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방위, 위원장‧직무대행 빠진 반쪽 방송장악 청문회 개최

국회 과방위, 위원장‧직무대행 빠진 반쪽 방송장악 청문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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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처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취임 첫날 KBS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추천 및 선임안을 의결해 탄핵소추까지 진행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불법적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청문회’를 열어 공영방송 이사 추천 및 선임 과정의 적절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었는데 8월 9일 열린 1차 청문회 자리엔 방통위 2인 체제를 구성하고 있는 이 위원장과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이 불참해 반쪽 청문회에 그쳤다.

이 위원장은 지난 1일 열린 국회 과방위 현안 질의에도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2주간 안정이 필요해 입원 중이라는 내용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 직무대행은 청문회 출석요구서가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차 청문회에 불참한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법에 따라 출석요구서는 출석요구일 7일 전에 송달돼야 하는데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국회 과방위는 김 직무대행 등 핵심 증인들이 참석할 때까지 2‧3차 청문회를 열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부터 하고 현장 조사, 청문회를 진행하는 자충수가 빚은 결과”라며 야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여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방통위원 2명을 추천했으면 궁금하지도 않았을 사안”이라며 “민주당은 야당 몫 방통위원 2명을 지목하고, 탄핵소추안에 대해 빨리 결정해달라고 촉구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상임위원을 추천하면 임명한다고 대통령이 약속을 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파행 운영의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맞섰다.

與 “절차적 문제 없어” 野 “정권의 방송 장악 시나리오”
9일 열린 1차 청문회에서 공영방송 이사 추천과 선임 과정을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맞섰다. 국민의힘은 적법한 절차였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한상혁 방통위원장 면직부터 시작된 방송장악의 시나리오”라며 “방통위원장들은 정권 장악의 도구로 쓰이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에게 7월 31일 방통위에서 의결한 KBS와 방문진 이사 추천 및 선임과 관련한 절차상의 불법에 대해 질의하며 “일부에서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이 졸속으로 진행돼 후보자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권리를 침해받았다 하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조 사무처장은 “(절차상 불법은) 특별히 없었다”고 답한 뒤 “이사 선임과 관련해 방통위 사무처에서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관련해 법에 규정된 절차가 있느냐고 물었고, 조 사무처장은 “특별한 절차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현행법에서 구체적으로 규정한 이사 선임 절차가 없기 때문에 방통위 의결로써 선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고, 선임 계획에도 세세한 내용을 다 담을 수 없기에 세부적 부분이나 실행 방안에 대해서는 위원장과 상임위원이 논의해 정하는 것”이라며 “위원장과 상임위원이 논의해 정한 진행과정이 위법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에서 불법적 진행하고 하시는 그 법의 규정을 저는 찾을 수가 없다”면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관련해 별도의 법 규정에 대한 절차가 있느냐”고 거듭 물었고, 조 사무처장은 “별도의 구체적인 절차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야당 측에서 방통위가 불과 2시간 만에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데 실제 선임 계획이 의결된 것은 6월이고, 7월에 지원자 공모를 하고 이후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31일에 최종 선임이 이뤄졌다”면서 “방통위 설치법에 따른 기본 계획 수립과 절차 준수에도 불구하고 불법이라며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처

이에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한상혁 방통위원장 면직, 정연주 방심위원장 해촉부터 시작된 윤석열 정권의 방송 장악 최종 종착점은 MBC 장악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과정을 보면 누가 봐도 정권의 시나리오에 의해 아주 치밀하게 그리고 방통위원장들은 소모품으로 정권 장악의 도구로 쓰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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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9시 20분 이 위원장 지명 및 과천청사 출근→10시 지원서 및 국민 의견 수렴 내용 전달→11시 취임식→12시 점심(도시락)→13시 제34차 전체회의 안건 초안 보고→16시 제34차 전체회의 공지→17시 제34차 전체회의 개최→18시 45분 제34차 전체회의 종료’ 등 7월 31일 전체 일정들을 하나하나 따지며 “윤석열 정부의 방송 장악은 말할 것도 없고 그날 이뤄진 일도 얼마나 비상식적이고 엉망진창으로 벌어졌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한 의원은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절차 없이 졸속 처리한 것도 있지만 상임위원 간 논의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문진 신임 이사 선임 효력 잠정 정지 두고서도 다른 해석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는 법원이 방문진 신임 이사 6명에 대한 선임 효력을 잠정 정지한 것을 두고도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앞서 야권 성향인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김기중‧박선아 방문진 이사는 서울행정법원에 신임 이사 6명의 임명 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임명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서울행정법원은 8일 “임기 만료 예정인 방문진 이사들과 그 후임자로 임명된 자들 사이의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필요가 있어 잠정적으로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권 이사장 등 현직 방문진 이사들은 법원이 이진숙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선임의 적법성을 따지는 동안 그 임기를 보장받게 됐다”며 “법원이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선임을 둘러싼 논란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혼란 최소화와 신중한 판결을 위해 사전 판단을 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했다. 또한 “법원이 신중한 판단을 위해 내린 조치인 만큼, 공익을 위한 현명한 판결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효력을 정지한다는 것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서로가 적법한 이사라고 싸울 다툼의 소지가 있으니 일단 정지한다라는 것”이라며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 “김태규 직무대행 반드시 출석해서 사과해야”
정동영 민주당 의원 김 직무대행이 국회 과방위 야당 의원들의 방통위 현장 검증 때 보인 태도를 문제 삼았다. 정 의원은 “오늘 김 직무대행이 참석 안 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사흘 전 방통위를 찾아갔을 때 보인 김 직무대행의 언행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거칠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직무대행에) 강한 유감을 표하고 반드시 이 자리에 출석해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도 이에 공감하며 “현장 검증은 엄연히 국회가 의결한 정당한 공무집행이었다”며 “김 직무대행의 철면피스러운 태도는 국회에 대한 모욕을 넘어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