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MMS, 드디어 ‘꿈틀’

지상파 MMS, 드디어 ‘꿈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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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 4사는 미래창조과학부 서울전파관리소의 허가가 결정된 12월 26일부터 지상파 MMS 시험방송을 위한 무선국 준공에 착수했으며, 1월 2일부터 본격적인 시험방송을 실시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CH 19번을 번갈아 활용하는 방식으로 지상파 MMS의 기술적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송파구·용산구와 인천·안양 등 경기 일부 지역에서 일반 디지털 TV를 보유한 가구는 채널 5-1번에서 방송을 시청할 수 있고, MPEG-4 디코더가 내장된 TV(스마트TV, 3DTV)를 보유한 가구는 5-2번도 시청할 수 있다. 시험방송 종료는 내년 3월 31일까지다. (지상파 MMS=기존 하나의 채널을 쪼개어 추가채널을 서비스하는 것이다. 현실화되면 각 지상파 방송 채널은 늘어난다)

이미 24일부터 MMS 시험 전파를 송출하기 시작한 KBS는 무선국 준공이 종료되면 지상파 MMS 시험방송 송출을 주도적으로 맡을 계획이다. EBS는 KBS가 방송 송출을 담당하기 때문에 변경되는 사항이 없으며, MBC와 SBS의 방송 송출도 KBS를 통해 이뤄진다. 지상파 MMS가 시험방송을 기점으로 정식 서비스에 돌입한다고 해도, 당분간은 KBS와 EBS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번 시험방송을 통해 기술적 문제가 해결된 이후 허용 채널 범위는 물론, 논란이 되고 있는 광고 허용까지 아우르는 전반적인 지상파 MMS 정책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에 전격적으로 이뤄지는 시험방송이 지상파 MMS를 둘러싼 우려와 걱정을 해소하기에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특히 ‘낮은 직접수신율’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걸림돌이다. 지상파 MMS는 직접수신을 전제로 구축된 미디어 플랫폼인 만큼 지상파 방송사들이 MMS를 실시한다고 해도 실질적인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직접수신율 제고와 지상파 MMS가 서로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거둔다는 주장도 있고 지상파 MMS가 미디어 공익의 측면에서 강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지만, 일각에서는 재송신 계약을 전제로 지상파 MMS 실현이 결국 유료방송 플랫폼의 채널만 증가시킬 개연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는 낮은 유료방송 가입비에 따른 유발효과로 인해 직접수신율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며, 자연스럽게 지상파 MMS를 찻잔 속의 태풍으로 만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미래부가 최근 지상파 방송 송출시설 공동화 및 소출력 중계기 확보, 추후 위성을 활용한 난시청 해소에 적극적으로 뛰어든다는 뜻을 천명함으로써 직접수신율 제고에 이은 지상파 MMS의 성공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무리가 따른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에 포함된 케이블 MSO의 8VSB 허용도 논란이다. 현재 8VSB 허용을 둘러싸고 초기 자본 투자 및 CPS 산정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지상파 MMS가 시험방송을 통해 본궤도에 오른다 해도 8VSB라는 거대한 장애물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8VSB 자체가 콘텐츠 저가화 및 특정 사업자에 대한 선심성 특혜라는 점은 물론, 궁극적으로 케이블 MMS의 현실화라는 점에서 지상파 MMS와 충돌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8VSB 허용으로 인해 지상파 MMS의 실현 가능성이 요원해졌다는 분석을 내리기도 한다.

광고 허용 여부도 뜨거운 감자다. 이경재 방통위 위원장이 일찌감치 지상파 MMS에 대한 광고 허용 불가 입장을 천명한 가운데, 재원 없는 공익적 미디어 서비스가 과연 얼마만큼의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소한의 재원확보가 없는 지상파 종일방송이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만큼, 지상파 MMS 광고 허용 여부에 따라 해당 미디어 플랫폼의 성공 여부도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또 유료방송의 지상파 MMS에 대한 원칙적인 반대가 이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다만 이 대목은, 유료방송이 공익적인 이유로 지상파 의무재송신 확대를 주장하면서 지상파 MMS에 대해서는 과도한 영향력 증가로 반대하는 부분과 충돌하는 경향이 있다. 이중잣대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종합계획에 등장한 정부의 방침이 워낙 강경한 만큼, 유료방송의 반발은 그 자체로 원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상파 MMS의 현실화로 지상파 채널이 증가함에 따라 홈쇼핑 및 케이블, 종편 채널이 뒤로 밀릴 것이 확실한 부분은 추후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KBS와 EBS를 제외한 MBC와 SBS의 지상파 MMS에 대한 적극성도 변수다. 비록 두 방송사가 이번 시험방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해당 플랫폼에 대한 광고 허용을 기점으로 지금과 같은 전향적인 스탠스를 유지할지는 불분명하다. 게다가 이번 시험방송 참여가 수상기를 판매하기 위한 제조사의 요구로 이뤄졌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지상파 방송 4사의 협력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시험방송 기간에는 별도 주파수를 이용해 송출하기 때문에 직접수신 가구는 채널 재설정을 하면 MMS 추가채널을 시청할 수 있지만, 추가채널을 본방송 주파수로 송출하지 않기 때문에 유료방송 이용 가구는 지상파 MMS 추가채널을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