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규제기구 둘 경우 공영방송 독립성 감소

외부 규제기구 둘 경우 공영방송 독립성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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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규제기구 둘 경우 공영방송 독립성 감소

공영방송, 내부적으로 감독․집행기관 분리해야


공영방송의 감독을 위해 별도의 규제기구를 둘 경우 공영방송사의 독립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외부적인 감시 시스템이 강하게 작용할 경우 내부적으로 프로그램의 다양성, 창의성, 독립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뜻이다. 또 공영방송 내부적으로 감독기관과 집행기관을 분리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장병희 성균관대 교수는 지난 3일 한국언론정보학회가 주최한 ‘시청자 주권과 공영방송의 경영모델 세미나’ 발제를 통해 “영국, 독일, 일본 등 해외 공영방송 경영모델 분석 결과, 모두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지만 공영방송만을 별도로 감독하는 외부 규제기구를 설치하고 있지 않다”며 “외부에 규제기관을 둘 경우 독립성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불필요한 규제비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감독기관과 집행기관의 분리를 통해 권력의 집중을 배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BBC는 감독기관과 집행기관 간의 분리가 명문화되어 있으며, 내부 감독기관인 Trust를 통해 독립성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감독기관인 Trust의 임명과정이 투명하고 전문화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독일 역시 영국과 마찬가지로 내부 감독기관을 방송평의회와 행정평의회로 분리해 권력의 집중을 막고 있다.


정재민 서울여대 교수는 “경영과 감독 이사회를 두고 있는 독일과 같이 유럽 대부분 국가들이 이원화된 이사회를 지니고 있다”며 분리된 이사회 구조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장 교수는 유럽과 달리 사회적 자산이 부족한 관계로 제도적 방식에 의존한 일본의 사례를 참고사례로 들었다. 일본은 현재 경영위원회 12인 중 특정 정당을 5명 이하로 제한한다든지 집행부 회장의 임명시 과반수가 아닌 9인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한다든지 하는 제도적 방식으로 NHK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학계와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방송 관계자들도 장 교수의 발언에 대체적으로 동의했다.


정길화 MBC 정책협력부장은 “감독과 집행의 분리라는 장 교수의 의견에 공감한다. 하지만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6:3 또는 3:2 구조로 되어 다수의 우위를 통한 재정치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일본의 NHK와 같이 특정 정당을 제한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발제는 장 교수와 함께 조항제 부산대 교수가 맡았고, 토론자로는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 강혜란 여성민우회 소장, 김대식 KBS 방송문화연구소 연구원,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 김진웅 선문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