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번 ‘위기의 지상파 플랫폼 어떻게 할 것인가?’ 칼럼은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됩니다. 1부에서는 현재 영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지상파의 미래를 분석했고, 2부에서는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국내 지상파방송의 미래와 정책 논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방송기술저널=박종원 전 KBS춘천방송총국장, 정책학 박사]
딜레마에 빠진 한국의 지상파 플랫폼
영국에서 제기된 지상파방송의 ‘스위치-오프’ 논란은 한국의 지상파 플랫폼 정책을 제고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한국의 지상파 플랫폼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오늘날 대다수의 시청자는 IPTV나 디지털 케이블과 같은 유료 방송 플랫폼을 통해 지상파방송 콘텐츠를 시청한다. 최근에는 지상파 수신 기능이 없는 스마트TV의 보급으로,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인터넷 기반 콘텐츠만 소비하는 시청 행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2년 디지털 전환 완료 전까지만 해도 전체 가구의 약 25~30%가 지상파 플랫폼을 직접 이용했으나, 디지털 전환 이후 지상파 플랫폼 이용률은 급격히 하락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상파만으로 방송을 시청하는 가구는 약 3.5%에 불과하며, 여기에 지상파와 유료방송을 함께 이용하는 가구 약 7.5%를 포함하더라도,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는 가구는 전체의 약 11% 수준에 머문다.
한편, 한국은 기술적으로는 매우 빠른 디지털 전환을 이루어 냈다. 2012년 디지털 전환 이후 2017년에는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을 개시하면서, 지상파방송은 디지털 HD 방송과 UHD 방송을 동시에 송출하고 있다. 2017년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서 시작으로 2021년에는 일부 시·군 지역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KBS의 9개 지역국(을지국)과 지역 MBC 등 일부 지역국에서는 아직 UHD 방송망 구축이 완결하지 못한 상태다. 문제는 지상파 방송사의 열악한 경영 환경 속에서 UHD 방송망에 대한 투자를 언제까지 지속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방송사들은 송신망 구축과 장비 도입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해 왔지만, 실제 UHD 수신 가구는 3% 미만에 불과해 투자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의 UHD 정책은 UHD 제작 비율과 송출 시설의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존 디지털 방송과 채널 구성은 같고 해상도만 높아진 수준에 머물러 있어, 시청자가 UHD 방송을 직접 시청해야 할 유인은 충분하지 않다. 지상파 방송사 입장에서는 디지털 방송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UHD에 추가 투자를 병행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앉고 있다. 특히 광고 시장 침체로 경영 수지가 악화된 지역 MBC와 지역 민영방송에 UHD 투자는 큰 부담이다. KBS 역시 현재의 재정 구조를 감안하면 9개 지역총국의 송신시설 투자와 전국 EBS 송신망 유지까지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수년째 방송통신위원회에 전국 UHD망 투자 일정을 조정하거나 유예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그러나 정책 당국은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미 시작된 정책을 중단하는 것도 쉽지 않다. 결국 UHD 정책은 당국과 방송사 모두에게 부담으로 남았고, 정작 지상파 플랫폼 정책 자체는 장기적 비전 없이 방치돼 왔다. 이는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다시 디지털에서 UHD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지상파 플랫폼을 어떤 공적 플랫폼으로 설계하고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정책 목표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 결과 지상파 플랫폼은 시장 경쟁에서 뒤처졌고, 정책 당국과 방송사 모두 그 미래 방향을 상실했다.
한국과 영국 방송 정책의 시사점
한국의 방송 정책과 미디어 이용 환경은 영국과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현재 영국에서 진행 중인 지상파 ‘스위치 오프(switch-off)’ 논쟁은 한국의 지상파 플랫폼 정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양국의 지상파 디지털 정책은 서로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영국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무료 보편형 디지털 다채널 서비스를 도입해 아날로그 시기보다 더 많은 채널을 제공했다. Freeview는 이러한 기반 위에서 시청자 수요에 부응하는 다채널 지상파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유료방송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영국은 하나의 디지털 멀티플렉스에 여러 채널을 함께 실어 보내는 방식으로, 대체로 SD급 채널 8개 또는 HD급 채널 4개 안팎을 전송할 수 있는 구조를 채택했다. 이러한 멀티플렉스 운용 체계 아래에서 송신망 운영은 주로 아키바(Arqiva)가 맡고, 지상파 방송사들은 아키바에 송신 비용을 분담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 결과 영국의 지상파 플랫폼은 지금도 일정한 시장 점유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주로 ‘화질 중심’의 정책을 추진했다. UHD 전환 과정에서도 이러한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서비스 차별화에는 실패하면서 시장은 유료방송 플랫폼에 잠식됐다. 즉 한국은 2012년 빠른 디지털 전환에 성공했음에도, 디지털 시대에 시청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서비스 수요를 충분히 충족하지 못했다.
