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민주주의 체제를 위한 공영방송 제도 혁신 ...

[칼럼] 더 나은 민주주의 체제를 위한 공영방송 제도 혁신
차별적 공공 규제 원칙 확립과 공적 재원의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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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박종원 전 KBS춘천방송총국장, 정책학 박사] 공영방송의 위기와 혁신은 어제오늘의 주제가 아니다.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여 올드 미디어로 추락했고, 정부의 지배구조 독점으로 인해 신뢰도의 위기를 초래했다. 45년 동안 수신료가 동결되었고, 지상파방송 광고 시장의 축소로 재원의 위기를 겪은 지 오래다. 이러한 공영방송의 복합적 위기는 공영방송의 존재감을 잃게 했고 정당성의 위기로 이어졌다.

공영방송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공영방송에 대한 실망도 크다. 시청자들은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 미디어가 범람하는 시대에 공영방송이 왜 필요한지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인터넷이 범람하고 모든 사람이 정보에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시대에, 정보와 여론 형성 역할을 미디어 시장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개인화되고 양극화되고 분절화되는 시대에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의 의견도 표현되고 소통되는 수단이 보장되어야 한다.

유럽의 공영방송 학자와 전문가 그룹은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해법 모색에 기여하고, 시민들의 종합적 사고 능력을 함양시키며, 사회적 소수자·약자의 목소리를 전달하여 다양성의 공존에 기여하고, 민주적 공론장을 제공하는 것이 공영방송의 역할이라고 주장한다(KBS, 2020). 2025년 발행된 유럽방송연맹(EBU) 보고서에 의하면, 수신료 비중이 높은 공영방송 국가는 언론 자유 지수가 높으며, 재정 지원이 충분한 공영방송은 신뢰도 상승과 연관성을 가진다. 또한 공영방송에 대한 충분한 지원과 독립성 보장은 정치적 양극화를 해소하여 더 건강한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영방송 제도는 정치, 경제, 시민사회, 공영방송(자신)의 행위와 역할에 따라 변화된다. 좋은 공영방송 제도는 사회 통합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다. 더 나은 공영방송을 만들기 위해 우리 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번 호에서는 복합적 위기에 처한 공영방송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민주주의에 기여할 수 있는 공적 제도로 안착하기 위해, 공영방송의 규제 측면과 내부 혁신 등 공영방송 제도 개혁을 위한 방안을 연속으로 게재하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공영방송의 법 제도 개선 및 규제 측면을 다루고자 한다.

공영방송의 난맥상
공영방송은 이상과 현실이 동떨어진 제도다. 이론상 공영방송은 헌법적으로 보호받는 사회적 제도로서 공적 통제, 공적 재원, 공적 서비스를 기본 요소로 하여 공익성을 지향하는 방송 제도다. 공영방송의 정체성을 지탱해 주는 균형적 삼각 구도, 즉 공적 재원, 공적 통제, 공공서비스를 공영방송 제도로 규정한다. 그리고 공영방송은 공공서비스 이념을 적절히 구현할 수 있도록 조직의 형성과 운영을 구조적으로 보장받는 제도적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구조적 보장이란 공영방송이 민영방송과 구별되는 특수한 법·제도적 조건을 말한다(방정배, 2008).

그러나 한국의 공영방송은 국민의 신뢰를 잃고, 공적 기관으로서 역할을 상실하며, 존재의 정당성마저 잃어가고 있다. 이는 정치로부터 독립해야 하는 공영방송이 정치에 의해 좌우되고, 공영방송 스스로 정파적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공영방송의 추락은 더욱 심화됐다. 김의철 사장의 일방적 해임(이후 법원 판결로 불법 확인됨), 수신료 재원을 통제하기 위해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 징수하는 방송법 시행령의 일방적 개정, 낙하산 인사로 평가받는 박민 사장의 임명 이후 편성규약 및 국장 임명동의제 무력화, 이승만 정권을 미화했다는 지적을 받은 다큐멘터리 방영 등 공영방송은 대혼란을 겪었다. KBS 내부는 낙하산 사장의 폭주를 거치면서 전례 없는 신뢰의 위기를 맞았다.

