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올해만 1,269억 원의 적자 예상”
MBC “업무추진비 삭감 등 경비 절감 조치 시행”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BS‧MBC‧SBS 등 지상파방송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악의 상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비상경영계획 등 자구책을 마련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던 지상파 방송사가 올해 코로나19라는 생각지 못한 변수에 발목이 잡혔다.
양승동 KBS 사장은 4월 1일 영상 조회사를 통해 임원들과 진행한 ‘2020 제1차 재정안정화전략회의’ 결과를 공유했다. 양 사장은 “1~2월 광고 수입이 목표 대비 78%의 실적을 내서 84억 원이 미달됐고, 3월 광고 역시 목표 대비 65%로 80억 원이 미달”이라며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당기손익은 –522억 원, 사업 손익은 –1,269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그는 “회의에선 현 상황을 ‘심각’ 단계로 판단하고 185.7억 원의 비용 예산을 긴축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구성원들을 향해 “효율적인 조직 및 인력 운용 방안, 핵심 사업과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C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MBC는 2018년 1,237억 원의 영업 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1,5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박성제 MBC 사장은 구성원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으로 회사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93억 원 줄었으며, 3월까지 영업 손실이 245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4월 광고 매출도 전년 대비 50%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MBC는 임원과 보직자의 업무추진비 등을 삭감하는 등 경비 절감 1단계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SBS는 지난해 126억 원의 영업 이익을 거둬드리며 그나마 선방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지상파 3사 사장단은 4월 1일 “코로나19로 예상 광고 매출 대비 40%가량의 광고 물량이 급격히 빠져나가고 있다”며 “지상파의 붕괴를 막기 위한 정부의 긴급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지상파를 대변하는 한국방송협회는 4월 2일 성명을 통해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은 타 산업계에 대한 정부 차원의 긴급 대책이 나오고 있는 것과 달리 광고 패닉 상황에서도 다양한 공적 역할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는 방송 산업에 대해선 대책이 제시되고 있지 않다”며 “지상파 중간광고의 즉각적인 시행과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액의 한시적 50% 경감 조치 등 현실적으로 효과가 있는 정책 지원에 나설달라”고 촉구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극심한 경영난 속에서도 ‘동백꽃 필 무렵’ ‘열혈사제’ ‘스토브리그’ 등 인기 있는 드라마를 내놓고, 펭수나 유산슬 등 새로운 캐릭터 개발에도 힘을 쏟는 등 경쟁력 확보에 많은 애를 써왔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파에만 비대칭 규제가 적용돼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직접적인 투자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10여 년째 이야기만 해온 중간광고 시행, 지상파에만 과도하게 부과되고 있는 방발기금 감축 등 정책적으로 가능한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 하루빨리 시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지상파의 신뢰도 상승 그리고 총선 등으로 지상파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만큼 정부에서도 지상파의 다양한 공적 활동의 가치를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