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방위, 구성되기는 하나

국회 미방위, 구성되기는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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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최진홍)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시작부터 파열음이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홍문종 의원이 신임 국회 미방위원장에 내정된 이후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통한 당권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으며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는 국회 미방위를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여기에 중폭 수준의 개각에 따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교체와 국회 미방위의 방송 및 통신 업무 분리에 대한 논의가 맞물리며 상황은 점입가경이다.

   
 

원래 국회 미방위는 ‘방송 및 언론’에 대한 주도권 경쟁 측면에서 여야 의원들의 치열한 패러다임 다툼이 벌어지는 곳이다. 그 만큼 중요하고 핵심적인 자리며, 의원 입장에서 간절하게 원하는 소위 ‘카메라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명당’이다.

하지만 한선교 의원에 이어 ‘아프리카 박물관 노예 논란’으로 홍역을 치룬 홍문종 의원이 새로운 국회 미방위원장에 내정되자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홍 의원은 한 의원에 비해 친박의 핵심 주류이자 강성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데, 그런 홍 의원이 국회 미방위원장에 오를 경우 안 그래도 파행을 거듭하던 국회 미방위는 후반기에도 ‘식물 상임위’의 오명을 뒤집어 쓸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 이유로 여야 모두 국회 미방위 상임위원 확보에 비상에 걸린 바 있다. 심지어 여당에서는 지원자가 몰린 일부 상임위 지원 의원 가운데 추첨에 떨어진 의원을 환노위 법사위와 함께 미방위로 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야당 역시 방송위원회 출신인 최민희 의원을 비롯해 전반기 국회 미방위에서 활동하던 의원들이 타 상임위로 이동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홍문종, 조해진, 민병주, 권은희 의원(여당)과 유승희, 전병헌, 최원식 의원(야당)만 현 국회 미방위에 남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여기에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 미방위 합류가 결정됐으며 야당 간사에는 우상호 의원이 유력하다.

물론 홍 의원의 ‘강성’만을 이유로 의원들의 국회 미방위 기피가 설명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홍 의원이 국회 미방위원장직에 출마했을때 청와대와 각을 세웠던 진영 의원과의 표차이가 8표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당시 투표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민심을 잃어가는 청와대에 대한 경고의 뜻으로 예상을 뒤엎고 진 의원에게 많은 표를 몰아주었다. 이에 간신히 당선된 홍 의원의 입장에서는 청와대와 당 모두 포기할 수 없기에, 이런 기대에 부응하고자 국회 미방위에서도 강성 모드를 고수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여기에 야당의 경우 간사를 맡았던 유승희 의원과 야당 의원들과의 불화설도 변수다.

그런데 6월 16일 홍 의원이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자 국회 미방위는 또 한번 격변에 휘말렸다. 홍 의원이 “박 대통령 성공이 새누리당 성공”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전당대회에 전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상황에서, 만약 그가 당권을 거머쥐거나 최소한 최고위원에 오른다면(최고위원은 유력) 상임위원장과 최고위원을 겸직하지 않는 기존의 관례와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홍 의원도 이러한 고민을 의식한 듯 최근 중폭 수준의 내각으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발탁된 최경환 후보자와 6월 15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긴급회동을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 후보자는 홍 의원과 더불어 청와대와 친박 주류의 지원을 받아 원조 친박에서 비주류 핵심으로 부상한 서 의원과 함께 만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서 의원은 원조 친박에서 비주류 핵심으로 부상한 김무성 의원과 대표 자리를 놓고 승부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최경환-홍문종-서청원으로 이어지는 ‘친박 당권 논의’를 한 것이다. 이는 홍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서 의원과 ‘표’가 갈리는 상황을 우려한 조치로 보이는데, 당장 국회를 떠난 최 후보자가 부적절하게 당 내부의 현안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과 더불어, 홍 의원의 고민을 드러내 주는 증거이기도 했다. 간단하다. 서 의원은 이날 회동이 종료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의지를 확인해주며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최고위원을 같이 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6월 18일 국회는 대정부 질문을 시작으로 한 달동안 열리게 된다. 하지만 국회 미방위를 비롯해 대부분의 상임위는 아직 윤관조차 잡히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6월 16일 여야 주례 원내대표단회담이 열렸으나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원 원내대표는 후반기 원구성 및 세월호 국정조사 등에 있어 서로간의 입장만 확인하는 선에서 회담을 마치고 말았다.

여기에 국무총리 인사 청문회 및 개각에 따른 장관 청문회, 세월호 특별법과 소위 김영란 법도 줄줄이 멈추고 있다. 국회 미방위도 마찬가지다. 홍 의원의 국회 미방위원장 내정 및 여야 의원들의 우려, 식물 상임위 ‘예약’ 논란에 장관 청문회 일정을 비롯하여 국회 미방위의 원론적인 해석까지. 다른 상임위도 마찬가지지만 국회 미방위는 벌써부터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