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2025년 을사년(乙巳年)도 어느덧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2025년은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선언 이에 따른 탄핵소추로 혼돈에 싸여 있던 대한민국은 올해 6월 이재명 정부의 출범과 함께 정상화의 단추를 끼우기 시작했다. 방송계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하는 방송 3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 방송통신위원회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 등 변화를 위한 기초를 다지는 시기였다.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도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에 본지에서는 2025년 방송계 주요 이슈들과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의 일들을 월별로 정리하며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7월
–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2025년 2분기 방송기술인상 시상식 개최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는 7월 3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빌딩C동 공동제작센터 4층 시사실에서 2025년 2분기 방송기술인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시상식은 박계호 방송기술인연합회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올해 2분기 방송기술인상 수상자는 △구기훈‧임민상(MBC) △노인규(YTN) △대전 기술국(CBS) △선우건휘(G1방송) △신호(SBS) △안재선(아리랑국제방송) △제주 기술국(KBS) △최원영(EBS) △최혜진(KBS) (가나다순) 등이다. 방송기술인상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소정의 상금이 지급된다

– 정부, SK텔레콤 ‘위약금 면제’ 결정…“관리 부실, 대응 미흡”
정부가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와 관련해 계약을 해지하는 이용자들에게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번 사고 책임은 SK텔레콤에 있고, 안전한 통신 서비스 제공이라는 계약의 주요 의무를 위반했기에 위약금 면제 적용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민관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유심 해킹 사고와 관련해 SK텔레콤은 △계정 정보 관리 부실 △과거 침해 사고 대응 미흡 △중요 정보 암호화 조치 미흡 등의 문제점이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사실도 확인됐다.
과기정통부의 이날 발표는 SK텔레콤과 협의 없이 이뤄졌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만약 위약금 면제 판단에 반대한다면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시정명령을 요구하고, 이행되지 않으면 등록 취소 등의 조치까지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해킹 사고 후 번호이동을 한 가입자들에게는 위약금에 대한 환불 조치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 “AI 중심 국가 대전환 나설 것”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식에서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과기정통부의 정책 방향을 밝혔다. 또한 과기정통부 조직도 AI를 적극 활용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는 한편 수평적인 업무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장관은 국내 초거대 AI 분야를 선도한 대표적인 전문가로, LG 인공지능연구원 초대 원장을 지내며 대규모 AI 모델 ‘엑사원(Exaone)’ 개발을 주도했다. 업계에서는 ‘AI에 대한 높은 이해와 현장 소통 능력’, 그리고 ‘기반 산업 전반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각’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에서 배 장관에게 기대하고 있다.

– KBS-네이버, AI 분야 포괄적 업무제휴 양해각서 체결
KBS와 네이버는 7월 24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1784에서 ‘AI 분야 포괄적 업무제휴 양해각서 체결식’을 갖고 AI 분야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고 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KBS와 네이버는 앞으로 AI 기술의 주도권과 공공성을 확보하고 AI 기반의 첨단 미디어 기술과 파생 콘텐츠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또한 K-컬처 콘텐츠의 세계적 확산을 위해 공동으로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며, AI 관련 지식재산권 쟁점에 대해 발전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 김백 YTN 사장 사임…언론노조 “정상화의 첫 걸음”
김백 YTN 사장이 7월 28일 사임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김백 사장 사퇴는 당연한 정상화의 첫 걸음”이라며 “YTN을 본 궤도에 올리기 위한 투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 YTN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날 일신상의 이유로 대표이사 사장직을 사임했다. YTN은 “이사회 운영 규정 제5조에 따라 차순위 사내이사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며 “회사는 관련 법규와 내부 규정 등 적법 절차에 따라 후속 단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8월
– AI 국가대표에 네이버‧업스테이지‧SK텔레콤‧NC‧LG 등 5개 정예팀 선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할 정예팀으로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을 선정했다고 8월 4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5개 정예팀은 모두 수준 높은 AI 모델 개발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증명됐다. 특히 프롬 스크래치(From Scratch·토대)부터의 개발 경험이 있어 소버린 AI를 개발하고자 하는 이번 프로젝트의 본질에 부합한 것으로 평가됐다.
– 토종 OTT 왓챠, 기업회생절차 돌입
국내 OTT 기업인 왓챠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 17부(부장판사 이영남)는 8월 4일 왓챠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왓챠의 전환사채(Convertible Bond, CB) 채권자인 인라이트벤처스가 제기한 회생 신청에 따른 것이다.
기업회생절차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에 대해 채권자, 주주‧지분권자 등 여러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해 채무자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하는 제도다. 재건과 영업의 계속을 통한 채무 변제가 목적으로 파산과는 구분된다. 왓챠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2026년 1월 7일까지다. 계획안을 검토한 법원은 회생 인가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파산으로 가게 된다.

