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방송의 미래, 어디러 가나

3D 방송의 미래, 어디러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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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방송의 미래를 점치기 위해서는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국내 최대 방송전문 박람회 KOBA 2012나 미국의 NAB 2012를 비롯한 방송관련 전시회와 기타 학회의 보고, 여기에 관련 주무부서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움직임과 민감한 방송시장의 흐름을 세밀하게 관찰하면 그 발전의 향배를 어느정도 유추할 수 있다. 전국 디지털 전환을 앞둔 2012년. 3D 방송은 어떤 흐름을 이어갈까.

 

우선 특기할 점은 자사의 주력상품인 3D 방송을 전격적으로 포기하기로 선언한 KT 스카이라이프다. 지난 2010년 1월부터 100억 원에 달하는 공격적인 투자로 24시간 3D 방송을 시작했지만 수익악화로 더 이상 방송을 하지 못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물론 기존 가입자 배상문제 등 풀어야 할 현안이 산적해있고 방송통신위원회의 대응도 기다려야 하기에 최종 중단 일정은 추후 확정 후 발표할 예정이지만 국내 3D 업계는 큰 충격에 빠진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심상치 않은 조짐은 또 있다. 미국 NTSC에 단독 표준으로 등재된 3D 기술인 ‘듀얼스트림’ 방식을 일부 가전제품 제조사 3DTV에 적용할 수 없음이 드러나며 소비자 피해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셋톱박스를 설치하거나 기타 업그레이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어차피 추가비용이 들어가는 부분이기에 일정정도 3D 방송계에 미치는 영향은 파괴적이라 볼 수 있다. 또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상임위원은 비공식 장소에서 “3D 방송은 TV 매체보다는 영화 매체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는 등 방송정책을 담당하는 주무부서의 정책결정에도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게다가 KOBA 2012를 분석해도 비슷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이제는 국내 최대의 방송기기 박람회를 확고히 자리잡은 KOBA 2012에 출품한 업체들을 분석해보면, 3D 기기는 경량화가 두드러지는 한편 UHD 기기들은 아직 확고한 로드맵을 세우지 않았지만 곳곳에서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소니의 경우 ‘F65’를 위시한 4k 카메라를 대대적으로 전시하며 4k NLE 편집기도 완벽히 구축하는 등 관련 기술의 전체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파나소닉과 캐논도 소니에 비해서는 아직 3D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지만 파나소닉 관계자는 “내년 봄 정도에 4k 발전의 미래를 살핀 다음 그에 걸맞는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4k 준비에 한창인 상황을 숨기지 않았다. 그 관심을 증명하듯 각 사가 마련한 4k 전시관도 늘 성황이었으며 2012 런던 올림픽 중계를 내세우며 뉴미디어를 공격적으로 선보인 SBS도 따로 4k 기술을 전시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다 해도 아직 3D 기술발전의 미래를 성급히 재단하기에 이르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세계 최초 3D 시범방송을 실시한 SBS와 EBS의 쾌거는 물론, 기존의 ‘사이드 바이 사이드’에서 ‘듀얼 스트림’으로 진화한 3D 기술의 미래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이다. 이에 KOBA 2012가 작년에 비해 3D 열풍이 사그라들었다고 하지만 아직 그 관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며, 더 적합한 방식의 3D 발전을 이루기 위한 두 번째 도약에 집중하는 것이라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KOBA 2012에서는 3D 방송 전시관도 큰 관심을 받았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3D는 물론, UHD에 대해서도 ‘방송 매체에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혹평한 모 방송통신위원회 과장의 그릇된 상황판단이 난무하고 있고 3D 방송이 뉴미디어의 한 축을 이루는것이 분명한 지금, 어설픈 예상은 경계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2012년 지상파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올바른 방송용 주파수 확보를 통해 뉴미디어의 경계를 더욱 넓혀야 하는 지상과제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3D 방송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물론 일본의 경우 3D 발전을 위해 소니나 파나소닉 등의 가전제품 제조사가 직접 3D 산업에 투자하는 등 상생의 분위기가 일반적이지만, 국내의 경우 제조사들은 3DTV나 판매할 뿐 산업 전반에 대한 공헌은 전무하기 때문에 방송사가 3D 발전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면 제조사가 그 과실을 따가는 현재의 구조를 완전히 개혁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