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한국 시장에서 철수

[IT] 모토로라, 한국 시장에서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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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모빌리티가 한국 진출 24년 만에 결국 한국 내 휴대폰 사업을 접는다.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개발하고, 우리나라에 첫 휴대폰을 들여온 모토로라모빌리티는 지난 10일 직원들에게 공식 철수 시점을 통보하며 내년 2월 말 한국 내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노키아를 시작으로 블랙베리, HTC에 이어 모토로라까지 철수함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에는 애플을 제외한 외산 휴대폰 업체들이 모두 사라지게 됐다.

모토로라모빌리티 코리아는 바로 어제 “우리는 연구 및 개발, 그리고 소비자 모바일 기기 마케팅 조직을 포함한 한국 내 대부분의 조직에 대한 운영을 중단한다는 계획을 한국에 있는 우리 직원들에게 전달했다”며 전 세계적인 R&D 조직 재편으로 경쟁력 있는 시장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 이상 국내에서는 모토로라 휴대폰의 신제품을 볼 수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판매된 모바일 기기에 대한 품질 보증 지원 및 고객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모토로라모빌리티 측은 국내 사업 철수 후에도 국내 홈 사업부와 아이덴 영업 조직은 그대로 운영해 한국에서 판매된 모바일 기기에 대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휴대폰 사업 이외에 모토로라모빌리티가 국내에서 진행 중인 무전기와 케이블 방송 사업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 국내 직원 500여 명 가운데 약 10%에 해당하는 직원들은 미국의 본사를 비롯해 다른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모토로라모빌리티는 그 외의 직원들에 대해서도 사내 직업센터 등을 통해 재취업의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로 국내에 진출한 지 45년이 된 모토로라모빌리티는 1967년 반도체 사업으로 국내에 진출한 이후 무선 호출기 사업의 성공으로 ‘삐삐’의 대명사로 통했고, 1988년 국내 최초의 휴대폰인 ‘다이나텍’을 선보인 이후에는 2G 피처폰(일반 휴대폰) 시대의 선두를 놓치지 았았다. 그러나 모토로라를 전 세계 1위 기업으로 만들어준 ‘레이저폰’ 이후 이렇다 할 제품을 선보이지 못했고 결국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결국 구글에 인수됐다.

   
 

한편 모토로라모빌리티의 국내 사업 철수 계획이 발표되자 일각에서는 노키아‧HTC를 비롯한 휴대폰 업체부터 지난 10월 국내 사업 중단 계획을 발표한 야후 코리아 그리고 국내에서 고배를 마신 월마트나 까르푸 등 유통업체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가 ‘글로벌 기업의 무덤’이라는 이야기가 사실로 입증되고 있다면서 “국내 업체의 선전도 좋지만 일부 업체의 독과점 상황으로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어 결국엔 소비자만 피해를 보는 구조로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