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방송인’, 동아일보 항의방문

분노한 ‘방송인’, 동아일보 항의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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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최진홍) 지상파 방송기술인을 폄훼하고 왜곡한 [동아일보]의 ‘1급이상 10명중 6명꼴 무보직… 고액연봉 5년새 10%P 급증’기사에 대해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와 KBS 노동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가 [동아일보] 사옥을 항의방문했다.

이에 앞서 5월 30일 [동아일보]는 지면을 통해 ‘재난의 KBS 대수술이 필요하다 <下> 경영도 낙제점, 방만 경영부터 수술하라 시리즈’를 연재하며 KBS를 포함한 모든 방송기술인들을 ‘스위치나 누르며 고액연봉을 타가는 사람들’로 규정했다. 기사의 대부분을 ‘KBS의 고액연봉 사례’에 할애하며 그 대표적인 사례로 ‘스위치나 누르며 1억 연봉을 타가는 방송기술인’을 지목한 것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동아일보]의 지적은 도를 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 기술직은 지속적인 인력감축은 물론, 24시간 종일방송의 여파까지 겹치며 현장 일손이 태부족이기 때문이다.(관련기사:줄어드는 방송기술인, 사고를 원하나) 

게다가 [동아일보]가 지적한 송출 업무의 경우 무료 보편적 미디어 플랫폼 구성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상업방송을 운용하는 종편의 모기업인 [동아일보]가 방송의 공적 플랫폼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반론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문명석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부회장(KBS)과 이후삼 차기 연합회장 내정자, 이현진 KBS 노동조합 부위원장, 함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부위원장은 5월 30일 오후 3시 30분 [동아일보] 사옥을 항의방문해 해당 기사의 악의적인 편집을 정식으로 문제 삼았다.

이들은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한편, [동아일보]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강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동아일보] 편집국장과 문화부장은 비공개 면담을 통해 “스위치를 누르면서 연봉 1억 원을 받아가는 KBS 방송기술인이 있다는 우스갯소리를 기사에 인용했다고 큰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기사 전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이들은 “기사가 논란을 야기한 바는 인정하기 때문에 추후 내부 논의를 거쳐 적절한 대처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는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유료방송인 종합편성채널을 운영하는 [동아일보]가 지상파 방송 플랫폼을 흔들어 모종의 이득을 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는 종편의 특성과도 같은 ‘미디어 패권을 둔 저열한 정치공작의 일환’이라는 분석과 결을 함께한다.

게다가 KBS 양대노조가 사상 초유의 공동파업에 돌입한 상황에서 KBS 노조원, 특히 방송기술인의 연봉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아 파업동력을 상실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국민들의 지지를 잃게 만들려는 고도의 술수가 아니냐는 소문도 무성하다.

동시에 [동아일보]의 보도를 접한 방송기술인들은 “특정 방송사를 공격하기 위해 특정 직군에 대한 없는 말을 지어내 기사를 쓰고 ‘우스갯소리’였다고 발뺌하면 그만인가”라며 “종일방송의 여파와 직군별 기술직 인원감축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아니면 말고’식의 기사를 쓴다는 것은 [동아일보]가 기본적인 언론윤리가 없다는 반증”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편 [동아일보]는 방송기술인 1억 스위치 논란 기사와 별도로 ‘재난의 KBS 대수술이 필요하다 <上> 편’을 통해 KBS에 원색적인 비판을 가해 방송사 차원의 대응이 예고되고 있다. 또 지난 27일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쓴 ‘KBS는 과연 필요한가’ 칼럼 내용 중 KBS 과학재난부 여기자가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발언을 노조에 고발했다는 칼럼의 내용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져 KBS 기자들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고 있다.

 

아래는 [동아일보]의 기사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KBS 양대 노동조합의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 악의적인 KBS 매도! 친일·독재 부역 언론 동아일보는 사과하라!

동아일보가 2012년부터 유료 플랫폼으로 종편채널을 운영하면서 최근 조금의 시청률상승으로 인해 대한민국 최고의 공영방송 KBS가 우습게 보였나 보다. 동아일보는 5월 30일 발행된 <재난의 KBS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기획기사를 통해 “송출 스위치 한 번 올리고 연봉 1억 원 받는다”는 사실관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악의적인 기사를 실었다. 지상파 방송사의 근본이자 중요 업무인 송출 업무를 무시한 것이다.

KBS의 송출업무는 국민들과 방송을 연결하는 무료 보편 서비스인 지상파의 최종 전달업무이자 시청자와의 소통을 유지하는 핵심 업무이다. 동아일보가 대주주인 종합편성채널의 송출 업무와는 업무 수준이 하늘과 땅 차이다. 그 중요한 업무를 방송 엔지니어들이 수행하고 있다. KBS의 방송 엔지니어들은 기자, 프로듀서, 아나운서, 기획행정 등 KBS 내 다양한 직무들과 함께 중요하고 어려운 핵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술기획부터 시설구축, 방송 제작과 송출 및 최종 송신업무까지 지상파 방송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직무이다. 최근에는 미디어 무한경쟁의 환경에서 뉴미디어 개발 등 다양한 신규직무까지 책임지고 있다.

동아일보가 악의적인 기획기사를 통해 얻으려는 것은 무엇인가? 지상파 방송사의 방송 프로그램 송출 현장을 한 번이라도 방문하였다면 이런 악의적인 기사는 없었을 것이다. 과거의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언론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마저 부족한 기자를 통해 지상파를 비하하는 기사를 게재한 동아일보는 KBS 방송 엔지니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KBS와 방송 엔지니어들의 명예를 훼손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아일보의 어제 일자 칼럼을 빗대 한마디만 돌려드리고자 한다. ‘일제 강점기 친일 부역, 군부독재시대 독재 부역. 동아일보는 과연 필요한가?’

2014. 5. 30.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 KBS노동조합 / 전국언론노동조합K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