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 발표

[종합]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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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가 방송산업발전 종합계획 최종안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11월 14일 초안이 공개되었을 때 엄청난 반발이 일었던 유료방송 중심의 UHD 발전은 일정 정도 조정하는 액션만 취했으며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여부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도 향후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또 유료방송에 대한 8VSB 허용을 재차 확정하는 동시에 방송을 공공의 영역이 아닌, 철저한 산업발전의 결과물로 재단하는 시각이 그대로 묻어나 잡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에 발표된 종합계획은 공공의 영역인 방송을 100% 산업적 가치로 재단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가 종합계획의 비전을 ‘방송산업을 통한 창조경제와 국민행복 구현’으로 정하고 ▲방송산업규제혁신 ▲방송콘텐츠 투자 확대 ▲스마트미디어 산업 육성 ▲차세대 방송 기술 선도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 등 5대 전략과 19개 정책과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성장 제일주의에 방점을 찍었다는 뜻이다. 동시에 모호한 문구와 세부 계획의 구체적인 시기를 누락한 부분은 사업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당장 종합계획 초안에 실린 유료방송 중심의 방송정책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방송을 산업적 가치로만 평가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적인 가치가 크게 축소되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유료방송 중심의 정책 로드맵으로 굳어졌다는 뜻이다. 실제로 초안에 실린 유료방송 규제 완화는 산업발전을 이유로 종합계획 최종안에 그대로 실렸다. 방송의 산업적 낙수효과를 지나치게 맹신했다는 비판이 가능한 대목이다. 여기에 정부가 이번 종합계획 실행을 통해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장밋빛 공약을 내세웠지만, 일각에서는 2년 전 종합편성채널 개국 당시 약속한 2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무산된 사례를 들어 산업발전 진흥 부분에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UHD에 대해서는 전향적인 모습이 엿보인다. 한국방송협회를 중심으로 유료방송 중심의 UHD 발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자 이번 종합계획은 UHD 발전 주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기 때문이다. 계획안에 ‘UHD 방송의 상용화는 콘텐츠 제작·수급과 기술 R&D(연구개발)·표준화 현황, 비즈니스 모델 창출 등을 감안해 추진하기로 한다’는 부분을 두고 많은 언론은 일단 지상파 방송사의 UHD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UHD 자체를 프리미엄 콘텐츠로 분류하는 시각은 여전한 것으로 보여, 추후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매체별로 UHD 로드맵을 설정하겠다는 종합계획의 청사진에 주파수 수급에 따른 지상파의 UHD 전략이 쉽게 녹아들기 어려운 점도 변수다. 이 문제는 최근 TTA 운영위원회가 지상파 UHD 표준을 받아들이지 않은것이 부각되며 상황은 꼬이고 있다.

케이블 MSO에 대한 8VSB 허용은 초안과 같이 전격 허용으로 가닥이 잡혔다. 종합편성채널 특혜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정면돌파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청권 침해문제 및 짝퉁 디지털 전환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부담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IPTV의 8VSB 허용 반대입장이 여전한 가운데 해당 아이템이 방송산업발전과 전혀 관계없는 특혜라는 비판이 고조되는 실정이다. 여기에 8VSB 허용의 현실적인 문제도 급부상하고 있다. 아날로그 TV를 보유한 아날로그 케이블 상품 가입자에 배포될 컨버터의 가격이 4~5만 원에 달하기 때문에, 이를 무상으로 배포할 경우 예산확보 문제(약 2,500억 원)가 돌발변수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8VSB는 계획안의 독소조항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지상파 중간광고는 이번 종합계획에 정확히 명시되지 않았다. 다만 방통위가 추후 방송광고제도 개선 로드맵을 통해 중간광고 허용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순차적인 허용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정부가 종합계획을 통해 수신료 현실화 카드를 빼 든 만큼, 중간광고까지 허용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러한 전망은 종합계획이 발표되던 12월 10일 KBS 이사회가 수신료를 4,000원으로 인상하는 안건을 채택하며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중간광고 허용과 관련이 깊은 일회성 수신료 현실화가 궁극적으로 유료방송에 대한 광고 지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점은 추후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지상파 MMS는 전격 허용이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을 제외한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견제가 만만치 않아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유료방송의 경우 지상파 MMS가 추진되면 자신들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의 관점에서 지상파 의무재송신 확대를 촉구하고 있는 유료방송이 지상파 MMS를 반대하는 것은 이중잣대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지상파 MMS 광고 허용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종합계획은 시청권 보호를 위한 지상파 의무재송신 제도 개선안도 언급했다. 하지만 시청권 보호의 방법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상파 의무재송신 확대를 통해 궁극적으로 유료방송의 금전적 이득을 보전해주는 쪽으로 제도개선안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송신 분쟁 당시 지적 재산권 보호를 천명한 법원의 판결이 지상파의 손을 들어준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지상파-유료방송의 첨예한 충돌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콘텐츠 시장 활성화를 위해 최근 소기의 성과를 거둔 PP 사용료 지급 기준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플랫폼 사업자가 PP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매년 홈쇼핑 송출 수수료의 증가분에 연동해 비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한 부분은 초안과 같다. 여기에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의 시장점유율 규제도 단계적으로 완화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방송 콘텐츠 제작 지원을 위한 방안으로 기획, 유통까지 연계 지원하는 ‘제작지원 밸류업 프로젝트’가 추진하며, 디지털콘텐츠코리아 펀드, 모태펀드 문화계정 등을 활용해 콘텐츠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제작비 대출과 융자, 이행보증 등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