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내 연구진이 네덜란드에서 펼쳐진 축구 경기와 벨기에서 진행된 TV 토론을 넓은 시야각과 초고화질(UHD)로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중계 기술 시험에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8K급 360도 가상현실(VR), 울트라와이드비전(UWV) 등 UHD 실감영상 실황중계 기술을 개발하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대한민국 대전을 잇는 실시간 중계 시험에 성공했다고 11월 4일 밝혔다.
ETRI가 개발한 이 기술은 차별화된 미디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인간이 인지 가능한 시야각 범위인 100~110°각도에 최적화된 영상을 만든다. ETRI 관계자는 “해당 기술은 UHD 화질을 유지하면서 최대 시야각과 비슷한 UWV 영상, 180~360°까지 볼 수 있는 VR 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면서 “체험자는 HMD와 같은 단말을 사용하거나 대화면 스크린을 통해 현장감과 몰입감이 극대화된 체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핵심 기술은 ‘실시간 모니터링 및 생성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여러 대의 UHD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하나로 붙여 마치 한 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것처럼 자연스럽고도 시야각이 넓은 초실감 영상을 만들어 낸다. 이 기술을 적용해 촬영한 영상은 세로 폭은 변환 없이 가로 폭 변환 기준으로 UHD 선명도(4Kx2K)의 3배인 12Kx2K UWV 영상과 UHD 선명도의 4배인 8Kx4K급 영상으로 구성된다.
ETRI 관계자는 “기존에는 대용량 영상 정보를 하나로 합치면 부자연스럽게 나타나거나 전송에 문제가 나타났는데 실시간 기하 정보 처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초실감 영상 통신의 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ETRI는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 유관기관들의 협조를 받아 지난해 9월 네덜란드에서 펼쳐진 네덜란드-페루 국가대표팀 친선 축구 경기에서 실증을 거쳤다. ETRI의 기술로 현지 경기를 촬영하고 국제 연구망(KREONET)을 통해 우리나라로 전달하는 실시간 중계하는 시험에 성공한 것이다.
올해 4월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된 방송 토론 프로그램 현장에 360°VR 서비스를 적용했다. 시청자는 360°전 방향에서 토론에 참여한 패널의 모습을 선택해 볼 수 있다.
ETRI는 현재 방송국, 서비스 제공자들과 기술 이전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스포츠 이벤트 실황 중계뿐 아니라 음악 콘서트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로 기술이 활용될 전망이다.
이 기술은 내년 네덜란드에서 펼쳐지는 유럽 최대 음악 경연대회인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Eurovision Song Contest)’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현우 ETRI 미디어연구본부장은 “세계 최초로 초고화질 UWV 영상 실황을 중계하는데 성공했다. 향후에도 차세대 미디어 서비스를 개척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