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 데이터 요금제 경쟁 ‘점입가경’…보편요금제 ‘무색’

이동통신3사 데이터 요금제 경쟁 ‘점입가경’…보편요금제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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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T가 4만 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이동통신업계의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KT는 5월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데이터 요금제와 똑같이 유‧무선 음성통화 및 문자를 기본으로 제공하면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데이터ON 요금제 3종’을 공개했다.

‘데이터ON 톡’은 SNS나 웹서핑, 표준화질(SD)급 영상 중심으로 무선데이터를 이용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한 요금제로, 월정액 4만9,000원(이하 부가세 포함)에 매월 기본 데이터를 3GB 제공한다. 기본 데이터(3GB)를 초과할 경우에는 최대 1M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다.

‘데이터ON 비디오’는 고화질(HD) 영상을 즐겨보는 다량 데이터 이용자를 겨냥한 요금제로, 월정액 6만9,000원에 매월 100GB를 제공한다. 기본 제공량(100GB)를 초과하면 최대 5M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다. 이는 HD급 영상을 원활히 즐길 수 있는 속도다.

‘데이터ON 프리미엄’은 월정액 8만9,000원에 데이터 제공량 및 속도 제어가 전혀 없는 ‘완전 무제한’ 혜택을 제공한다. 속도 제어가 없는 만큼 초고화질(UHD)급 영상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밍 요금제도 파격적으로 개편했다. KT는 5월 30일부터 미국, 중국 일본에서 국내와 똑같이 음성통화 요금을 1초당 1.98원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과거 미국, 중국, 일본에서 현지 및 국내로 통화할 경우 10분에 5,500~2만4,000원가량 요금을 부담했다면 로밍ON 개편을 통해 10분에 1,200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기존 요금 대비 최대 95% 저렴해졌다.

앞서 LG유플러스도 월 8만8,000원에 속도와 용량 제한 없는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인 바 있다. SK텔레콤 역시 조만간 개편된 데이터 요금제와 로밍 요금제를 내놓을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잇따른 이동통신사의 요금제 개편을 놓고 “보편요금제를 의식한 것 아니냐”, “이동통신사에서 이 같은 요금제를 내놓는다면 보편요금제의 시행 명분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통신비 절감 대책으로 내놓은 보편요금제는 기존 3만 원 대에서 제공하는 월 200분 무료‧데이터 1GB 요금제를 약 1만 원 인하한 것으로, 월 2만 원에 음성 200분‧데이터 1GB를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것보다 가격은 1만 원 이상 저렴하면서 데이터 제공량은 3배가량 많다. 이번에 KT에서 내놓은 요금제 역시 이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선택약정 할인을 적용할 경우 데이터 제공량은 같지만 음성 통화와 문자는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측은 “KT가 내놓은 요금제는 무제한이라고 하지만 고가 요금제 가입자만 받을 수 있는 혜택”이라며 “더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받으려면 저가 요금제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