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UHD 실험방송 계획 나왔다

지상파 UHD 실험방송 계획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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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가 700M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세부적인 지상파 UHD 실험방송 로드맵을 확정했다. 이에 미래부는 3월 11일 지상파 3사에게 UHD 실험국을 허가했다고 밝히며 각 방송사는 700MHz 대역 주파수 108MHz 폭 중 6MHz 폭을 활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상파 방송 3사는 자사 방송망 환경에 맞는 UHD 실험국 시스템을 구축하여 SFN(단일주파수망/방송권역내 모든 송신기가 동일 주파수를 사용하도록 방송망을 구성하는 방식) 등 다양한 유형의 실험과 기술검증을 실시하게 된다.

   
 

본 실험방송에서 KBS는 비교적 상위대역인 66번 채널(782MHz~788MHz)을 할당 받았다. KBS는 2차에 거친 UHD 실험방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만큼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상용화 직전 단계로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2차 실험방송 당시 활용했던 관악산 송신소 외에도 남산에 UHD 송신소를 추가로 설치한 상태다. KBS는 지상파 3사 중 가장 먼저 실험방송에 돌입하게 된다. 또 2015년 지상파 UHD 본방송의 실질적인 주체로써 이번 지상파 UHD 실험방송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제조사와 함께 시민과 직접 호흡할 수 있는 UHD 방송을 준비중에 있다.

단, 미래부는 KBS가 할당받은 66번이 통신용으로 분배된 대역이나, 금년내 주파수 할당 계획이 없는 점을 감안하여, 이미 구축된 실험국 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모바일 광개토 플랜 2.0에 따르면 이번에 KBS가 활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통신 상하위 40MHz 폭에 거쳐있다.

MBC는 52번 채널(698MHz~704MHz)을 받았다. 이에 MBC는 이번 실험방송을 통해 개국방송을 UHD로 구성할 생각이다. 동시에 MBC는 이번 지상파 UHD 실험방송을 통해 새로운 사옥의 최신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동원할 복안이며 실제로 5월 초 상암개국 특집방송을 UHD로 송출하고 관련 콘텐츠 제작에도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SBS는 53번 채널(704MHz~710MHz)을 받았다. 5월 20일 이후로 실험방송을 송출할 예정인 SBS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기점으로 지상파 UHD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악산 송신소는 물론 본사가 위치한 목동에서도 UHD 송신소를 설치했다.

이번 실험방송에서 KBS와 SBS는 기존 송신 사이트 또는 신규 사이트를 활용하여 지상파 UHD의 SFN 구현 테스트를 실시하고, MBC는 1개 채널을 통해 고정 UHD와 이동 HD를 동시에 전송하는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각 지상파 방송사는 4k 60P 실시간 인코더를 적용한 송수신 테스트, 기존 DTV 방송과의 커버리지 및 실내외 수신특성 비교, 브라질 월드컵 및 인천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실시간 중계방송 실험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미래부는 본 실험방송과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은 별개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에 미래부는 “700MHz 대역 주파수의 용도 결정은 이번 실험국 허가와는 별개의 문제이며, 700MHz 대역 연구반에서 충분한 논의 후, 총리실 주파수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추후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가뜩이나 유료방송 규제완화 정책 추진으로 공공 미디어 플랫폼의 형해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700MHz 대역 주파수에 대한 미래부의 미온적인 태도는 지상파 UHD 실험방송이 말 그대로 ‘실험방송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각 지상파에 할당된 6MHz 폭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록 현실적인 이유로 지상파 방송사들이 채널 재배치를 전제로 국민행복 700 플랜을 통해 6MHz 폭을 요구했다고 하지만, 이는 8k 시대를 준비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주파수다.

마지막으로 미래부는 전송방식에 대해서 유럽에서 SD를 HD로 전환하기 위해 2009년 제정된 표준이자, 최근 일부 사업자가 UHD 실험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DVB-T2(유럽방식)를 채택할 것인지, 아니면 2015년 말 미국을 중심으로 표준제정을 목표로 하는 ATSC 3.0(미국방식)를 채택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특정 전송방식을 고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 지상파 방송사들이 ATSC 3.0보다는 DVB-T2를 활용하는 것에 대승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추후 이 문제는 빠르게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2000년 중반 디지털 전송방식 결정 당시처럼 정부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이 행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미래부는 지상파 UHD 실험국 승인에 따른 실험방송 실시와 더불어 케이블 MSO에 대한 8VSB 허용도 같은날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미래부의 ‘절묘한 타이밍’에 대해 지난해 발표한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처럼 각 사업자별 선물 세트를 나눠주는 정책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