출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이후 박장범 사장 체제의 정당성은 더욱 취약해졌다. 법원이 2인 방송통신위원회 체제에서 이루어진 공영방송 이사회 임명 처분을 잇따라 무효 또는 취소하면서, 정부의 공영방송 이사회 개편 자체가 법적·정치적 정당성을 크게 상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박장범 사장은 임명 당시 공영방송 메인 뉴스 진행자로서, 권력 감시라는 본분을 망각한 채 권력에 끊임없이 아부하며 공영방송을 권력 홍보 수단으로 헌납한 인물이라는 노동조합의 혹평이 쏟아졌다. 박장범 사장 체제에서도 편성규약 위반, 국장 임명동의제 위반,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약 미체결, 적자 논란 등 경영상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내란을 비판한 프로그램들이 제대로 방송되지 못했고, 탄핵 정국과 내란 심판 과정에서도 KBS 보도는 타사와 비교해 매우 소극적이었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평가다. 편성규약을 무시하는 일련의 경영 행위는 KBS가 국민의 방송의 자유를 대행하기보다 특정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려는 모습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혼란의 중심에 서기석 전 KBS 이사장(현 KBS 이사)이 있으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서기석 전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서기석 이사장 시절 법원 판결로 불법으로 확인된 김의철 사장의 해임을 주도했고, 박민 사장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발생했으며, 2인 방통위 체제에서 정당성을 상실한 박장범 사장의 임명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퇴임을 앞둔 박민 사장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구성원들의 동의가 없는 조직 개편을 승인함으로써 조직을 갈등과 혼란으로 빠뜨렸다. 헌법재판관 출신으로서 수신료 관련 헌법재판소 소송에서, 공영방송의 방송의 자유 기본권 침해 여부가 아닌 국민의 방송의 자유 기본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기존의 논리를 답습한 헌재의 기각 결정에 대해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을 받고 있다. 신뢰도 하락과 재원의 정당성 상실 등 현재 KBS의 혼란과 브랜드 이미지 추락에 서기석 전 KBS 이사장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는 노동조합의 지적이다.

출처: 연합뉴스

공영방송 규제의 어려움
2025년 8월 국회는 공영방송 이사회 수를 확대하고 추천을 다양화하는 방송 3법을 통과시켰다. 여당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던 지배구조에서 공영방송 관련 단체의 추천을 다양화하여 정치의 영향을 축소했다(제46조의2 신설). 100명 이상으로 구성되는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를 설치해, 경영계획 발표와 면접, 숙의 토론을 거쳐 3인 이하의 복수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도록 했다(제20조 및 제50조의2 신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구성이 늦어져 공영방송 이사회 선임 과정은 현재 진행 중이다. 방송법 개정의 핵심은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공영방송 낙하산 사장’ 문제를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데 있다. 공영방송의 이사 선임과 사장 임명 과정이 정치권에 좌우되면서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흔들렸고, 공영방송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낙하산 사장이 등장할 때마다 방송법과 노사 단체협약에 명시된 규정이 무력화되었고, 이는 곧 공영방송의 공론장을 훼손하여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방송 3법의 개정은 제도적 관점에서 공영방송이 정치의 영향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그러나 공영방송의 혁신은 거버넌스 개혁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거버넌스 개혁에 맞춰 독립성을 유지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며, 재원의 위기를 극복하고, 공공서비스미디어로의 진화와 함께 공영방송의 철저한 내부 혁신이 동반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공영방송에 대한 법제도 개선 및 규제 측면의 혁신도 이루어져야 한다. 공영방송은 정부 규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공영방송 규제의 어려운 점은 공영방송에 대한 정의와 이를 제도적으로 규제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방송법 내에 한국방송공사 조항을 두고 있지만, 민영방송과의 규제 및 공적 서비스에 대한 차별성은 뚜렷하지 않다. 방송법에 공영방송 개념은 존재하지 않으며, KBS를 국가기간방송 개념으로만 명시하고 있다. 또한 융합 미디어 규제기관의 특성상 헌법에 명시된 방송의 자유를 통해 민주주의 가치를 공고히 해야 하는 합의제 기능과 미디어 관련 규제의 효율적 진흥 및 집행을 담당하는 독임제 부처의 역할이 조화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공영방송은 사회 내에서 다른 미디어와 차별화되는 특수 임무를 가진다. 수신료 재원을 보장받으며 상업 미디어와 차별화되는 특수 임무를 부여하는 공적 책무가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과거 방송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영방송, 민영방송, 유료방송, 통신사업자 등의 융합 미디어 규제기관으로서 공영방송 규제 수준을 다른 미디어와 차별화하지 못했다.

