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B 2019 참관기

[참관기] NAB 2019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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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이돈일 KBS 팀장] 전미방송인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 NAB) 주관으로 매년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NAB Show는, 1923년 시작해 올해로 97회를 맞는 북미 최대 규모 방송·미디어 관련 전시회다. ‘EVER STORY STARTS HERE’를 표어로 올해도 1,800여개사가 참가해 보다 발전한 4K, ALL IP 기반 솔루션과 8K 제작 장비, 제작 및 송출 전반을 아우르는 클라우드 서비스, 5G 관련 장비 등 방송 전반에 걸친 장비 및 솔루션 등을 전시했고, 수많은 방송 및 미디어 관련 종사자들과 전문가들이 참석해 성황리에 행사를 진행했다. 본 고에서는 제작 장비와 5G 관련 제품 위주로 현장 분위기를 전해보도록 하겠다.

전시장 입구 및 IP 쇼케이스 부스

◊ 주요 동향 및 전시 내용
◦ 제작 시스템
– IP 방식의 제작 시스템은 UHD 제작 시스템 구축이나 시스템 대체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정도로 제작 시스템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검증된 IP 방식의 장비 대부분은 상이한 압축 방식을 사용해 기존 UHD 제작 장비 또는 타 제조사 장비와 호환이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비압축 IP 표준 ST 2110은 주요 항목(에센스, 동기 등)의 표준화 완료 이후 기타 내역(Seamless 절체, 압축 IP 표준 신호와의 정합 등)에 대한 표준화가 진행 중이고, 개별 장비의 자동 등록과 관리를 위한 표준인 IS-04, 05 등도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Sony, GV, Evertz 등 주요 업체가 스위처, 라우터, 게이트웨이 등 많은 비압축 IP 표준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였으나, 아직 장비 간 호환을 위한 표준화가 완료되지 않아, 특정 제조사에 대한 종속 없이 제작 시스템 전반에 걸쳐 IP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비압축 IP 표준 적용에 대한 전체 프로덕션 제품의 라인업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다양한 UHD 제작 장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2G SDI 모듈 및 I/O 등이 다수 출시됐다. IP 방식의 제작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IP 인프라가 추가 필요하기 때문에 단독 또는 소형 제작 시스템 구축 시에는 기존 SDI와 유사한 12G 시스템이 운영과 비용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40개 이상의 12G 입력을 수용하는 스위처와 160×160 입출력을 순수하게 12G로 프로세싱 할 수 있는 라우터 등 많은 12G 관련 장비를 선보였다.

◦ S/W 기반 장비와 네트워크 매니지먼트 솔루션
– 모듈러 형식의 장비보다는 하드웨어에 I/O와 모듈 기능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H/W+S/W 통합 방식 장비가 다수 출시됐다. IP 제작 시스템의 성장과 함께 향후 이와 같은 방식이 일반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에는 보다 다양한 입출력을 지원하는 장비와 모듈러 S/W의 유동적 분배와 관리를 통해 서버의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도 선보였다.

– 공용 IP망을 통한 리모트 프로덕션 및 중계 제작에 대한 검토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트래픽, 보안, 연결 유지 등 네트워크 관리도 앞으로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IP망 내 장비를 기존 베이스밴드 시스템과 같이 Plug & Play 개념으로 운용하기 위해 필수 등록·제어 관련 표준화(IS-04,05 등) 작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네트워크상의 방송 신호 트래픽 제어, 모니터링, 보안 및 연결 유지, 장비 컨트롤 등을 일괄적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매니지먼트 솔루션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기존 모듈러 장비 생산 업체의 제품은 SDI 장비까지 통합 관리가 가능하고, 상당 수준의 신호 분석이 가능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전시 중인 네트워크 매니지먼트 솔루션

◦ OTT, 클라우드 서비스
– 국내에서도 Netflix의 급성장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OTT 서비스를 위한 다양한 인코더 및 스트리밍 제품이 다수 전시돼, 시청 패턴의 변화로 인한 시장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HybridCast, MPEG-DASH 기반 스트리밍 관련 기술 등의 시연과 클라우드 환경에서 콘텐츠를 제작·편집·송출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이 전시돼 향후 전통적 H/W 기반 인프라 만큼이나 방송 시장에서 일반화할 것으로 보인다.

REDBEE사의 송출 서비스 소개 화면. 랙 1개 규모의 장비로 40여 채널을 여러 플랫폼으로 송출하고 있다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 5G 관련 시스템
– 4월 세계 최초 5G 서비스 실시 이후, 5G의 방송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제작 관련 장비의 출시는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MNG의 경우만 일부 제작사가 5G 모뎀을 장착한 장비를 선보였을 뿐, 5G를 제작 분야에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솔루션을 찾아보기 힘들어 아쉬움이 남았다.

– 송신 분야에서는 Rohde & Schwarz사가 5G 표준을 활용한 브로드캐스팅 관련 장비와 프로젝트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5G 브로드캐스팅은 FeMBMS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지난 3월 뮌헨 등 바이에른 주 인근 2개소에 100kW급 송신기를 설치하고 SFN 등 관련 시험을 연말까지 진행한다고 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별도의 수신칩이나 통신사 유심이 없이 5G칩이 장착된 기기에서 방송 수신이 가능해, ATSC 3.0의 모바일 관련 정책 결정이 지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재난 방송, 방송사의 모바일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대안으로 이 방식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전시 중인 5G 송신기와 테스트 사이트 관련 개요도

◊ 맺음말
살펴본 바와 같이 주요 장비 업체의 본격적 비압축 IP 표준 적용 장비 출시는 예상보다 늦어지고, 12G 라인업은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UHD 투자에 있어 구축 방식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시기 조절이 필요하고, IP 제작 시스템 확대에 대비해 네트워크 전문가 양성과 함께 비전문가도 직관적으로 네트워크를 운영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더불어 다가오는 5G 시대에 방송 엔지니어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5G 관련 시스템과 트렌드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소중한 참관 기회를 주신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