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쟁의에 돌입한 지 22일 만인 6월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내란 결탁세력 유진그룹 규탄 결의대회’를 통해 YTN 사영화 과정의 문제점을 알린 뒤 YTN 정상화 및 공적 소유구조 복원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언론노조 YTN지부는 “오랫동안 국민의 신뢰를 받아왔던 YTN이 유진그룹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내고,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되찾기 위해 전 조합원이 단결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시 한번 전의를 불태웠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5월 22일부터 쟁의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해 말부터 보도국장 임면동의제 등 단체협약 준수, 대규모 배치전환 시 조합과의 사전 협의,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최소한의 임금 인상, 시간외수단 법정화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부터 사측과 임단협 교섭을 진행했지만 지난 19일 최종 결렬됐다.
12일 오전 10시 YTN뉴스퀘어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전준형 언론노조 YTN지부 지부장은 “유진그룹은 졸속 심사를 통해 YTN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했지만, 이후 방통위가 내걸었던 승인 조건 10개 가운데 7개를 무시하고 위반했다”며 “대선 기간 정책집을 보면 새 정부 공식 정책에 보도전문채널의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공공성 강화가 포함돼 있는데 YTN을 공적 소유구조로 되돌리라고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종규 YTN 기자협회장을 비롯해 YTN 구성원들은 대주주 변경 후 YTN에서 일어난 내부 변화를 다시 한번 되짚었다. 한 조합원은 “단순 외주 제작 콘텐츠 검수를 넘어 기획, 구성안 컨펌, 외주제작팀의 촬영 현장 동행에 직접 제작 오더까지 들어와 PD가 직접 현장에 찾아가 촬영하고 편집까지 하고 있다”면서 “YTN의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새로운 이용자와 젊은 시청자를 확보해야 할 디지털제작팀이 지도부의 목표액을 채우기 위한 인력 차출용 팀으로 전락했다”고 허탈해했다.

전면 파업 2일차인 13일 오전 11시 유진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는 더 많은 조합원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석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최 위원장은 “언론인의 자유는 언론인이 지키는 것”이라며 “여러분은 여러분의 할 일을 하고 국회는 국회의 일을 하겠다. 방송 3법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YTN 최대주주 변경승인의 건에도 불법적 요소가 있다고 본다”며 “YTN 청문회에 이어 국정조사를 꼭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도 “언론에 관심 없던 유진그룹이 YTN을 인수한 건 윤석열‧김건희에게 받아먹을 게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유진그룹을 향해 “유진그룹은 ‘이게 아닌데!’ 생각하고 있을텐데 이미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며 “헛된 기대 말고 지금 당장 YTN에서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전준형 언론노조 YTN지부 지부장은 “유진그룹이 주인 행세하는 1년 만에 거리로 나왔다”며 합법적인 파업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YTN은 공영방송이 민영화된 첫 번째 사례”라며 “공정방송 의지, 방송에 대한 자부심이 얼마나 강하고 무서운지, 이 자부심을 건드리면 어떤 댓가를 치러야 하는 보여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결의대회가 끝난 뒤에는 서울 시내 곳곳에서 선전전이 이어졌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여의도와 홍대, 공덕역, 경의선숲길, 영등포 등 서울 각지로 흩어져 대주주 변경 뒤 YTN에서 일어난 불공정 보도 사례를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