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 모두 교체돼야”

“방통위원, 모두 교체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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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을 두고 다양한 인물이 하마평에 오르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 및 방송현업인들의 목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2월 12일 방송인총연합회(한국아나운서연합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감독연합회, 한국방송카메라감독연합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는 ‘3기 방통위원 추천과 관련한 방송인총연합회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식 입장을 통해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3기 방통위원 구성을 앞두고 밀실에서 ‘정치권의 입장에서 방통위원으로 누가 적절한가?’에만 초점을 맞춘 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방통위원에게 요구되는 자질과 능력에 대해선 공개적 토론과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식으로 3기 방통위원이 선임된다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언론 현안들은 현업의 목소리가 배제된 채 또 다시 정치권에 휘둘리는 일이 되풀이 될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3기 방통위원의 자격으로 방송 분야의 전문성, 공공성에 대한 인식과 가치지향, 지역성, 소통과 통합, 이해갈등 조정능력, 정치적 독립성과 정책추진력, 도덕성이 3기 방통위 선임의 중요한 기준이라고 강조하며 “정치권은 3기 방통위원 추천 과정에서 시민사회와 방송 현업단체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적임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견인할 것을 주장한다. 방통위원은 보은을 위한 자리 ‘나눠먹기’, ‘내려꽂기’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2기 방통위원들은 더 이상 방통위원의 자리를 탐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같은날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방통위의 위상, 상임위원 구성 등과 관련된 현행법이 고쳐지지 않은 채로 3기를 맞이하게 된 점은 매우 개탄스럽다”고 지적한 후 “방송의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이 중요한 만큼 감독기관인 방통위 역시 정치적으로 독립되어야 마땅하다. 그동안 방송계 안팎에서 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법 개정 성과를 내지 못한 국회의 무능과 직무유기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연임이 확실시 되는 방통위 위원들을 지목하며 강경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들은 “이경재 위원장은 대통령과 텔레파시가 통한다고 대놓고 말함으로써 한순간에 방송을 정치권력의 부속품으로 만들어 버린 사람이다. 위험하고 천박한 방송관을 가진 위원장은 교체돼야 마땅하다”며 “지난 3년 임기 동안 방송이 정치권력에 의해 유린당하고 장악되는 과정에서 이를 말리기는커녕 부추기고 방관한 위원들 역시 물러나야 한다. 방송의 품위와 공정성을 망가뜨리고 있는 종합편성채널을 4개씩이나 만들어주고 온갖 특혜로 미디어생태계 파괴를 조장한 2기 방통위는 반성의 주체일 뿐이다”고 지적했다. 2기 방통위 모두 결격사유가 많다는 지적인 셈이다.

동시에 언론노조는 신임 방통위원 물망에 오르는 인사들에 대해서도 우려의 뜻을 보였다. 이들은 “정당의 방통위원 추천은 유력 정치인이 측근을 앉히는 ‘권력’이 아니라 방송노동자들과 언론시민사회의 의견을 들어 최적의 전문가를 영입해야 할 ‘의무’에 속한다. 새누리당은 밀실 추천을 중단하고 당장 공모를 시행하라. 민주당 역시 무늬만 공모가 되지 않도록 심사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라”고 지적한 후 “(언론노조는) 공론장에서 방송분야의 전문성, 공공성에 대한 인식과 가치지향, 지역성, 소통과 통합·이해갈등 조정능력, 정치적 독립성과 정책추진력, 도덕성 등 6개 항목을 상임위원의 자격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이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언론시민사회와의 논의를 통해 적임자로 판단되는 인사들을 추천하기도 했다. 3기 방통위가 올곧게 구성되도록 청와대와 양당은 현명하게 판단하라”고 전했다.

현재 3기 방통위 구성을 두고 여당에는 이경재 위원장의 연임을 중심으로 미래창조과학부 최재유 정보통신방송정책실장, 한국인터넷진흥원 이기주 원장의 방통위원 선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며 여기에 SBS 기자 출신인 허원제 전 새누리당 의원이 유력하다.

야당은 총 11명의 후보군으로 압축됐다. 지난 10일 민주당 3기 방통위원 공모에 지원한 인사는 고삼석 중앙대 교수, 권혁남 전북대 교수, 김재홍 전 열린우리당 의원, 박동영 전 KBS 이사,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 윤창환 한국정보통신개발원장, 이완기 민언련 정책위원장,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 조신 전 서울시교육청 대변인,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다. 여기에 연임의사를 밝힌 김충식 2기 상임위원도 있다.

김충식 상임위원은 호불호가 갈린다. 2기에서 물러나는 양문석 위원이 고삼석 교수와 함께 김 위원의 연임을 공개적으로 지지했지만 시민사회단체의 시선은 싸늘하기 때문이다. 특히 시민사회단체와 현업 방송인들은 김 위원이 야당 위원으로서 제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공개 토론회는 물론 별도의 성명을 통해 김 위원의 연임에 반대하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위원이 시민사회단체와의 스킨쉽이 부족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이는 야당 추천 위원의 커다란 결격사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과의 관계가 우호적이고 방통위 사무처에서 일정 정도의 지지를 받고 있어, 실제 연임 가능성은 근소하게 높은 편이다. 이경재 위원장을 적절하게 견제할 수 있는 중량감있는 인사라는 분석도 있다.

시민사회단체의 추천을 받은 후보는 최진봉 교수, 이완기 민언련 정책위원장, 고삼석 교수다. 최 교수는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 방통위 방송통신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국회방송공정성특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 정책위원장은 MBC 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1992년), 울산 MBC 사장과 미디어 오늘 사장을 역임했으며 고 교수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대선에 출마하자 캠프단 간사로 활동했었다. 현재로서는 김충식 상임위원과 더불어 가장 유력한 3기 방통위 후보군이다.

이 외에도 권혁남 교수는 한국언론학회장을 지낸 정통 학계인사며, 김재홍 전 의원은 경기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경재 위원장-김충식 위원처럼 동아일보 기자 출신이다. 방송독립포럼 운영위원 겸 고문으로 재직중인 박동영 전 이사는 KBS 출신이며, 윤승용 전 수석은 국방홍보원 원장을 역임했다. 마지막으로 윤창완 원장은 민주당 대변인 출신이고 조순영 전 대변인은 KBS 정치부장을 역임했다. 조신 전 대변인은 참여정부에서 공직을 수행했으며 이후 문재인 대선 캠프에도 몸 담았던 인사다. 야당 후보군은 무려 7명이 언론인 출신이다.

이후 민주당은 원내대표, 원내부대표, 원내대변인(2명), 사무총장,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4명) 등 총 9명의 추천위원회를 통해 두 명을 최종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추천위의 구성 상 원내대표의 입김이 강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에, 전병헌 의원의 ‘복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