둘째, 주파수 정책과 기술 환경에서도 차이가 있다. 영국은 세계전파통신회의(WRC)의 권고에 따라 향후 지상파방송 주파수 일부를 이동통신 서비스에 재배치해야 할 상황이다. 또한 영국의 지상파방송 시스템은 여전히 DVB-T 전송 방식과 MPEG-2 압축 기술에 머물러 있어, 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과 경쟁하기 위해서 기술적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효율적인 DVB-T2로 업그레이드하게 되면 플랫폼 전체 용량이 증가하여 지상파는 더 많은 채널과 더 높은 화질을 제공할 수 있으며, 주파수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은 디지털 전환 이후 주파수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확보하여, 2017년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을 도입했다. 주파수 측면과 새로운 플랫폼 도입 측면에서는 영국보다 유리하지만, UHD 플랫폼에 대한 정책 방향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셋째, 공공 규제 정책의 목표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정부 규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민에게 필요한 양질의 공적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지원하는 데 있다. 그런 점에서 지상파 플랫폼 정책의 목표는 유료 미디어 이용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완화하고, 누구나 보편적 미디어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있어야 한다. 영국 정부는 미디어 시장 환경 변화 속에서 지상파 공공 플랫폼을 어떻게 재구성할지 체계적으로 검토해 왔으며, 충분한 연구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거쳐 정책 방향을 결정했다. 이는 지상파 플랫폼을 단순한 기술적 인프라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유용한 공공 플랫폼(public platform)으로 인식하고 있다. 무엇보다 디지털 서비스가 창출할 수 있는 사회적·문화적·경제적 가치를 폭넓게 검토하고, 새로운 공공플랫폼 도입과 함께 국민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공 정책의 방향을 비교적 분명하게 제시해 왔다.
반면 한국의 지상파 플랫폼 정책은 공적 플랫폼으로서의 장기 비전과 정책 방향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 과거 디지털 전환 정책의 주된 목적은 방송 서비스 혁신보다는 아날로그 주파수의 회수와 재배치에 더 맞춰져 있었다.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이 어떤 사회적·문화적·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그리고 국민에게 어떤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책적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그 결과 디지털 전환 이후 유료 방송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동안, 지상파 플랫폼의 역할은 점차 축소됐다. 이 같은 정책적 문제는 UHD 방송 도입 과정에서도 반복됐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UHD 송신망 구축과 제작 장비 도입에 상당한 투자를 해 왔지만, 실제로 지상파 UHD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시청자는 극히 제한적이다. 그 결과 일부 지상파 방송사 내부에서조차 지상파 플랫폼의 미래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지상파 플랫폼은 서비스 인허가와 규제 전반에서 규제기관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 있다. 지상파 서비스는 공공자산인 주파수를 활용하는 사업으로서, 정부는 주파수 이용 계획을 승인하고, 방송법과 전파법에 따라 방송국 재허가와 기술기준 준수 여부를 관리함으로써 지상파 플랫폼의 구조와 방향을 실질적으로 결정해 왔다. 결국 지상파 플랫폼의 성패는 정부의 규제 철학에 좌우된다. 이런 측면에서 지상파 플랫폼의 쇠퇴는 단지 시장 변화의 결과가 아니라 정부 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측면이 크다. 디지털케이블, IPTV 같은 유료방송 사업이 확대되고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이 급성장하는 동안에도, 지상파 공공플랫폼을 어떻게 보호하고 재활성화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규제 철학은 부재했다. 오히려 규제당국은 지상파 독과점 해소와 매체 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시장 중심의 논리를 장기간 사실상 수용해 왔다. 물론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지상파 방송사 스스로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책임 또한 가볍지 않다. 지상파 플랫폼 정책의 실패는 정부의 정책 부재와 방송 사업자의 대응 미흡이 함께 누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영국 오프콤이 제안한 ‘스위치-오프’ 타당성 검토
지상파 플랫폼 점유율이 낮아진 현실을 고려하면, 지상파방송이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비판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결과는 지상파 디지털 방송과 UHD 방송의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정책 방향과 목표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히 지상파 플랫폼의 효용성 논쟁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지상파 방송이 어떤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야 하는지 정책의 방향성을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오프콤이 지상파방송 플랫폼의 혁신을 위해 제시하고 있는 세 가지 방안, 즉 △IP 유료방송 플랫폼과 경쟁을 위해 새로운 전송 방식과 압축 방식을 도입하는 방안, 핵심 공영방송 채널만 남기고 지상파 플랫폼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 △장기적으로 인터넷 기반 TV로 전환하는 방법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지상파 플랫폼을 새로운 공공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혁신하는 방안이다. 한국은 UHD 플랫폼으로 전환 중이다. 화질 중심의 UHD 플랫폼을 시청자의 니즈에 맞게 다채널, 양방향, 모바일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규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다. 브라질의 사례와 같이 UHD 수신기와 인터넷 브로드밴드를 결합해 인터넷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이다. 이 경우 지상파 방송을 단순한 방송 송출망이 아니라 텔레비전을 통해 방송은 물론 인터넷 기반의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확장하는 방안이다. 한국은 이미 새로운 서비스 도입을 위한 주파수 계획과 ATSC 3.0 기반 전송 방식이라는 제도적·기술적 기반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따라서 지상파 플랫폼을 공적 플랫폼으로 전환한다면, 공영방송에 대해서는 수신료 등 공적 재원을 통해 UHD 송신망 투자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고, 민영방송에 대해서도 별도의 공적 지원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재난 및 뉴스 기능, 지역 문화 전달 기능, 교육 기능 등의 핵심 공영방송은 기존과 같이 지상파 방송망으로 송출하고 민영방송은 인터넷이나 다른 유통망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영국의 오프콤도 지상파 방송에 의존하는 시청자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 과제라고 보고 있으며, 공영방송에 대한 무료 및 보편적 접근성이 약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보편적 서비스로서 우리 사회에 필수적인 기능을 공영방송이 수행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민영방송의 채널 전송은 유료 방송 재송신이나 인터넷 서비스에 더 크게 의존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지상파 면허를 받은 민영방송의 위상과 역할을 어떻게 재정의할 것인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다. 또한 자체 지상파 송신망 없이 유료방송 플랫폼에 재송신되는 구조로 전환될 경우, 재송신 비용과 협상 구조를 둘러싼 갈등도 중요한 정책 문제로 제기될 수 있다.
