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연기로 방송 접근성 높은 상황…“방송사, 어린이·청소년 보호 각별히 유의해야” ...

개학 연기로 방송 접근성 높은 상황…“방송사, 어린이·청소년 보호 각별히 유의해야”
최근 어린이·청소년의 정서 발달 고려하지 않은 심의 사례 늘고 있어

722

[방송기술저널 전숙희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교 개학이 연기되거나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면서 각 가정 내 어린이·청소년들의 방송 시청 시간이 증가하기 쉬운 상황이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사업자들이 어린이·청소년 보호를 위해 각별히 노력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작년 한 해 방송사업자가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의 방송은 시청대상자의 정서 발달 과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44조 제2항을 위반한 건수는 총 51건이었다.

최근에는 해당 조항 위반 안건이 연이어 심의에 상정되는 등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어린이·청소년의 정서함양에 악영향을 주는 내용이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을 여과 없이 방송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사례로 드라마에서, KBS-2TV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은 청소년들이 번개탄을 이용해 자살을 시도하는 과정과 방법을 상세히 묘사하고 이를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해 법정 제재인 ‘주의’를 받았으며, SBS-TV ‘배가본드’는 여성들이 단체로 한복 저고리를 벗거나 탈의한 상태로, 누워 있는 남성의 등 위에 올라가 마사지하는 장면 등을 ‘15세이상시청가’ 등급으로 방송하고,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재방송해 행정지도인 ‘권고’를 받은 바 있다.

또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OBS-TV ‘독특한 연예뉴스’ 여성 연예인들의 비키니 사진을 보여주며 여성이라면 비키니 사진을 공개하고 싶어 한다며, 이를 위해 굶어서 몸매 관리를 해야 한다는 등 어린이·청소년의 그릇된 고정관념을 강화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방송했으며, tvN과 XtvN의 ‘대탈출2’은 탄 시신 모형과 출연자들이 해당 시신에서 떨어진 팔에서 반지를 빼는 장면 등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방송했다. 이에 각 프로그램에 법정 제재인 ‘주의’가 결정됐다.

이외에도 폭탄주로 음주 대결을 하는 등 음주 장면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장시간 방송한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와, 사지가 꺾인 채 피를 흘리며 죽는 장면을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반복적으로 노출한 tvN과 OtvN의 ‘방법’에 대한 심의가 현재 진행 중이다.

방심위는 “교육부가 초·중·고교 개학 연기와 함께 온라인 개학 등을 발표함에 따라 어린이·청소년들이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져 방송 시청 접근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방송사업자의 공적 책임이 더욱 요구된다”고 당부했다.

앞으로 방심위는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중점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특히 어린이·청소년 보호 관련 방송심의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거나 사안이 중대한 경우에는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