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미래방송 서비스전략 마련 서둘러야

[사설] 지상파, 미래방송 서비스전략 마련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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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상파, 미래방송 서비스전략 마련 서둘러야 !]


  디지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어 가는 상황이 급하게 전개되고 있다. 방송환경과 시장구조가 새로운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매체 다채널 환경이 되었지만 콘텐츠는 대부분 지상파방송사가 생산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다. 다양화된 정송채널이 다양한 콘텐츠를 요구하고 있지만 신규사업자들은 콘텐츠 동등 접근권을 주장하면서 지상파 방송사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과거의 방송시청은  고정수신이 주류였지만 이제는 통신단말기 또는 이동형 전용 단말기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청형태가 변하고 있다. 기존 방송사의 한정된 전송방식에 비해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신규 매체들은 가장 선호도가 높은 지상파방송사의 콘텐츠를 VOD등의 방법으로 서비스하면서 기존 지상파방송사 시청자를 끌고 있다. 또한 통신서비스와 복합적으로 상품을 구성하여 제공함으로써 경쟁력 제고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지상파방송사는 지난 2002년부터 아날로그방송의 디지털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더디게 전환되고 있다. 서울 소재 본사들의 제작시설은 거의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어 가고 있지만 지방소재 방송사들은 아직도 디지털 전환 진척도가 낮은 편이다. 송신시설의 경우 대출력 시설들만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졌을 뿐 전파음영을 해소하기 위한 소출력 중계소들은 가용주파수와 투자비 부족 등으로 디지털 전환이 요원 상태이다. 디지털 방송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양방향 서비스는 리턴채널을 확보하지 못해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무선 리턴채널망 구축은 기술적 한계와 투자비용, 수익성의 한계 때문에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기술적 환경에서 가능한 방안으로는 기존 통신망 또는 케이블 방송망을 이용하는 방안을 강구하자는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2012년 연말까지 특별법이 규정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어도 지상파방송사의 서비스 경쟁력은 오히려 지금보다도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상파방송과 같이 아날로그로 방송을 시작했던 케이블 방송도 디지털 전환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시청자의 디지털 수신기 보급 진척속도에 따라 사업자는 수익성을 쫓아 디지털 전환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각종 부가서비스도 동시에 제공할 수가 있다. 신규로 도입된 IPTV, 위성방송, 위성DMB방송 또한 디지털 방식으로 시작했고, 자체망을 이용한 리턴패스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부가서비스 즉시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디지털 환경에서는 지금까지와 다른 차원의 경쟁력으로 방송매체들의 서열이 매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과 통신산업을 통합적으로 관할하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했지만 방송정책은 없고, 통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신규매체 진흥책만 나오고 있다. 무료보편적인 방송으로 사회 공익성과 공공성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던 지상파 방송사의 정체성은 이제 한계상황에 다다르고 있는 것 같다.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정부의 각종 정책도 언론으로서의 지상파방송사의 역할은 도외시한 채 산업논리로만 내몰고 있다. 지상파 스스로도 공영방송, 민영방송이라는 정체성 논란에 휘둘리고 있어 격화되는 미래방송 환경변화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무료방송과 유료방송,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의 사회적 역할에는 분명한 차이와 역할이 있고, 존중되어야 한다.

  디지털 미디어의 대폭적인 증가로 기존의 매체 정체성은 콘텐츠, 네트워크, 플렛폼 중심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또한 유료방송중심의 멀티플렛폼 환경에서 인터넷, Wibro, HSDPA, IPTV와 연계된 이동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지상파 방송사의 경쟁력은 한 없이 추락할 수 있다. 미래의 지상파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지상파방송의 원래 기능이었던 무료 보편적이고 공익적인 역할이 인정되고 존중되어 지상파방송을 진흥시킬 수 있는 정부 정책이 수립, 추진되어야한다. 지상파 방송사도 지금까지의 행태를 벗어나 서비스 활성화 및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매진해야할 때이다. 지상파의 경쟁력이 보편적인 사회문화를 유지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디지털 엔지니어들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방송에 정통한 엔지니어 스스로가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부단히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