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곽재옥) 한정된 주파수 자원은 효율적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주파수 자원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재난이나 구호환경에서 신호를 탐지하는 것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일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깨끗한 전파환경을 위한 스마트한 전파모니터링 기술 개발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탐지거리가 2배 이상 획기적으로 향상되고 전파방향 탐지가 가능한 ‘미약신호 탐지기술’과 ‘광대역 방향탐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월 24일 밝혔다.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미약신호 탐지기술을 전파방향탐지 분야에 적용해 상용화 제품을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고 전했다.
ETRI가 개발에 성공한 ‘미약신호 방향탐지 기술’은 디지털 신호처리기술을 사용해 수신한 다채널 신호들을 상관(Correlation) 처리를 통해 잡음을 제거해 순수 전파 신호원만 추출하는 방법을 적용했다.
이로써 수신탐지거리는 기존 10km 범위에서 2배 증가해 20km까지 가능케 됐고, 기존 3GHz 대비 2배 수신범위가 향상된 6GHz까지 커버가 가능해졌다. 아울러 대역폭도 기존 10MHz 대비 2.5배 향상된 25MHz급이어서 광대역 전파원 위치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으며, 가격은 과거 대비 절반수준으로 낮춰 절감효과도 크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일명 ‘3세대 광대역 방향탐지 기술’ 로 항공, 선박 등의 구조·재난시 전파를 이용해 구조신호를 보내면 쉽게 항공, 선박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 또 위성항법장치(GPS)의 악의적 방해 등에도 즉시 대응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본 전파방향 탐지시스템을 몽골,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이미 수출한 경험을 바탕으로 필리핀 국립통신위원회(NTS)에 400만 달러 수출의 쾌거도 올렸다. 향후 크로아티아 등 유럽으로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향후 국방은 물론 민수 등 시장에 약 2,000억 원 이상의 시장 가치가 있어 중소·중견기업 육성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관련 기술 선도업체인 독일 R&S와 비교해도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에서 뒤지지 않아 국내 전파측정 관련 업체 및 방위산업체의 세계시장 진출 활로를 활짝 열어줄 것으로 ETRI 측은 전망했다.
ETRI가 개발한 광대역 방향탐지 시스템은 배열안테나, 다채널 수신기와 전용 SW로 구성돼 있으며, 배열안테나의 크기는 3단 15개의 안테나로 구성된 총 높이 1.5m이며, 다채널 수신기의 경우 40cm×35cm×50cm 크기로 이동이 쉽게 구성돼 있다.
타깃 전파의 방향 탐지는 고정형 장비에서 추정 영역을 먼저 찾고 이동차량이 근접해 정확한 위치를 찾는 절차로 행해진다. 관련 기술은 국가 전파관리업무, 국방 무선통신분야 및 이동통신 등 혼신원 추적분야, 재난 안전 무선통신분야 등에 적용 가능하다.
ETRI는 이를 통해 향후 전파측정 및 방향탐지의 시스템 통합작업도 계획하고 있다. 즉 장비 통합과 더불어 다양한 방향탐지 방식의 장점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방향탐지 방식도 연구할 예정이다.
최용석 ETRI 전파신호분석연구실장은 “(이번 기술 개발은) 외산 장비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전파방향탐지 시장에서 3세대 방향탐지 관련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기술은 미래창조과학부 ‘스마트 전파 모니터링 플랫폼 기술개발’ 과제 지원으로 개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