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백선하) KBS가 공사 창립 42주년을 맞아 3월 2일 오후 정치권과 정부 관계자, 시청자위원, 학계, 직능단체장 등 각계 대표들 앞에서 처음 제정된 미션(Mission)과 비전(Vision)을 선포했다.
이날 발표된 미션은 ‘가장 신뢰받는 창조적 미디어’이고, 비전은 ‘TV를 넘어! 세계를 열광시킨다!(Beyond TV! Rock the World!)’이다.
KBS는 “미션과 비전을 대내외에 선포한 것은 국가기간 방송이자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대표 공영방송으로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포된 KBS의 미션과 비전은 지난해 10월부터 약 6개월 동안 KBS 본사와 지역, 계열사 구성원들이 첫 기획부터 설문조사, 최종안 확정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시청자와 시민사회단체, 언론 학계의 평가도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KBS는 미션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첫 단계로 ‘KBS 미래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먼저 내부 조직 혁신과 효율화를 위해 △임금피크제 연내 실시 △연봉제 도입 △인력구조 개편과 퇴출구조 확대 △성과급제 확대 등을 적용키로 했다. 또 비용구조 혁신을 위해선 △향후 5년 간 인건비 포함 3천억 원 절감 △유기적 움직임을 위한 ‘One KBS’ 경영 추진 △지역국 기능 조정 및 운영 합리화 △본사와 계열사 시너지 확대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한 실무자를 위한 ‘KBS 공정성 가이드라인’도 공개했다. 총 113페이지 분량으로 만들어진 공정성 가이드라인은 자사 보도‧시사‧교양 프로그램에 대한 일부 공정성 논란을 불식하고 공영방송의 핵심 가치인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제작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공정성‧정확성‧다양성을 3대 준칙으로 설정한 뒤 제작자들이 현장에서 자주 맞닥뜨리는 분야를 △공직자 검증 △선거 △여론조사 △공공정책 △사회갈등 △역사 △재난재해 등 7개로 나눠 그 아래 49개 제작 세칙을 규정했다.
KBS는 “공정성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T/F와 편집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이전에 공정성 논란이 있었던 KBS의 사례는 물론 해외 관련 사례를 살펴보고 토론해 마련한 준칙들을 정비한 뒤 마련한 안에 대해 내‧외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는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KBS는 해외의 경우 영국 공영방송 BBC가 ‘불편부당의 원칙’을 정해 외부로부터의 공정성 논란에 대응하고 있고, 국내에도 다양한 형태의 가이드라인이 있기는 하지만 공정성과 관련한 준칙을 모두 모아 하나로 정비한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KBS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내부에선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오전 사내 미션‧비전 선포식에선 한 마디 언급도 없다가 오후에 외부 인사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됐다”며 “(KBS 미래혁신 방안은) 사실상 구조조정과 다를 바 없는 내용들”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KBS 미래혁신 방안에 대한 내부 비판이 일자 KBS 교향악단 단원들의 신분을 둘러싼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KBS 교향악단 단원 100명 중 67명은 KBS 소속이고, 나머지는 재단법인 KBS 교향악단 소속이다. 앞서 지난 2012년 9월 KBS 교향악단이 재단법인으로 출범하면서 KBS는 단원들에게 재단법인으로 재입사를 요구했지만 대다수 단원들이 이를 거부해 67명은 “2년 후 다시 논의하자”는 조건 아래 KBS 소속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난해 9월에도 대다수 단원들이 전적을 거부했고, KBS 사측은 “(마지막 협상 시한까지) 단원들이 법인으로 전적하지 않으면 일반직으로 전환해 다른 업무에 투입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