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의 위기가 심해지고 있다. 디지털 커버리지 98%를 상회하는 막강한 송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지만 막상 직접수신율은 떨어지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유료방송 성장을 위한 특혜만 남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유료방송은 지상파를 견제하기 위해 온갖 불법적 행태를 일삼고 있으며, 정부의 지원을 얻고 새로운 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상파는 감감 무소식이다.
우선 직접수신환경이다. 2000년대 초 70%를 상회하던 지상파 직접수신율은 현재 잠정적으로 7% 수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물론 디지털시청100%재단과 DTV KOREA가 공시청 설비를 통한 전사적인 직접수신환경 개선작업에 돌입했지만 그 만큼 유료방송의 성장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게다가 전국 디지털 전환 정국에서일부 유료방송이 “케이블에 가입하지 않으면 TV가 나오지 않는다”는 유언비어를 은연중에 유포시키는 바람에 그 부작용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직접수신 환경은 꾸준히 구축되고 있지만 내외부의 대형악재로 인해 제대로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심지어 유료방송의 직접수신환경 훼손 사례도 빈번히 벌어지고 있다. 물론 지상파 방송사의 책임론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정부는 유료방송 중심의 산업 육성 정책만 연이어 남발하고 있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부는 클리어쾀, 8VSB 허용 등 유료방송의 입맛에 맞는 특혜성 정책만 연이어 발표하며 상대적으로 지상파 방송사를 강하게 압박하는 분위기다. 동시에 방송통신위원회도 지상파 MMS,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 등에 있어 시청자 편익이라는 다소 모호한 기준으로 일관하고 있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현재 미디어 정국은 혼란 그 자체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정부는 유료방송 중심의 정책만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유료방송은 그 기세를 그대로 이어 받아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오가며 자신들의 외형을 불리기 여념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무료보편의 미디어 서비스라는 막중한 책임을 짊어진 지상파 방송사는 상대적인 박탈감속에 무기력한 처지에 갇혀있다. 더욱 강력한 관련 정책의 등장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