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할 수 있는 일

[칼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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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gartner.com/en/articles/what-s-new-in-the-2022-gartner-hype-cycle-for-emerging-technologies

[방송기술저널=박성환 박사, EBS 수석연구위원] 모바일 혁명기라는 2010년대를 지나면서 우리는 많은 일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고 있다. 데스크톱 PC, 혹은 노트북을 사용했던 웹 세상을 지나 모바일 앱으로 업무, 교육, 쇼핑 등을 한다.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면서 플랫폼 비즈니스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고, 일부 직업은 사라졌다. 2020년대는 메타버스 중심의 더 크고 강력한 변화가 산업을 재편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기존 일자리도 메타버스 세상에 사이클을 맞춰야 생존 가능성이 올라간다. 새 비즈니스 플랫폼의 등장은 생존 도구의 혁신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부를 축적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신기술 패러다임을 바라보는 지혜의 눈을 열어야 한다.

미국의 컨설팅 그룹 가트너(Gartner)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세계인구의 25%가 메타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한다. 세계인구의 1/4이 하루에 한 시간 이상 메타버스에서 업무를 처리하고, 쇼핑하고, 교육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고, 교제하는 세상이 다가온다. 경제 규모로 환산하면, 2026년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420억 달러(약 50조 3,000억 원)에 이른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의 예측이다.

기술의 변화 단계를 보여주는,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을 통해서 살펴보자. 2022년 현재 메타버스의 위치는 하이프 사이클 모델의 5단계 그래프 중에서 발생기(Innovation Trigger) 단계의 중반으로 치닫고 있다. 기술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초기 컨셉에 대한 증명 과정을 거치면서 미디어의 관심으로 대중화되는 단계이다. 아직은 기술적 관심을 받는 초기이다. 상용화를 증명해 내지는 못했지만, 내면에는 모두가 메타버스에 열광하는 거품기를 향한 힘찬 기운이 숨어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잡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즈음에서 R=VD라는 공식이 떠오른다. 이지성 작가의 “꿈꾸는 다락방”이라는 책에 나오는 “생생하게(Vivid), 꿈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ization)!”라는 구절이다. 기술 쓰나미 시기에 위기를 뚫고, 더 높은 경지로 올라가려면 꿈을 구체화하라는 주문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분석해보자. 일자리 면에서는 크게 2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새롭게 탄생할 직업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일자리를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이다. 출발에 앞서서 메타버스 개념을 안전띠 착용하듯 재무장해보자. 본 칼럼에서는 메타버스 세상을 ‘초현실적인 가상 디지털 세계’로 정의하고자 한다.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3차원 가상 세계로 연결하는 미래 일자리를 설계하자는 의미이다.

현재 진행형인 움직임으로는 제페토(ZEPETO), 이프랜드, 로블록스 같은 아바타 기반의 메타버스형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보인다. 첫 번째 일자리는 크리에이터 분야이다. 가상공간을 설계하고 구성하는 식당, 학교 등과 같은 조성물 건축가라고 할 수 있는 맵 크리에이터, 아바타나 의상, 헤어, 장식품 등을 꾸미는 아이템 크리에이터도 있다. 여기서 메타버스 속에서 나를 대신할 가상 인물인 아바타를 기획하고, 꾸미는 사람은 아바타 디자이너로 구분하기도 한다. 각자의 개성과 의미를 담은 아바타를 만드는 일은 3D 제작을 기반으로 한다. 다음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지금까지의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기술을 결합하며 확장 현실(XR) 콘텐츠를 기획하고, 스토리를 구성해 나가는 일이다. 세 번째는 가상 생활공간의 확장에 따른 가상 인간, 버추얼 인플루언서도 있다. 이러한 특징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1인 미디어의 확장으로 창작자 경제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측된다.

그런데 가상공간의 일자리라고 해서 뭐 특별해 보이지 않는 것은 왜일까? 창의성이라는 상상의 날개가 빠진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가상 융합(XR, eXtended Reality)기술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아직 미국의 가속 연구재단이 구분한 4가지 범주라는 고착된 분류체계에 머물러 있다.

현실에 가상 이미지를 더해서 만드는 ‘포켓몬 고’, ‘홀로렌즈 활용’과 같은 증강현실 영역도, 소셜 플랫폼에 일상을 기록하는 라이프 로깅 영역도, 현실 세계의 정보를 그대로 디지털 세계로 옮겨보는 ‘구글 맵’, ‘구글어스’ 같은 거울 세계 영역도, 현실과 다른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대안적 디지털 세계를 만든다는 가상 세계 영역도, 모두 미래형 직업을 그려내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빅 데이터를 활용하는 AI 비서와 클라우드 기술의 도움으로, 더 많은 비즈니스 스펙트럼을 펼쳐야 할 것이다.

그래서 산업계의 동참과 미래형 일자리 연구가 필요하다. 기업은 생산성 향상으로 경영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 보인다면, 자금을 투입하고 안전한 미래형 일자리 찾기에 적극적일 것이다. 요약하자면 메타버스가 생산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자리 잡았을 때, 비로소 산업의 축을 옮길 수 있다.

의료, 과학기술, 등대 공장, 국방, 교육, 예술 분야의 활동에서 큰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영역에서도 새로운 세상을 여는 일을 도와야 한다. 동기부여를 위해서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는 일도, 스토리텔링으로 감동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도, 분야별로 혹은 융합해서 헤쳐 나갈 길이다.

그렇다면 바로 이 순간, 지혜로운 선택은 무엇일까? 메타버스 플랫폼 비즈니스에 승차하는 첫 관문은 킬러앱 개발이라고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