공영방송 규제 방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공영방송이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기도 했고, 결국 정부의 영향력에 종속되면서 공영방송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운 구조가 굳어졌다. 공영방송 스스로 정치적 후견주의(정당이나 정부 같은 정치 권력이 공영방송의 인사권이나 자원 배분권을 매개로 방송사 내부 구성원과 결탁하여 방송의 독립성을 해치고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는 현상)에 안주하면서, 이를 타파하려는 내부의 정신과 의지가 부족했다. 방송의 자유를 보장하면서 정부의 영향력을 배제함과 동시에 공영방송의 존속·발전을 위한 적정 수준의 규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러한 규제가 특혜로 인식되면서 수신료 인상, 거버넌스 개선 등 주요 사안에서 사회적 합의가 어려웠다. 이러한 구조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영방송 규제를 관통하는 명확한 원칙과 철학이 먼저 확립되어야 한다.

공영방송(미디어) 규제 원리
미디어(공영방송) 영역에서 국가의 규제 정당성은 결국 공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 규제 기준이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영방송이 국회에서 정쟁의 대상이 되거나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기를 반복해 왔고, 규제기관도 공영방송에 대한 적절한 규제 수준을 결정하는 데 늘 어려움을 겪어 왔다. 과거 방송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 시기 미디어 규제의 원칙은 ‘지상파 독과점 해체’와 ‘매체 균형 발전론’이었다. 이러한 규제 철학은 공영방송과 민영방송, 유료방송의 규제를 동일하게 취급했으며, 신규 매체를 균형 있게 발전시킨다는 정책에 따라 공영방송의 특수 임무를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다 보니 규제가 공영방송의 공익을 증진하거나 보호하기보다 종편 허가 과정에서 사적 매체의 이익을 우선하기도 했으며, 케이블방송 등 유료 플랫폼 사업자의 견제로 지상파 다채널 방송 허가가 무산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공영방송 규제는 어떤 원리와 목표를 가져야 하는가? 방송은 국민의 일상에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응집력과 문화적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해 국가의 공적인 지배구조 아래 둔다. 방송을 전적으로 시장에 일임하게 되면 선정적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청자의 필요에 의한 프로그램만을 공급하게 되어, 다양성을 확보하는 로컬 뉴스, 품질을 우선시하는 문화 콘텐츠 등 시장과 무관하게 제공되어야 하는 콘텐츠가 과소 공급될 우려가 있다. 방송은 가치재로서 시장에서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공익을 위해 가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려면 공적 재원이 보장되어야 한다. 공영방송 정책은 자유시장 원리에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규제를 통해 개입하고 공적 역할을 보호해야 한다. 공영방송 제도가 사회에 자리 잡은 유럽은 오랜 기간에 걸쳐 사회적 합의를 통해 공영방송의 공익성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규제하고 있다.

