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수신료 현실화, 낙관적”

양승동 KBS 사장 “수신료 현실화, 낙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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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의견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공론화 과정 거치겠다”
직무재설계, 3월 중 이사회 의결을 받아 4월 1일 시행

[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양승동 KBS 사장은 수신료 현실화와 관련해 국민참여형 숙의민주주의 방식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여론이 달라질 것이라며 낙관적 입장을 밝혔다.

양 사장은 3월 2일 KBS 창립 48주년 기념사를 통해 수신료 현실화에 대해 “나는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양 사장은 “‘요즘처럼 수신료에 대한 여론이 안 좋은데, 무슨 낙관’ 이런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상에서 반응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이런 부정적인 의견들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민참여형 숙의민주주의 방식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치면 여론도 달라질 것”이라며 “공론화 과정에서 그동안 경영 효율화를 위해 기울인 노력과 앞으로의 계획, 지금까지 준비해온 공적책무강화방안을 소상하게 설명 드린다면 국민적 이해와 동의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수신료 현실화를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방송, 그 자체”라면서 “지금 방송 중인 뉴스와 프로그램이 얼마나 믿을 수 있고 감동을 주는가, 그래서 수신료의 가치를 얼마나 더 높일 수 있는지가 결정적 변수”라고 했다.

이에 임직원들에게 “올해 부활하는 대하사극, 조만간 다시 시작하는 UHD환경스페셜과 UHD역사스페셜에 거는 기대가 크다. 고품질의 명품 콘텐츠를 만들어 주시기 바란다”라고 당부하면서 “이렇게 각자의 분야에서 수신료의 가치를 더욱 높여 간다면 KBS는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것이며 수신료 현실화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영효율화 방안으로 추진 중인 직무재설계에 대해서는 “3월 중 이사회 의결을 받게 되면 4월 1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 사장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 지상파 중심의 방송사도 이에 맞게 변화해 가고 있다”며 직무재설계의 3가지 방향으로 △지상파 중심의 선형적 조직에서 디지털형 비선형적 조직으로의 전환, △유연하고 민첩한 조직으로의 전환, △부서별 적정 인력 산출을 들었다.

이를 위해 우선, 편성본부를 멀티플랫포밍(multiplatforming) 편성 조직으로 바꾼다. 양 사장은 “지상파 중심의 편성을 넘어 디지털플랫폼과 융합해서 운용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직무재설계를 통해 본사의 국과 부 단위의 조직과 보직자를 각각 10% 이상 줄이고, 부서별 적정 인력을 다시 산출할 계획이다. 중요성이 커진 재난방송, 디지털콘텐츠, 공영성이 강한 콘텐츠를 담당하는 조직과 인력은 늘릴 예정이다.

대규모 자연 퇴직을 앞둔 가운데 인력이 부족한 곳에는 예년 수준을 넘어서는 규모의 신규 채용을 할 것이라며 상반기 내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양 사장은 “직무재설계로 어느 부서 인력은 줄고 또 어디는 그 반대가 될 것”이라며 “재난방송, 디지털 콘텐츠, 공영성이 강한 콘텐츠 등은 인력이 늘어날 것이다. 직무재설계와 조직개편은 당연히 고통을 동반한다”고 말했다.

KBS 내부에서는 보수 성향의 노조인 KBS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직무재설계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양 사장은 이를 의식한 듯 “열린 자세로 소통하기 위해 눈과 귀를 계속 열어놓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양 사장은 새로운 경영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관리 회계 시스템도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본사 헤드쿼터를 세종으로 이전하고 제작 부분을 각 지역으로 대폭 이전하는 청사진도 국회법 개정 추이를 지켜보며 준비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