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무단 소액결제’ KT에 과징금 540억…로그 삭제‧거짓 진술

‘해킹‧무단 소액결제’ KT에 과징금 540억…로그 삭제‧거짓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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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KT 안전조치 의무 소홀에 조직적 은폐 고발도
증거 은닉·폐기 등 조사 방해 막기 위한 제도 개선 연내 추진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불법 초소형 기지국 이른바 펨토셀로 인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한 KT에 약 540억 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7월 29일 제15회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KT에 과징금 539억 7,90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과 개선권고, 공표, 공표명령 등을 의결했다고 30일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로그 삭제와 거짓 자료 제출 등으로 조사를 방해한 행위에 대해서도 고발하기로 했다.

“불법 펨토셀 통해 정보 유출”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해커는 유실된 KT 펨토셀에서 인증서를 빼내 이를 자체 제작한 펨토셀에 심은 뒤 이를 통해 KT 이동통신망에 접속했다. 이후 이용자 단말이 해커의 펨토셀을 경우하도록 유도해 이용자 단말과 내부망 사이를 오가는 통신 정보를 가로챘다. 이후 이름, 성별, 생년월일 등 추가로 확보한 개인정보를 결합해 소액결제를 시도하고 결제 인증 문자메시지(SMS)와 자동응답시스템(ARS)을 탈취하는 방식으로 무단 결제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알뜰폰 가입자를 포함한 이용자 1만 6,647명의 휴대전화번호, 국제모바일가입자식별번호(IMSI), 단말기 식별번호(IMEI)가 유출됐고, 총 368명이 약 2억 4,000만 원의 무단 소액결제 피해를 봤다. 유출 인원은 KT가 당초 신고한 2만 2,227명 가운데 법인과 다중회선 등 중복을 제외한 실제 정보 주체 수를 산정한 결과다.

개인정보위는 “그동안 다수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었음에도 직접적인 피해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경우가 많았으마 이번 사건은 펨토셀을 통해 유출된 개인정보가 금전적 피해로 이어진 사례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KT, 펨토셀 관리 부실”
펨토셀은 가정이나 사무실 등 실내에서 사용되는 초소형 기지국으로 음영지역 해소를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현재 KT를 포함한 이동통신 3사 모두 펨토셀을 제작‧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KT가 펨토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KT에 납품되는 모든 펨토셀이 동일한 인증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증서 하나만 복사해도 불법 펨토셀이 KT망에 접속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인증서 유효기간도 10년으로 길었고, 셀 주소‧인증서‧KT 서버 인터넷 통신규약 등도 보안관리 체계 없이 외주사에 제공됐으며, 해외 의심 인터넷 주소(IP) 차단 장치도 없었다.

또한 펨토셀 관리 서버를 우회하는 경로가 존재했고, 펨토셀이 코어망에 접속할 때 부여되는 식별자인 셀 아이디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비인가 셀 아이디의 이상 접속을 탐지하거나 대응하는 체계도 갖추지 않았다.

이에 해커는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2024년 10월 8일부터 지난해 9월 5일까지 약 11개월간 KT 내부망에 접속했지만, KT는 소액결제 피해 민원이 발생한 뒤에야 비정상 접속 사실을 파악했다.

개인정보위는 KT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무선통신망 장비의 보안 강화와 개인정보 보호 거버넌스 정비를 명령했다. 아울러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P) 범위를 이동통신 네트워크 시스템까지 확대하도록 개선 권고했다.

“로그 기록 삭제 등 조사 방해”
개인정보위는 KT의 별도 악성코드 감염 사고도 확인했다. KT는 2024년 3월 로밍렌탈서비스 홈페이지 취약점을 통해 해커가 침투해 38대의 서버가 BPF도어(BPF Door) 등 다수의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정부에 신고하지 않은 채 자체 조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커가 로밍렌탈서비스 관리자 페이지에 SQL(구조적 질의 언어) 삽입 공격을 해 KT 임직원과 협력사 일부 직원의 이름, 전화번호, 계정 등을 조회·유출한 정황도 파악됐다.

다만 사고 당시 네트워크 로그가 남아 있지 않아 감염 서버에서 처리한 이용자 개인정보의 추가 유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KT는 지난해 4월 악성코드 감염 여부를 전수 점검하는 과정에서 침해 서버 10대의 로그를 삭제하기도 했다. 개인정보위 조사 초기에는 보존 자료가 없다고 진술했다가 디지털 포렌식으로 로그 삭제 정황이 확인되자 진술을 번복하고 별도로 보관하던 로그를 뒤늦게 제출하기도 했다.

개인정보위는 KT의 이 같은 행위를 조사 방해로 보고 고발을 결정했다. 양청삼 개인정보위 사무처장은 30일 열린 KT 사건 브리핑 자리에서 “악성코드 사건은 아직 종료되지 않았다”며 “고발과 수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면 별도의 처분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에 대해서도 수사 의뢰”
개인정보위는 LG유플러스도 공무집행방해 행위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8월 미국 보안 전문지 프랙을 통해 LG유플러스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인지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임직원·협력사 직원의 이름, 계정 등이 포함된 텍스트 파일의 유출 여부를 점검한 결과 해당 정보는 LG유플러스의 통합 비밀번호 관리시스템(APPM)에서 실제 보유·관리하던 정보로 확인됐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개인정보위 조사 착수 전 APPM 서버 등의 운영체제(OS)를 재설치하거나 서버를 폐기해 정확한 유출 경위와 추가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정보위는 증거 은닉·폐기가 조사 착수 전에 이뤄져 개인정보보호법상 조사방해 규정을 적용할 수는 없지만,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수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조사 착수 전 증거를 은닉·폐기한 경우 형사처벌하거나 전체 매출액의 3%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신고포상금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조사 비협조나 시정명령 미이행 사업자에 대해서는 하루 매출액의 0.3%를 이행강제금으로 부과하고, 침해사고 발생 시 자료보전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법 개정도 추진한다.

송경희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이번 처분이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 업계 전반의 보안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특히, 사고 발생 시 자료를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행위가 기업에 중대한 불이익으로 돌아가도록 제도를 개선해 앞으로는 투명한 공개가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인식을 업계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