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난항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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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서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4월 2일 양승동 후보자 임명 저지 규탄대회를 열고 “양 후보자는 세월호가 침몰한 날 밤. 부산의 한 노래방에 있었다. 그랬던 사람이 노란 리본을 달고 적폐청산을 외쳤다니 이중인격자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소름이 돋는다”며 “양 후보자에게 공영방송 마이크를 맡긴다면 ‘아’ 하면 ‘어’로 반응하는 ‘불량마이크’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호성 한국당 수석부대변인은 “더 큰 문제는 정직성”이라며 “청문회에서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을 감추기 위해 거짓증언으로 일관했던 모습은 국민과 국회를 기만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부적격 종합세트인 양 후보자의 임명 강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 후보자 또한 KBS에 대한 애정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다면 즉시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3월 30일 개최된 청문회에서는 초반부터 법인카드 사용내역 제출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양 후보자의 법인카드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청문회는 오후 두 차례 정도 정회됐다. 이후 KBS에서 제출한 법인카드 사용내역에는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사용 내역이 담겨있지 않았으나 박대출 한국당 의원이 자체적으로 입수해 공개한 자료에는 노래방 사용 내역이 담겨있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4월 16일 밤 부산 해운대의 한 노래연습장에서 16만 원 정도가 계산됐다.

양 후보자는 “회사에서 받은 자료에는 2014년 4월 16일 (카드) 사용기록이 없었다. 그런데 재무부에서 다시 확인한 결과 제 법인카드가 사용된 게 맞다”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노래방에 가지 않았다고 수차례 말했고, KBS에서 제출한 자료도 거짓이었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한국당뿐 아니라 바른미래당에서도 양 후보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3월 31일 오전 구두 논평을 통해 “청문회를 시작할 때만 해도 큰 문제없이 적격일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청문회 결과를 놓고 보면 부적격”이라며 “KBS를 이끌어 갈 사장 후보자로서 소신을 당당히 밝히지 못하는 모습과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 참석 여부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제대로 밝히지 않는 모습에 신뢰도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4월 2일 양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작성 때 부적격 의견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세정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노래방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양 후보자가 거짓말을 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며 부적격 의견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KBS에서 제출한 자료는 회사에 청구된 금액만 들어가기 때문에 관련 내용이 제외됐던 것”이라며 “노래방 출입과 관련된 금액은 양 후보자가 전액 부담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오히려 해당 정보가 유출된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며 “제보 자체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4월 2일 브리핑을 통해 “한국당은 피해자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직원 성추행 해결 문제에 대한 사건 의혹을 제기했고, 양 후보자의 세월호 침몰 당시 행적을 들먹이며 양 후보자를 비난했다”며 “더 이상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타인의 아픔을 이용하는 추악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