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물러나라” 외친 김민식 PD 인사위 회부

“김장겸 물러나라” 외친 김민식 PD 인사위 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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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회사의 지휘체계 훼손하고 직장질서 문란하게 해” 주장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연장을 거부한 MBC가 이번에는 김민식 PD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MBC 사측은 “김 PD가 회사 내 불특정 장소에서 수십 차례 “김장겸은 물러나라”는 고성을 질러 회사의 전체적인 지휘체계를 훼손하고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며 김 PD의 징계를 위한 인사위를 7월 13일 오후 5시에 연다고 통보했다.

김 PD는 지난 6월 2일 회사 안에서 “김장겸을 물러나라”고 외쳤으며, 이 모습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했다. 이 사건으로 김 PD는 사측으로부터 한 달간 대기발령을 받았고 이후 MBC 내부에서는 직종을 망라하고 사장 퇴진 운동이 더 거세졌다. 일부 구성원들은 자신의 SNS를 활용하기도 했다. 언론도 움직였다. 특히 한겨레는 7월 1일자 토요판에 ‘김민식 PD의 싸움’이라는 커버스토리를 실어 김 PD가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 다시 한 번 조명했다.

1996년 입사해 일일시트콤 <뉴논스톱>, 드라마 <내조의 여왕> 등을 연출한 김 PD는 지난 2012년 공정방송을 기치로 내건 170일간의 총파업에서 김재철 전 사장의 퇴진을 주장해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후 제작 현장에서 쫓겨나 비제작부서로 전출됐다.

사측이 인사위를 소집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MBC 노조는 “김 PD가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대표이사에 대해 근거 없이 물러나라고 소리쳤다’고 주장하지만 김장겸 사장은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9년 동안 정치부장,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등으로 수직 상승하면서 MBC 뉴스를 파탄낸 장본인으로 해사 행위를 했을 뿐만 아니라, 방송법과 MBC 방송강령을 위반했고, 국민의 자산인 공영방송을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렇기에 MBC 구성원들은 김장겸 사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며 “최근 노조와 PD협회 등 사내 43개 직능단체가 간부들을 포함한 MBC 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5.4%인 1,996명이 김장겸 씨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현재 김 PD는 54쪽에 달하는 소명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사위 전 과정을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한다. MBC 노조도 김 PD의 인사위를 전후해 피켓팅과 퍼포먼스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 역시 오후 4시 50분부터 노조와 김 PD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한편 MBC 사측은 7월 10일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연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별근로감독은 사법경찰권을 가진 근로감독관이 노동관계법, 단체협약, 취업규칙 위반행위를 조사하는 절차로, 위법행위가 드러나면 검찰 기소를 통해 사업주는 물론 실무 간부와 노무 담당 사원들까지 형사처벌될 수 있다.

앞서 MBC 노조는 김장겸 사장과 MBC 법인을 상대로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했으며, 이것이 받아들여져 6월 29일부터 7월 10일까지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이 실시됐다. 하지만 이후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의 연장을 요청했고, MBC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

MBC 사측은 7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첫날을 포함해 사흘을 별 조사 없이 대충대충 소일하다가 나흘째 갑자기 MBC를 겁박하는 조사로 표변하더니 급기야 아무런 근거 설명도 없이 나흘간 연장한다는 임검지령서까지 들이댔다”며 특별근로감독 기간의 연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근로감독의 태도가 편파적으로 변하고 짜 맞추기 조사일지라도 권력기관인 정부의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며 “방송 장악을 위한 막가파식 특별근로감독 기간의 연장 의도에 대해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