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기술본부 및 제작기술센터 팀장단, 조직 개편안에 반발 ‘보직 사퇴’

KBS 기술본부 및 제작기술센터 팀장단, 조직 개편안에 반발 ‘보직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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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본부 및 제작기술센터 팀장 53인 성명
KBS 방송기술인협회 “보직 사퇴 팀장 계속 늘어날 듯”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KBS 기술본부 및 제작기술센터 팀장단이 방송기술 조직 자체를 절반으로 축소하는 조직 개편에 반발해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KBS 기술본부 및 제작기술센터에서 팀장을 맡고 있는 방송기술직 53인은 10월 8일 “기존 팀장 보직 사퇴 성명 및 구성원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발전적인 조직 개편을 위한 제대로 된 논의의 장과 명확한 직무분석 없는 단순 통합 방식으로 방송기술의 경쟁력을 도태시키는 조직 개편이 강행됐다”며 “조직 개편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과 참담한 심정으로 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앞서 KBS 이사회는 9월 25일 방송기술 조직을 기존 8국 25부에서 5국 17부 1프로젝트팀으로 변경하는 사실상 방송기술 조직 자체를 절반으로 줄이는 내용을 담은 조직 개편안을 의결했다. 개편안은 다음달부터 적용된다.

사측은 처음 제시한 조직 개편안의 수정안을 내놓았는데 이 역시 기존안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현재는 기술본부 아래 △기술관리국 △미디어인프라국 △방송네트워크국 △미디어기술연구소가 있고, 제작기술센터 아래 △TV기술국 △보도기술국 △중계기술국 △라디오기술국이 있다. 하지만 수정된 조직 개편안이 적용되면 방송인프라본부 아래 ▲인프라전략국 ▲송신플랫폼국 ▲제작기술국 ▲후반제작기술국 ▲생방기술국으로 기존 조직이 절반으로 축소된다.

김승준 KBS 방송기술인협회 회장은 “야전사령관인 중계기술국이 스튜디오를 지키는 TV 기술국과 같을 수 있느냐? 이게 어떻게 유사 업무인가? 국가행사/국제행사를 일사분란하게 수행하게 하던 지휘부인 센터마저 없어진다면 어떻게 방송을 하란 말이냐”며 거듭 조직 개편안에 반대 목소리를 냈으나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직 개편안 통과 소식을 들은 김 회장은 “TV 방송기술은 스튜디오 기반의 복잡한 장비 운영과 세심한 기술적 조율을 요구하며, 중계기술은 야외 현장에서 즉각적인 인프라 구축과 신속한 방송 송출에 최적화돼 있다”며 “TV, 라디오, 중계, 보도 기술은 각각 독립된 기술 체계로각 분야의 전문성과 기술적 요구는 결코 단순히 통합될 수 없는데 이번 조직 개편은 기술적 차이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통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조직 개편안은 마치 전공의 지원 인원이 부족하다고 필수 의료과인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를 통합해서 돌려막기식 운영을 하라는 논리와 같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KBS 방송기술인협회가 7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KBS 방송기술인 99%가 이 조직 개편안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하는 이유는 △효율성 검토 없는 통폐합(27.4%) △경영진의 기술 업무 이해 부족(25.9%) △일방적 밀실 추진(20.3%) △기술 조직에 대한 폄훼(17.3%) △조직 축소, 경쟁력 하락(9.1%) 순이었다. KBS 방송기술인들은 조직 개편안이 적용될 경우 예상되는 미래로 △기술 전문성 하락(29.5%) △업무 효율성 저하(23.8%) △조직 축소 및 사기 저하(20.6%) △인력 관리 문제로 행정 업무 증가(13.5%) △기술 교육 및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감소(12.6%)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