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대화 물꼬 텄다

씨앤앰, 대화 물꼬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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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백선하) 씨앤앰과 협력업체 대표들 그리고 씨앤앰 협력업체 계약 종료 근로자를 대변하는 희망연대노동조합이 참여하는 3자 협의체가 11월 28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109명 대량 정리 해고로 장기 노숙 농성, 고공 농성에 들어간 씨앤앰 노동자들과 사측이 3자 협의체 구성을 계기로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씨앤앰 사측이 여전히 노조 탄압은 부정하며 노조에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3자 협의체가 진정성 있는 대화의 창구가 될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씨앤앰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지난 7월부터 씨앤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입주한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정리 해고된 109명의 복직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 중이다. 지난 11월 12일부터는 협력업체 노동자 2명이 근처에 설치된 25m 높이의 전광판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장기 노숙 농성에 이어 고공 농성까지 시작되자 장영보 씨앤앰 대표는 11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과 협력업체, 희망연대노조가 참여하는 3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3자 협의체를 통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날 장 대표는 “법적 책임이 없고 원청사로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그동안 나서지 않았지만 고공 농성 노동자들의 안전을 고려해 상생을 위한 도의적 책임을 실현하고자 나섰다”고 말했다.

11월 28일 오전 11시에는 장 대표를 주축으로 한 사측과 김병수 기가 사장·이창학 신성 사장·서동진 케인 사장 등 협력업체 대표들 그리고 이종탁 희망연대노조위원장·김진규 씨앤앰지부장 등이 참석한 3자 협의체 첫 회의가 개최됐다. 3자 협의체 제안 이후 이틀 만에 이뤄진 결과다. 희망연대노조는 이날 회의에서 씨앤앰 사측과 협력업체 대표들에게 진정성 있는 교섭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희망연대노조 관계자는 “원청사로서 씨앤앰이 고용 책임을 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면서 “12월 1일부터 일주일간 집중 교섭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3자 협의체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씨앤앰 사태는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희망연대노조를 중심으로 한 노동자 측은 해고자 복직 문제와 함께 고용 보장, 2014년 임단협 체결 등을 요구 사안으로 내세우고 있는 반면 씨앤앰 사측과 협력업체 측은 고공 농성에 나선 노동자들의 안전 보장을 중심으로 해고자 복직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문제 해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씨앤앰은 서울 경기 지역에 케이블 방송국 17개를 소유한 수도권 최대 규모의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로 ‘매각가치’를 높이기 위해 미래창조과학부 공무원들을 상대로 술과 골프 등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07년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사모펀드(MKOF) 등 씨앤앰 주요 주주들은 일정 기간 수익률을 기대하고 출자했지만 씨앤앰 매각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어 노사 갈등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이대로 진행된다면 매각 자체가 표류할 공산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