셋째, 지상파 방송망을 종료하고 지상파 콘텐츠를 유료 방송 또는 인터넷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여기서 핵심 쟁점은 인터넷이 지상파 방송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오프콤의 보고서에 의하면, 다수의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자)는 현재의 브로드밴드 네트워크만으로는 고품질의 실시간 콘텐츠(특히 스포츠와 같은 생방송 중계)를 방송망과 같은 규모로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우리는 데이터센터 화재와 같은 사고로 인터넷 서비스 전반이 마비되는 상황을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충분한 대체 수단을 마련하지 않은 채 보편적 서비스를 인터넷에만 의존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정책 결정이 될 수 있다. 영국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것처럼, 만약 지상파방송이 중단된다면 사회적 취약 계층이나 농어촌 지역의 시청자들은 여전히 지상파방송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특히 재난방송이나 전시 상황과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인터넷 서비스만으로 필요한 정보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한국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더욱 복합적이다. 영국과 달리 IPTV 등 유료 방송 플랫폼의 비중이 매우 높지만, 그렇다고 공영방송에 대한 보편적 접근을 유료 플랫폼이나 인터넷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재난·뉴스·교육과 같은 공적 서비스는 시장 논리와 별개로 누구에게나 안정적으로 제공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영방송의 수신료 부과 기준이 텔레비전 수상기에 맞춰져 있어, 인터넷으로 대체될 경우 수신료 부과 대상과 기준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결국 보편적 서비스(universal service)를 유료 방송 플랫폼이나 인터넷 서비스에만 의존하는 것은 공공성, 미디어 접근권, 재난 대응, 수신료 제도 등의 측면에서 복합적인 정책 검토가 요구된다.
지상파 공공 플랫폼에 대한 정책 패러다임 전환 필요
영국 엑서터 대학교(University of Exeter)의 「Future of TV Distribution」 보고서 내 국제 비교를 보면, 지상파 플랫폼의 위상은 각국이 지상파방송의 보편적 접근성을 어떤 정책 방향 아래 보장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지상파방송 플랫폼의 미래는 우리 사회가 지상파방송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정책 목표를 설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상파 플랫폼 정책은 서비스 허가 제도, 서비스 유형, 편성 규제, 기술 표준 등 다양한 정부 규제와 정책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지상파 플랫폼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디지털 격차 해소와 취약 계층 접근성 보장을 중요한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지상파방송을 공공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정책적으로 보호·육성할 것인지, 아니면 지상파방송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논리에 따라 방치할 것인지에 따라 방향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점에서 브라질의 사례는 중요한 참고가 된다. 브라질 정부는 ‘DTV+’라는 차세대 지상파 공공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브라질은 새로운 지상파 플랫폼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플랫폼이 국민에게 어떤 공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를 정책적으로 우선 검토했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브라질은 정부 주도하에 ATSC 3.0 기반 방송 서비스에 인터넷 기능을 결합하는 제도적·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 DTV+ 플랫폼은 UHD 화질 제공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한 지상파방송 수신을 가능하게 하며, 재난 상황에서 맞춤형 정보와 경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가정에서는 손쉽게 방송을 수신할 수 있으며, 양방향 서비스나 위치 기반 정보 서비스 등 다양한 공공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다. 이는 지상파방송이 단순히 거실 중심의 매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양방향 공공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공공 플랫폼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료 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하고, 모든 시민이 보편적인 미디어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다. 특히 신속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재난방송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지상파방송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지역방송은 중앙과 지역을 연결하는 재난 대응 체계의 핵심 기반으로서 중요한 공적 기능을 담당한다. 더 나아가 지역 소멸 위기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지상파 공공 플랫폼은 지역 문화와 지역 공동체를 유지하는 기반으로서 그 역할과 위상을 새롭게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지상파 플랫폼 정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과 사회적 논의를 바탕으로 정책 목표를 재정립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수단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특히 지금까지 화질 중심으로 추진되어 온 ATSC 3.0(UHD) 서비스 정책을,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공공 서비스 중심의 플랫폼 정책으로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