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 통합법, 전기통신사업자까지 포함하는 수평적 규제 필요” ...

“방송통신 통합법, 전기통신사업자까지 포함하는 수평적 규제 필요”
“국내외 기업에 대한 규제 역차별도 반드시 해소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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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 간 경계가 더욱 모호해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전기통신사업자를 포함하는 방송통신 통합법으로 규제 체계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방송학회는 9월 21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방송통신 생태계 변화와 플랫폼 중립성’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발제를 맡은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장기적으로 수평적 규제 체계 전환을 목표로 하며, 포괄적 기준으로 사업자 분류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며 3단계에 따른 규제 체계 전환안을 발표했다.

이 3단계 전환안은 최소 규제 원칙하에 포털에 내용 규제와 심의 규제를 적용하는 1단계, 통합 방송법 제정과 포털에 대한 수평적 규제 체계를 적용하는 2단계, 전기통신사업법의 역무 체계 개편 및 통신법과 방송법을 통합하는 3단계로 이뤄져 있다.

산업을 융합하는 수평적 규제에 대해서는 참석자 대부분이 동의했으나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데에도 이견이 없었다. 김종영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총괄과장은 “발제자도 말한 것처럼 통합법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며 “전기통신사업법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방송법은 방송법대로 필요한 것을 추가하다가 일정 단계에서 통합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토론회의 또 다른 화두는 ‘역차별’이었다. 최성진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포털에 대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고 실제 국회에서는 법안이 발휘되기도 했다”고 입을 열면서 “인터넷기업협회에서는 지속해서 역차별 해소를 요구하고 있는데 오히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역차별은 국내 인터넷기업과 국외 인터넷기업에 대한 역차별로, 토론회에서 제시된 한 예는 이렇다. 최근 모바일을 통한 동영상 시청이 증가하면서 통신 트래픽의 60~70%를 동영상 트래픽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유튜브가 차지하는 트래픽이 20~30%이다. 이처럼 유튜브에서 상당한 트래픽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비용은 실질적으로 국내 통신사가 부담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의 경우 연간 수십에서 수백억 원의 트래픽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 만들어진 모든 법이 국내 기업에만 적용되고, 국외 기업은 사업장이 국내에 없다는 이유로 이러한 규제를 피해가고 있다. 그렇다고 국외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국내 소비자들이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서비스를 두고 국내외 기업이 경쟁을 하고 있으나 국내 기업만이 규제를 받고 있으니 이는 명백한 역차별이라는 것이 국내 기업의 주장이다.

이상원 경희대 교수는 국외 기업이 국내 서비스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으나 세금을 내지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국내 사업자와 국외 사업자의 역차별 문제가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고 산업계의 문제 제기에 동의했다. 또한, “외교 문제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문제로 해결이 어렵지만 이에 대한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영 과장 역시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 “규제 공백으로 국외 기업을 포괄하지 못해 이런 문제가 있다고 많이 알려져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사업자는 신고 의무가 있고 신고를 통해 국내 사업자가 돼 규제를 적용받는다. 다만 문제는 신고 규정에서 자본금 1억 원 이하의 사업자는 신고를 면제해주는데, 국외 기업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어 소재지나 매출액을 전혀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방통위는 규정의 기준 금액을 상향하거나 특수관계자의 자본금까지 포함하는 등의 규제 개선을 고려 중이다.

아울러 김 과장은 가장 큰 문제는 집행력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규정은 국외 기업에도 적용되나 집행력이 약해 실질적 규제 적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이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으며 극단적으로는 중국처럼 접속을 차단하는 방법도 있다. 집요하게 편법을 계속 허용한다면 이런 강도 높은 대처까지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