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주파수 정책 또다시 미궁 속으로

700MHz 주파수 정책 또다시 미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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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백선하)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700MHz 대역 주파수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했으면 한다는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발언에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700MHz 대역 주파수 정책을 둘러싼 논의는 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갔다.

최 장관은 1일 경기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미래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정부가 무엇을 정했으면 이를 이해하고 추진하는 기관과 이해 단체가 있다. 연구를 맡겨 놓았다고 재검토라고 이해하면 곤란하다"며 최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우회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앞서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700MHz 대역 주파수를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 구축에 우선 배정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구 방통위에서 이동통신용으로 배정한 40MHz 폭은 원점에서 다시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한정된 주파수 자원의 용도를 공익적 관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최 장관은 이날 "미래부와 방통위는 하나"라면서 양 부처 간 갈등 소지를 차단했지만 최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700MHz 대역 주파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최 위원장의 발언을 의식해 "이미 이동통신에 할당된 주파수를 원점에서 논의할 수는 없다"는 미래부의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최 장관의 발언은 당장 시민사회단체, 학계, 업계 전문가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업계 전문가를 중심으로 “700MHz 대역 주파수 상하위를 이동통신에 할당한 주파수 정책은 온전히 ‘이동통신의, 이동통신을 위한, 이동통신에 의한’ 정책일 뿐"이라며 700MHz 대역 주파수 정책을 원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방송인총연합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700MHz 대역 주파수를 이동통신에 할당하기로 의결한 것은 최시중 방통위원장 시절인 지난 2012년 1월인데 당시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구 방통위는 단순 의결 사항을 기정사실화했고, ‘모바일 광개토 플랜 1.0’을 보완‧발전시킨 ‘모방일 광개토 플랜 2.0’에서는 상하위 40MHz 폭이 이미 이동통신용으로 할당된 것처럼 표시됐다"며 명백한 행정적 오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적 맥락 때문에 최 위원장의 발언은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정된 주파수 자원의 활용에서는 공익적‧공공적 활용이 우선돼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최 위원장이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당시 위원장의 발언으로 700MHz 대역 주파수가 재난망과 UHD 방송 등 공익적 용도로 활용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지만 최 장관이 최 위원장의 발언에 반대의 뜻을 전하면서 700MHz 대역 주파수 정책을 둘러싼 논의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 드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