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수신료 조정은 방송 공공성 위기에 대한 검토” ...

양승동 KBS 사장 “수신료 조정은 방송 공공성 위기에 대한 검토”
정필모 의원 “2TV 광고 단계적 폐지 등 선제적 노력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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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양승동 KBS 사장이 현재 추진 중인 수신료 인상과 관련해 “수신료 조정은 단순한 재정위기의 문제가 아니라 방송 공공성의 위기에 대한 근본적 검토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KBS 지난 7월 방송통신위원회에 수신료 조정안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현행 월 2,500원인 수신료를 3,800원으로 올리는 수신료 조정안에는 인상안뿐 아니라 △통합형 멀티플랫포밍 조직 구축 △대규모 인력 감축과 직무‧성과급형 평가제도 도입 △계열사 통폐합을 포함한 KBS 그룹 토탈리뷰 시행 △분권형 지역방송 체제 개편 논의 등을 통한 경영 혁신 방안과 △5년간 인건비 약 2,600억 원 절감 △기본 운영예산은 현재 연간 예산 수준 유지 △콘텐츠 수입 확대 및 유휴자산 매각 등으로 약 2,000억 원의 부가 수입 마련 등의 자구 노력 방안도 포함했다.

이번에 마련된 수신료 조정안은 세부 공적 책무에 대한 시청자, 시민사회단체, 학계 등의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해 설계했으며, 지난 5월 숙의토론형 공론조사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최종 정리된 것이다.

양 사장은 “KBS가 미래 공영방송으로 가기 위해 전체 재원 중 수신료 비중을 현행 40%에서 60%로 높이는 안으로 설계했다”면서 “현재 방통위에서 검토 중이고, 국회 중심으로 본격적인 사회적 합의 과정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신료 조정안을 떠나 먼저 시행할 수 있는 것은 하겠다”며 올해 12월부터 대하사극을 방영하고, KBS 영상과 오디오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공공 아카이브 구축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자구노력으로 지난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경영진이 임금 일부를 반납했고, 직원들의 임금 인상도 최소화했다고 했다.

이날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독일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수신료 인상을 위해 KBS가 2TV 광고를 폐지하는 등 선제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독일 헌재가 수신료 인상에 동의하지 않은 작센안할트주의 의무 불이행은 기본법 방송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수신료 인상 결정을 내렸다”며 “적절한 재원 확보를 통해 방송국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는 곧 공영방송이 정쟁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서 코로나19로 힘든 이 시기에 굳이 수신료 인상을 해야 하느냐 하는 의견도 있다”며 수신료 인상 추진 배경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양 사장은 “수신료 인상에 대해선 오랫동안 준비했지만 실제 시행되는 것은 국회의 사회적 합의 과정도 있어야 하고 해서 코로나19가 종료된 이후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이어 “수신료 인상을 말할 때 항상 거론되는 BBC나 NHK처럼 국민을 감동시킬 수 있는 파격적인 선제조치가 필요하다”며 △상업적 프로그램 경쟁 중단과 공익적 프로그램 확대를 통한 콘텐츠 차별화 △KBS 2TV 광고의 단계적 폐지 △지역 특성에 맞는 콘텐츠 제작을 통한 지역성 회복과 네트워크 기능 강화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양 사장은 “2TV 광고 폐지는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시간을 두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수신료 인상을 전제로 해서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획기적으로 개혁해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 외풍이 없는 구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뒤 EBS 수신료 배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신료를 물가와 연동해서 인상하는 물가연동제를 제안했다. 우 의원은 “제작비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그러면서 파일럿 프로그램도 줄고 있다”며 “제작 환경에서 창의성을 고양시켜서 도전적인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고 광고를 불러오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KBS의 OTT 플랫폼 전략에 대해 질의했다. 홍 의원은 “2019년 14.8억, 2020년 170억, 2021년 130억의 예산을 OTT에 투입했는데 공적책무, 수익성 제고, 도달률 확대라는 목표를 달성했느냐, 유효한 성과로 이어졌느냐”고 물은 뒤 “콘텐츠 유통망 확대 차원에서 OTT를 사용하고 있을 뿐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은 아닌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앞으로 KBS가 가는 방향에서 변화와 변신이 필요한 데 결국 그 중심엔 사람이 있다”며 “제작 및 편성, 보도 등 기존 틀에서 변화해야 하는데 현재 KBS에 엔지니어 출신 사장이나 부사장이 배치돼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엔지니어들이 만드는 세상 자체는 기존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방식하고 다른 것이 있기 때문에 인력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회사의 흐름과 혁신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확신한다”면서 엔지니어 출신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