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은 쥐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 방미통위…방관과 침묵이 초래한 미디어 잔혹사

[기고] 권한은 쥐고 책임을 다하지 않는 방미통위…방관과 침묵이 초래한 미디어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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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송병준 YTN 기술전략팀 부장] 대한민국 방송 미디어 산업의 컨트롤타워를 자임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본연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고 있다. 레거시 규제 혁파부터 미래 진흥 정책, 공공성 회복에 이르기까지 현장의 시급한 현안들이 산재함에도, 방미통위는 “위원 간 의견이 갈린다”는 이유로 모든 결정과 집행을 직무유기에 가깝게 미루고 있다.

이러한 행정의 폐해는 미디어 생태계 전체를 표류 상태로 몰아넣었다. 수년째 묶여 있는 지역 방송 인허가, DMB 일몰 및 재난 미디어 전환 과제 등 모두 방미통위의 방관과 결단 부재라는 병목에 걸려 마비되었다. 정책적 결단이 시급한 순간마다 권한을 쥔 행정기관이 뒷짐을 지고 방관한 결과, 국가 미디어 자산의 낭비와 현장의 파행은 오롯이 국민과 방송 노동자의 몫으로 남았다.

문제는 이러한 방미통위의 무책임한 방관과 도피성 태도가 YTN 사태에서도 그대로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주주 변경 승인을 둘러싼 법적·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음에도 방미통위는 여전히 ‘숙고’라는 허울 좋은 말로 결론을 유보하고 있다. 심의하고 엄정히 집행하라고 법적 권한과 자리를 안겨주었더니, 정작 책임을 져야 할 결정적 순간에는 판단을 거부하며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했음을 자인하고 있는 꼴이다.

그러는 사이 YTN은 사장과 보도국장의 공백이 1년 이상 이어지고 있으며, 생방송 방송 운영 인력이 부족한 상태인데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사원들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 게다가 사장추천위원회 구성마저 무산돼 재승인 유효기간이 3개월 단축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여기에 정권의 개입 정황이 담긴 감사원 발표 기사마저 축소·누락되는 등 방송의 공정성과 조직의 안정성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방미통위가 후속 조치를 미루며 수수방관하는 동안 방송 현장의 파행과 회사의 위기는 극에 달했다.

결국 YTN 노동자들은 방미통위의 무책임한 방조 속에서 망가져가는 회사를 지키고, 방미통위의 책임 있는 결단을 강력히 촉구하기 위해 9월 22일부터 추석 연휴 기간 파업이라는 선택에 이르렀다. 권한을 가진 행정기관이 제 역할을 다하지 않은 결과, 현장의 언론인들이 일터를 떠나 거리로 내몰리는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행정기관의 ‘무결정’과 ‘소극 행정’은 결코 중립이 될 수 없다. 그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부당한 파행을 방조하고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무책임한 행정 방기일 뿐이다. 방미통위는 자신이 단순한 방관자가 아니라, 방송 생태계의 법적 책무를 짊어진 주체임을 명심해야 한다. YTN 사태를 비롯해 꼬일 대로 꼬인 현장의 실타래를 푸는 것은 선심이 아니라 방미통위가 이행해야 할 최소한의 법적 의무다. 묵언수행을 당장 멈추고, 법과 원칙에 따라 부여된 권한을 행사하여 책임 행정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