이 한목소리로 사장 퇴진을 요구한 것”이라며 “경영진이 정말 회사를 위한다면 총파업 돌입 전에 회사를 떠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직자 사퇴도 확대되고 있다. 9월 1일 현재 김장겸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자리는 내건 보직자는 67명으로 전체 보직자 159명 중 42%에 해당한다. 총파업 찬판 투표 마감 이틀 전인 8월 27일 57명의 보직자들은 “김장겸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사퇴해야 지금의 사태가 수습된다”며 자신들의 직책명과 이름을 내걸었다. 이들은 “간절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끝내 파업이라는 상황이 닥친다면 보직 사퇴를 통해 경영진의 결단을 다시 요구하겠다”고 결의했다.

국장으로는 유일하게 드라마 본부의 최원석 드라마 기획국장이 보직을 내놓았고, 예능본부에선 보직 국장을 제외한 예능 PD 보직자 전원이 사퇴에 참여했다. 라디오국에서도 제작 책임자인 4명의 부장 전원이 자리를 내놓았고, TV편성부장, TV송출부장, 광고영업부장까지 기술과 경영의 핵심 보직 부장들도 자리를 내걸었다.

하지만 김장겸 사장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 경영진은 사퇴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장겸 사장은 8월 23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불법적이고 폭압적인 방식에 밀려 저를 비롯한 경영진이 퇴진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고,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한겨레>와의 전화 통화에서 “내 입장은 김장겸 사장이 내놓은 것과 같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MBC 노조 관계자는 “지난 5년 동안 길고 암울했던 MBC 상황에 대한 구성원들의 분노가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며 “김장겸 사장 체제를 끝내고 바닥까지 추락한 MBC를 다시 일으키려며 방송을 멈춰 세우는 극단적인 방법이 아니고서는 회복하기 어렵다는 조합원들의 공감대가 이번 파업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MBC 총파업 출정식은 9월 4일 오전 10시 서울 MBC 상암사옥 로비에서 열린다. 이번 파업은 송출 등 방송 필수 인력을 전혀 남기지 않기로 한 만큼 방송 파행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MBC 대표 간판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나 혼자 산다> 등도 줄줄이 결방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