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C 2026 참관기…뉴스 제작 자동화의 현재

[기고] IBC 2026 참관기…뉴스 제작 자동화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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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김형철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사무처장]

Ross Video와 Vizrt 부스 방문 참관기
2026년 9월 11일부터 14일까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RAI에서 열린 IBC 2026은 방송·미디어·엔터테인먼트의 제작, 관리, 배포 기술을 한자리에서 다루는 국제 전시회다. 행사 홈페이지가 사전에 제시한 규모는 170여 개국 4만4천 명 이상, 1,300개 이상 전시업체다. 막상 입장했더니 10개 이상 되는 홀 규모에 인파로 인해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붐볐다.

올해 공식 슬로건은 ‘Create the Moment’이며, 프로그램의 세 축은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전환적 기술, 사람과 목적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거의 모든 업체가 AI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그러나 설명을 자세히 들으면 AI의 역할은 제각각이다. 어떤 업체는 생성형 AI로 그래픽 초안을 만들고, 어떤 업체는 영상의 얼굴·사물·장면을 자동 태깅하며, 또 다른 업체는 기존 규칙 기반 자동화의 설정과 운용을 쉽게 만드는 데 AI를 사용한다. 뉴스 제작에서 중요한 질문은 ‘AI를 쓰느냐’가 아니라 ‘어느 단계까지 기계에 맡기고, 돌발 상황에서 사람이 얼마나 빨리 통제권을 되찾을 수 있느냐’였다. 뉴스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건 라이브 환경에서 안정적인 방송 제작이 아닐까?

필자의 이번 참관 목적은 비교적 명확했다. 차세대 뉴스 NPS 구축을 앞두고, 뉴스 제작 자동화 분야의 양대 축인 Ross Video(캐나다 오타와 소재 라이브 제작 장비 전문기업)와 Vizrt(노르웨이 베르겐에 뿌리를 둔 실시간 그래픽·스튜디오 자동화 기업)의 올해 방향성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었다.

Ross Video: 개별 장비보다 통합 제작 생태계
Hall 8에 자리한 Ross Video 부스는 뉴스 자동화만을 별도 섬처럼 보여주기보다 라우팅·신호처리, 스위처, 그래픽, 로봇카메라, 미디어 워크플로, 오디오, 리플레이와 자동제어를 하나의 제작 생태계로 묶는 구성이었다. Ross가 사전에 밝힌 IBC 2026의 방향도 ‘더 매력적인 콘텐츠, 간소화된 워크플로, 뛰어난 라이브 경험’이다.

OverDrive 뉴스 부조 제작 자동화 시스템
부스 안쪽에 마련된 뉴스룸 워크플로 존이 중요한 목적지였다. Ross의 뉴스 자동화 축은 세 개다. Inception(뉴스룸 기사 작성·큐시트 관리 시스템, NRCS), OverDrive(뉴스 부조 제작 자동화 시스템), XPression(실시간 그래픽 엔진)이고, 여기에 웹 기반 미디어 자산관리(MAM) 도구인 Streamline이 붙는다.

가정한 데모에서는 NRCS의 런다운을 불러온 뒤 각 스토리에 미리 정의한 카메라, 클립 서버, 그래픽, 오디오 동작이 연결됐다. 운영자가 Take를 누르자 여러 장비 명령이 순서대로 실행되고, 중간에 카메라를 수동으로 바꾼 뒤 다시 자동 진행으로 돌아오는 흐름을 확인하는 장면으로 구성했다. 자동화의 장점은 버튼 수를 줄이는 데 있지만, 생방송 뉴스에서 더 중요한 것은 속보 삽입, 순서 변경, 클립 지연 같은 예외가 발생했을 때 자동화에서 이탈하고 복귀하는 절차가 단순한가 하는 점이었다.

2026년 공개된 OverDrive의 변화는 Studio와 Omni 두 등급으로 제품 구성을 나눈 것이다. 두 등급 모두 MOS/NRCS 연동, 런다운·직접 제어, 템플릿 편집, 복수 런다운을 지원하지만, Omni는 라이브 환경을 위한 확장성과 이중화, 고급 오디오 기능을 강화했다. 신형 CX-3E 패널도 출시했다. 작은 면적에 샷박스, 오디오 페이더, 로봇카메라 제어를 통합해 한 명의 운영자가 화면과 물리 조작계를 오가며 대응하도록 설계됐다.

올해 Ross가 강조한 것은 지난 4월 발표한 HighField AI와의 파트너십이었다. 데모는 이렇게 진행됐다. 기자가 Inception에 기사 원고를 작성하면, AI가 그 원고의 맥락을 읽어 적합한 XPression 그래픽 템플릿을 스스로 찾아낸다. 그리고 Streamline에서 필요한 영상·사진 자산을 끌어와 텍스트, 인용구, 데이터를 조합해 방송 가능한 상태의 그래픽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편집 규칙과 브랜드 가이드라인이 자동 적용된다. 하단 자막(lower-third), 인물 프로필, 전면 그래픽 같은 반복적인 항목이 몇 초 만에 나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기능이 ‘대화형’이라는 점이다. 프로듀서가 “두 후보의 지지율 비교 그래픽을 만들어줘”라고 요청하면 시스템이 방송사 자체 템플릿과 자산을 써서 즉시 구성한다. 새로운 도구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쓰던 도구에 말을 거는 방식이다.

