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KBS 이사장 ‘공금유용’ 의혹

이인호 KBS 이사장 ‘공금유용’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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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연임을 놓고 잡음이 끊이질 않았던 이인호 KBS 이사장이 이번에는 공금유용 의혹에 휩싸였다. KBS 사측은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지만 정치권에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 당분간 이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회는 9월 2일 신임 이사장 선출을 위한 임시 이사회에서 이인호 교수를 다시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9월 9기 이사회에서 중도 사퇴한 이길영 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당시 문창극 총리 후보 강연 보도 직후 <TV조선> 프로그램에 출연해 “난 기독교인이 아님에도 문 후보자의 강연을 보고 나라를 사랑하고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강연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문 후보자를 반민족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라고 말한 것을 비롯해 그동안의 발언으로 친일 역사관 논란이 일은 바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김서중‧장주영‧전영일‧권태선 등 야당 추천 이사 4명이 이사장 선출에 앞서 최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 새노조)가 제기한 이인호 이사에 대한 의혹 규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야당 추천 이사들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들은 퇴장했고 이후 남은 여권 추천 이사 7명이 표결을 통해 이 이사장을 선출했다. 일반적으로 KBS 이사장은 호선을 통해 뽑으며 관계상 최고 연장자가 맡아왔다.

이 이사장이 또다시 연임되자 KBS 새노조는 성명을 통해 “최근 개인 용무에 회사 공금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새노조는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이인호 씨를 이사장은 물론 이사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에 이어 야당 추천 이사들 역시 성명을 내놓고 “다수의 이사가 강행해서 이사장으로 선출한 이인호 이사는 9기 이사장 시절 프로그램 내용에 개입하거나 역사관을 관철시키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고,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공금유용 의혹까지 제기됐다”며 “공금 유용 의혹 해소 없이 강행한 이사장 선임을 수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감사를 통해 제기된 의혹이 해명된 후 다시 이사장의 자격과 책임감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이사장을 선임하는 것이 공영방송 KBS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며 “이사회가 이인호 이사를 이사장으로 선출한 것은 방송법의 취지를 거스르고 국민의 의사를 배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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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의원실

정치권에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KBS 사측이 ‘허위 사실’이라 주장하는 이인호 이사장의 해외 출장과 관련해서 8월 27일 ‘2015년 해외 출장 내역’을 출장 계획서 및 보고서와 함께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KBS는 제출 시한을 넘겨 10일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제출하겠다’거나 ‘제출이 늦어지고 있다’는 한 마디 없이 아무런 답변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법에 따라 이뤄지는 국정감사에 국민으로부터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 KBS가 사실상 감사를 거부하면서 정작 자신들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허위 사실’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어 “또 비상근인 이사장과 관련해 ‘업무추진비 내역’을 요구했으나 KBS는 “이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는 이사장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사생활까지도 침해할 수 있는 개인 정보가 상당 부분 포함돼 있어 자세한 내역까지는 제공이 어렵다‘며 제출을 거부했다”며 “지난해 ‘관용차량 사적 사용’ 지적에 대해 전혀 해명하지 못했던 이인호 이사장이 사적으로 해외 출장을 가면서 KBS 공금을 썼다는 의혹에 대해 떳떳하고 당당하다면 국정감사부터 성실히 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