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사장내정설에 이어 임금 반납까지 요구

OBS, 사장내정설에 이어 임금 반납까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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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재허가 시한을 두 달여 앞두고 있는 OBS의 노사 갈등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김성재 부회장과 최동호 대표의 동반 사퇴로 빠른 정상화를 기대했지만 정상화는커녕 임금 반납 등 여전히 직원들의 희생만 요구하고 있고, 일각에서는 사장 내정설까지 흘러나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9월 최동호 대표가 사퇴한 뒤 OBS는 사장 모집 공고를 냈다. 지원 기간은 10월 16일까지다.

문제는 OBS가 재허가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OBS에 대한 재허가를 승인하면서 ‘2017년 12월 31일까지 30억 원의 자본금 확충’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30억 원은 3년 전 재허가 심사 시 OBS가 약속한 50억 원 증자 계획 중 미이행 금액으로, 올해 말까지 30억 원을 마련하지 못하면 OBS에 대한 재허가는 취소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는 사측이 사장 공모에 나선 것을 두고 “상식적이지 않다”며 대주주에 부과된 재허가 조건의 완전한 이행이 선행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OBS 관계자는 “증자뿐 아니라 인천 이전, 제작비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한 상황인데 어느 누가 지원을 하겠냐”고 의문을 표했다.

최근 인천시는 OBS 본사의 인천 이전을 위해 OBS가 요구했던 △연면적 1만7000㎡까지 증축 △고정형 방송 시설 일체의 설치 등을 위한 예산을 내년에 반영키로 하고 OBS의 최종 결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OBS는 아직까지 인천 이전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OBS 노조는 “지금 이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OBS의 정상화이고, 정상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며 대주주의 결단을 촉구했으나 사측은 여전히 사장 공모를 강행하고 있다.

OBS 노조는 10월 11일 성명을 통해 “방송가와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내정설’까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인데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현 iFM의 권혁철 사장”이라며 “만일 이 같은 소문이 사실이라면 꼭두각시 사장을 내세워 ‘황제 경영’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방송 장악 음모’에 다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주주 백성학 회장이 공모라는 형식만 갖춘, 또 다른 허수아비 사장을 내세운다면 OBS는 끝내 파국을 면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성학 회장은 같은 날 ‘OBS 모든 임직원에서 회장이 직접 현황을 알립니다’는 제목의 서신을 발표했다. 이 서신에는 △연말까지 10억 원 증자 이행 예정 △방통위가 10억 원 증자 이행으로 재허가를 허가하지 않는다면 방송을 할 수 없음 △2017년 7월 1일부터 2018년 6월 30일까지 1차로 1년간 급여 10% 반납 필요 △급여 반납 시점부터 호봉 승급 동결 △급여 반납이 없다면 회사는 내년 4월 문 닫을 것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OBS 노조는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OBS 노조는 10월 12일 성명을 통해 “대주주는 경영 위기를 들먹이며 또 다시 임금 반납을 요구했고, 폐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되풀이했다”며 “늘 그렇듯 경영 계획과 비전을 없고 협박만 가득한 서신에 직원들의 낯빛은 싸늘해졌다”고 밝혔다.

OBS 노조는 해당 서신에서 백 회장이 밝힌 경영 지표가 모두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서신에 표기된 9월 광고 매출은 14억 원으로 실제 매출과 5억 원 정도 차이가 났고, 10월 목표치는 기존 예상치인 20억 원에서 크게 후퇴한 14억 원으로 잡혀 있었다. OBS 노조 관계자는 “내년 4월이면 자금이 바닥난다고 하는데 그 근거로 제시한 매출 실적이 실제와 다른 허위 숫자로 표시돼 있었다”고 말했다.

OBS 노조는 “이미 여러 차례 의도적으로 과장된 경영 위기의 허구를 파헤치고 회사나 대주주가 제시하는 경영지표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며 “올해 흑자가 예상되는, 수년 째 영업현금흐름이 흑자이며 부채가 한 푼도 없는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 치고는 너무도 유치하다”고 말했다.

OBS 관계자는 “방통위에서 30억 원 증자를 요청했는데 무시하고 10억 원만 내놓겠다는 발상 자체도 말이 안 되고, 임금 반납에 사장 내정 등 도무지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김성재 부회장과 최동호 대표 동반 사퇴로 뭔가 해결될 것 같았는데 여전히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