Vizrt: AI 기반 시각 스토리텔링과 소프트웨어 정의 제작
Hall 10에서 Vizrt가 내건 문구는 ‘더 많은 라이브 콘텐츠, 더 많은 시청자, 더 적은 복잡성’이었다. 올해 공식 전시 콘셉트는 클라우드에 맞춰 설계된 AI 기반 라이브 비디오·그래픽·시각 스토리텔링이며, AI 창작, 동적 시청자 참여, 새로운 수익 모델, 신뢰 우선의 스토리텔링을 함께 제시했다.

Viz Mosart 5.16
가정한 Mosart 데모에서는 NRCS 런다운의 스토리가 카메라 전환, 비디오 재생, 그래픽, 오디오, 로봇카메라 프리셋으로 변환됐다. 정해진 순서대로만 움직이는 자동 송출이 아니라, 운영자가 필요할 때 수동 또는 반자동으로 이탈한 뒤 ‘Take Next’로 다시 런다운 흐름에 합류하는 방식이 핵심이었다. 이는 속보와 애드리브가 많은 뉴스에서 자동화율보다 예외 처리 설계가 중요하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Viz Mosart 5.16은 Mosart 템플릿에서 EVS 플레이리스트를 직접 제어해 뉴스·스포츠의 하이라이트 묶음을 빠르게 송출할 수 있게 했고, 막판 수정에 사용하는 Quick Editor에서 선택 가능한 템플릿을 제한해 오조작 가능성을 낮췄다. 직전 버전 5.15의 Adaptive Live Producer는 Viz Engine을 주 합성기로 사용해 라이브 소스, DVE, 전체화면·오버레이 그래픽을 하나의 프로그램 출력으로 합성한다.

운영 화면도 웹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Mosart Web Applications 3.0의 Showmaker는 NRCS 소규모 제작에서 런다운을 만들 수 있고, Smart Panel은 비기술 인력도 쓸 수 있는 맞춤형 터치 제어 화면을 제공한다.

Viz One 8.1
뉴스 NPS 관점에서 가장 실용적인 AI는 Viz One 8.1의 메타데이터 자동화였다. DeepVA 연동을 통해 얼굴·사물·장면을 인식하고, 의미가 유사한 구간을 장면 단위로 나누며, 벡터 검색으로 관련 영상을 찾는다. 예를 들어 정확한 파일명이나 태그를 몰라도 인물, 장소, 행동의 의미를 바탕으로 유사 장면을 찾는 구조다. 한국어 음성, 국내 인물 데이터셋, 오탐 수정과 개인정보 처리 방식은 별도의 PoC가 필요할 것 같다.

차세대 뉴스 NPS에 적용하려면
두 회사 모두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말했지만, 자동화의 성패는 운영 인원을 몇 명 줄이느냐보다 예외 상황을 얼마나 예측 가능하게 처리하느냐에 달려 있었다. 국내 방송사가 검토할 때는 첫째, MOS·REST API·메타데이터 규격과 기존 장비 드라이버의 실제 연동 범위를 문서로 확정해야 한다. 둘째, 정상 런다운뿐 아니라 속보 삽입, 순서 교체, 미완성 클립, 그래픽 렌더 실패, 로봇 카메라 프리셋 오류, 주·예비 서버 전환을 PoC 시나리오에 넣어야 한다. 셋째, AI 기능은 정확도 수치보다 편집권과 감사 추적이 중요하다. 자동 태깅이나 그래픽 생성 결과를 누가 승인했는지, 잘못된 인물 인식과 저작권 문제가 생겼을 때 원본과 수정 이력을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AI 등 소프트웨어 구독료, GPU, 전문 서비스와 교육, 장애 시 현장 지원을 포함한 5년 총 소유 비용을 비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전면 교체보다 그래픽 자동화, 특정 뉴스 프로그램의 반자동 제작처럼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범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편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후기
전시장 14개 홀을 한 번 훑는 데만 반나절이 넘게 걸린다. 한국 참가 업체와 한국인 참관객이 여전히 소수라는 점, 그래서 한국 방송사 현업의 맥락을 이해한 상태에서 기술 설명을 들을 기회가 드물다는 점도 조금 아쉬웠다.

기술은 준비되어 있었다. 준비가 덜 된 쪽은 오히려 우리다. 폐쇄망이라는 제약, 한국어라는 조건, 그리고 자동화 이후의 인력 운용이라는 숙제는 벤더가 풀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번 참관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신기술 목록이 아니라, 우리가 답해야 할 질문의 목록이 분명해졌다는 점이었다.

본 참관기가 차세대 뉴스 제작 시스템을 준비 중인 다른 방송사 동료들에게도 참고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