공영방송(지상파방송)의 공익은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여론 형성을 통한 공론장을 제공하고, 신뢰 있는 뉴스를 제공하며, 고품질의 시사, 교양, 오락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최소의 비용으로 많은 국민이 보편적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신속한 재난방송의 대응과 지역성 강화도 중요한 책무라 할 수 있다. 국민에게 이러한 공적 서비스가 원활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공영방송과 지상파방송을 규제하며, 규제는 이러한 공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결국 지상파방송의 공공성을 확장하는 규제와 정책은 시청자의 공익을 증진하는 것이다. 공영방송이나 지상파방송의 이익과 혜택이 아닌 시청자의 미디어 복리를 위한 것이다. 규제를 통해 방송 미디어의 복리가 국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국회는 법을 제정하고 규제기관은 이를 실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규제 원칙에 따라 정책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고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실행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방송법 개정을 통해 국회는 공영방송의 개념, 공적 책무, 공익성 실현을 위한 재원 방안 마련을 구체화해야 한다. 공영방송 규제는 단순히 방송 산업을 관리하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와 공론장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제도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공영방송 규제 원칙 확립과 혁신 방안
먼저 공영방송을 공영방송답게 만들기 위해서는 공영방송에 대한 규제 철학이 우선 정립되어야 한다. 각각의 제도는 규제의 원리 및 철학에 맞게 변화한다. 새로운 방송법에서는 공영방송의 규제 목표를 명확히 하여, 시장에서 할 수 없는 역할을 담당하는 공적 제도와 인프라로서 공영방송의 역할을 새롭게 재정립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 맞게 다양한 서비스를 포함하면서 다른 미디어·방송 사업자와 차별화될 수 있도록 방송법에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영방송이 공적 역할을 실행할 수 있도록 민영방송·유료방송과 차별적 규제를 위한 별도의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현행처럼 민영방송, 유료방송과 동일한 규제 틀 안에서 공영방송을 다루는 방식으로는 공영방송의 특수 임무를 지원할 수 없다. 그리고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 이행 여부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재원 지원과 연계하는 ‘공영방송 공적 책무 이행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공영방송의 규제 목표를 단순한 방송 관리 차원이 아니라, 국민의 복지 증진 및 민주주의 공론장을 어떻게 설계하고 유지할 것인가라는 제도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규제 철학의 전환이 필요하다.

둘째, 공영방송의 기본권은 국민의 방송의 자유를 대행하는 기본권이기 때문에 방송의 자유를 보장하는 규제 원칙이 확립되어야 한다. 권위주의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규제기관을 통해 공영방송 이사회를 장악하고, 공영방송 사장을 교체하여 제작자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한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방송 3법 시행으로 비교적 중립적인 공영방송 거버넌스와 제작자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편성규약이 법적으로 마련되었으니, 이들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감독과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공영방송(Public Service Broadcasting, PSB)과 공공서비스미디어(Public Service Media, PSM)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이들의 역할과 공적 책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 현재 방송법은 공영방송의 개념과 공적 책무를 추상적으로만 규정하고 있어,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맞는 구체적인 재정립이 필요하다. 공공서비스미디어는 공영방송의 다양한 채널을 통한 사회 통합적 기능을 구현하면서 양방향 참여를 증진하는 역할은 물론, 기술 중립적으로 모든 플랫폼에 진출해야 함을 의미한다. 방송(전파)에 국한되지 않고 개인화된 테마 서비스와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예를 들어 방송법에 인터넷 미디어 콘텐츠를 보편적 서비스로 규정하여 공영방송이 이 서비스를 누구에게나 충분히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영방송의 디지털 서비스 의무와 보편적 접근권(Universal Access)을 방송법에 명문화해야 한다. 고령층·장애인·저소득층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이 공영방송의 온라인 서비스에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규제 원리가 확립된 상태에서 공적 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재원이 보장되어야 한다. 45년 동안 동결된 수신료 금액이야말로 공영방송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공영방송에 대한 혁신과 규제의 당위성을 주장하지만, 공적 재원 없는 혁신의 주장은 공허하다. 모든 공공기관의 공적 책무는 재원의 안정성에서 시작된다. 수신료 인상이 어려웠던 점은 공영방송의 신뢰도와 연관이 있지만, 정치권과 언론 매체가 수신료를 공적 책무의 수행보다 정파적 이해관계로 접근한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수신료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공적 책무의 이행과 재원을 연계하고 공영방송이 이를 국민에게 설득하는 설명 책임 제도를 강화하는 등 공영방송과 수신료 제도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수신료산정위원회를 통해 수신료 재원의 산정과 사용을 투명하게 하자는 주장, 정부와 공영방송이 협약을 통해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와 재원을 연계하자는 주장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공적 책무와 수신료, 공영방송의 내부 혁신에 관한 내용은 다음 호에서 이어 다루도록 한다.

이러한 제도 변화를 추동하기 위해서는 공영방송 스스로 환골탈태하는 혁신이 동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러한 제도 변화를 추동하기 위해서는 공영방송 스스로 환골탈태하는 혁신이 동반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공영방송이 민주주의 체제 발전과 국민의 삶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공영방송 규제는 공영방송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영방송 규제와 관련된 제도와 법을 새롭게 하기 위해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 시민단체, 학계, 규제기관, 국회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갖고 노력할 때, 비로소 더 나은 공영방송, 더 나은 민주주의가 가능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