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자택 대기 발령에 이어 출근 금지령까지…후안무치 행보 ...

OBS, 자택 대기 발령에 이어 출근 금지령까지…후안무치 행보
“노조가 반대한 SWAT팀 끝내 구성해놓고는 이제와 책임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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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OBS 사측이 직원 19명에 대해 자택 대기 발령을 내린데 이어 출근 금지령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OBS 사측은 지난 2월 3일 오후 6시 공문을 통해 직원 19명에 대한 자택 대기 인사 발령 사실을 전국언론노동조합 OBS지부에 통지했다. 인사 발령 대상자들의 자택 대기는 2월 6일부터 시행됐으며, 별도의 인사 조치가 있을 때까지 지속된다. 해당 기간에는 급여의 70%가 지급된다.

OBS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지역 방송으로서 OBS 생존 방안을 현장에서 찾는 특단의 작업을 진행했으나 지난 3개월 팀 운영 결과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해 부서 폐지를 결정했다”며 SWAT팀 해체와 SWAT팀원에서 3명을 제외한 전원 자택 대기 발령을 내렸다.

사측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다음 날 ‘자택 대기 발령자는 회사의 승인 없이는 회사에 출근할 수 없으며, 이를 어길 경우 지시 불이행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뿐만 아니라 휴가계 제출은 승인이 되지 않으니 제출조차 하지 말 것과 회사의 명예에 훼손이 되는 행위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OBS 노조는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OBS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처음부터 전문성을 무시하고 졸속 추진한 SWAT팀의 한계는 명확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측은) SAWT팀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그 어떠한 노력도 없었다”며 “그냥 방치에 가까운 업무 지시 등 제대로 된 방향과 구체적인 업무 설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놓고 이제와 책임 전가하는 것을 보니 참으로 기가 막힌다”고 개탄했다.

사실 OBS 노조는 SWAT팀 구성 당시부터 역할에 의문을 표하며 반대했다. OBS 노조는 지난해 11월 1일 “언론사가 무슨 경찰특공대라도 되는 것 마냥 ‘SWAT’이란 이름의 팀을 만들어 25명이나 되는 직원을 일방적으로 파견 발령했는데, 이 팀에 발령난 직원들을 보면 각자의 직종과 전문성을 무시한 채 ‘묻지 마 팀구성’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SWAT팀은 자본잠식 위기의 회사 상황을 감안한 특별대응팀으로 주로 경인 지역 기초자치단체 등을 상대로 사업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OBS 사측은 기존에 사업 등 행정 업무를 하던 직원들이 아닌 대부분 10년 이상의 제작 핵심 인력들로 팀을 구성했다. 현업을 하던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사업 업무를 하게 된 것이다.

방송 현업을 책임져야 하는 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SWAT팀을 구성했지만 3개월 동안의 활동은 거의 전무했다. OBS 노조는 “특단의 대책이란 게 시장을 가고, 식당을 가고, 관공서를 가는 일이었다”며 “해당 팀장이 페이스북에 뭐라도 찍어서 올리라고 했다는데 이 말 자체가 제대로 된 업무 설계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의 반대했음에도 우기고 우겨서 SWAT팀을 구성했으면 그 책임은 당연히 사측이 져야 하는 게 아니냐”며 “그런데 어떻게 이 인과관계에서 직원들이 책임을 지는 상황이 발생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OBS 사측의 후안무치가 도를 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OBS 노조는 지난해 12월 방송통신위원회가 OBS에 대한 재허가를 보류하자 “OBS 전체 구성원의 퇴직금 55억 원을 출자 전환해 자본 확충에 나서겠다”며 회사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한 바 있다. 당시 OBS 노조는 “OBS 재허가 청문회를 앞두고 뼈와 살을 깎는 심정으로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며 △OBS 전체 구성원의 퇴직금 55억 원 출자 전환 △경영 실패에 따른 책임과 새로운 투자 유인을 위해 무상감자 실시 △퇴직금 출자 전환을 통한 증자와 대주주 추가 증자 및 신규 튜자 유인으로 방통위 재허가 조건 충족이라는 OBS의 회생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OBS 사측은 구성원들의 이 같은 노력에 보답을 하기는커녕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줬더니 보따리를 내놓으라는 격이다.

OBS 노조는 “노조는 이번 자택 대기 인사 발령을 정리해고로 규정한다”며 “하지만 이번만큼은 백성학 회장의 ‘정리해고 놀이’가 절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경영책임을 구성원의 임금 삭감으로 손쉽게 치환해 온 진부한 수법에 더 이상 관용은 없다는 경고다.

OBS 노조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를 보더라도 노조 활동 등 출입 목적을 불문하고 일체의 회사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대기 발령의 취지가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대기 발령자들이 노조 활동을 위해 회사에 출입하는 것을 정당한 노조 활동이라 판단할 뿐 아니라 이들의 회사 출입을 이유로 사측이 징계를 내린다면 이 징계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판결하고 있다”며 “대기 발령 중인 조합원들의 회사 출입을 막는 사측의 행위가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사측이 출입을 막고자 한다면 전 조합원의 단결 대오를 통해 인권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OBS 노조는 자택 대기 발령 철회를 요청하며, OBS 대주주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과의 끝장 투쟁을 선포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