– 방송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하는 방송3법 중 하나인 방송법 개정안이 8월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석열 정부의 재의요구안(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방송법’, ‘방송문화진흥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등 방송3법은 △KBS 이사 15명(6인 국회 추천)으로 확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EBS 이사 13명(5인 국회 추천)으로 확대 △100명 이상의 공영방송 사장추천위원회 구성 및 5분 3 이상 찬성으로 하는 특별다수제, 결선투표제 도입 △방송편성위원회 설치 및 편성규약 의무화 △KBS‧MBC‧EBS 등 지상파 3곳과 YTN‧연합뉴스TV 등 보도전문채널 2곳의 보도 책임자 임명동의제 등을 포함하고 있다.
– MBC-NC AI, 미디어·콘텐츠 분야 AI 전환 위한 MOU 체결

MBC와 NC AI가 미디어·콘텐츠 분야의 AI 전환(AX)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8월 19일 서울 MBC 상암 사옥에서 열린 안형준 MBC 대표이사와 이연수 NC AI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양사는 미디어·AI·게임 산업을 연계하는 새로운 콘텐츠 밸류체인 구축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미디어·콘텐츠 분야 AI 모델 및 핵심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AI 전환을 통해 글로벌 K-컬처 확산에 기여할 계획이다.
– KBS-방송기술인연합회-RAPA, 방송미디어 산업 경쟁력 위해 3각 연대 강화
KBS와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전파진흥협회(RAPA)가 방송‧미디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세 기관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KBS와 방송기술인연합회, RAPA 관계자들은 8월 28일 오후 3시 인천 송도 RAPA IoT기술지원센터 1층 대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세 기관의 방송‧미디어 분야 협력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세 기관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 국내 방송기술 포함된 ATSC 3.0, 브라질 차세대 방송 표준으로 선정
우리나라 방송기술이 포함된 방송 표준 ATSC 3.0이 남미 지역 핵심 국가인 브라질의 차세대 방송 표준으로 최종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방송기술 표준이 브라질 차세대 방송 표준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8월 29일 밝혔다.
ATSC 3.0은 미국 지상파방송표준기구(ATSC)가 제정한 방송 표준 방식이다. 이번 채택된 기술에는 ATSC 3.0 기반 다중송수신안테나(MIMO)와 계층분할다중화(LDM)를 결합한 기술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9월 ATSC 3.0 물리 계층 국제 표준으로도 공식 채택됐다.
ETRI는 ATSC 3.0 기반 MIMO 및 LDM을 결합한 전송 기술을 ATSC와 함께 공동으로 브라질 차세대 방송 표준의 물리 계층 후보 기술로 제안했다. 이후 브라질에서는 Advanced ISDB-T(일본), 3GPP 5G Broadcast/EnTV(퀄컴), DTMB-A(중국) 등 4개 후보 기술을 대상으로 브라질 현지 테스트 등을 거쳐, ATSC 3.0을 방송 표준으로 최종 선정했다.
9월

– 방통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개편
방송통신위원회가 폐지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분산돼 있는 방송 관련 기능을 한 데 모아 총괄하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신설된다. 정부는 9월 7일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개된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르면 방미통위가 신설되고, 현재 과기정통부가 담당하는 IPTV, 케이블 인허가 등 방송 관련 업무는 방미통위로 이관된다. 방미통위는 현행 위원장 포함 5명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된 방통위 체제가 아니라 상임위원 3명, 비상임위원 4명 등 7명으로 확대해 공영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미디어발전 민관협의회’를 별도로 만들어 미래 미디어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 SBS, ‘뉴스 콘텐츠 AI 학습대가 산정(안)’ 마련
SBS는 뉴스 콘텐츠를 AI 학습에 이용하고자 하는 기업과의 협상을 위한 학습 대가 산정(안)을 국내 지상파 방송사 최초로 마련했다고 9월 9일 밝혔다. SBS는 이날 “대가 산정(안)은 뉴스 데이터의 최신성과 분량, 기업의 규모, 매출, 순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됐다”면서 “다만 공적인 연구 또는 중소·벤처기업에 대해서는 별도의 낮은 가격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