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서울시 출연기관 지위에서 해제된 TBS가 폐국 위기에 몰렸다. 당장 9월부터 급여 지급이 불가능한 TBS는 전 직원 대상 무급 휴직 시행과 구조조정 가능성을 예고했다.
TBS는 9월 23일 ‘직원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공지를 통해 “9월 임금 지급부터 불확실하며, 필수 업무를 위한 최소 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 대상 무급 휴직 권고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10월 이후에도 재정 위기 극복이 어려운 경우 TBS 법인 청산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TBS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인 2020년 2월 서울시 출연기관으로 변경돼 서울시 지원을 받아왔다. 하지만 2022년 11월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76명 전원이 공동 발의한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 일명 TBS 조례폐지안이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서울시로부터의 지원이 끊기게 됐다. 해당 조례는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말 서울시의회에서 TBS에 대한 지원 폐지를 5개월 유예하기로 하면서 5월 31일까지로 연장됐다. 결국 6월부터 서울시의 예산 지원이 끊겼고, 9월에는 서울시 출연기관 지정까지 해제되면서 서울시의 손을 완전 떠나게 됐다.
이에 이성구 TBS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지난 8월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긴급 공문을 보내 “8월 이후 잔여 예산 부재가 예상된다”며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인 20억 원의 재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재 TBS는 민영화를 위해 삼정KPMG과 계약을 체결, 민간 투자자를 찾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민간 지원을 받기 위해선 정관을 개정해야 하는데 정관 개정 작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TBS 이사회는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에 정관 변경을 신청했으나 방통위는 “검토 중”이라며 당초 처리 기한이었던 9월 10일 기한을 27일까지로 늦췄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TBS 정관 변경안은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 기업뿐 아니라 시민의 기부금까지 온전히 받을 수 있는 기부금 지정단체로의 전환이 핵심”이라며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방통위는 뚜렷한 사유없이 과장급 전결 사항인 변경 승인을 미루면서 240여 미디어 노동자와 지상파 공영방송사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꼬집었다.
언론노조는 동시에 종편 라디오 허가 특혜설을 언급했다. 언론노조는 9월 19일 성명을 통해 “행정안전부 고시로 TBS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면서 “TBS 위기의 한복판에서 떡고물에 눈이 먼 음모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언론노조는 “서울시와의 관계가 끝난 TBS 독자 생존 방안을 묵살한 뒤 방송 허가를 취소하고 사업자를 재선정해 조중동 등 족벌 보수 종합편성채널에 TBS의 황금주파수를 넘기려 한다는 종편 라디오 허가 특혜설이 그것”이라며 “이것이 현실화된다면 2009년 미디어법 날치기를 넘어서는 족벌 언론 특혜 시비로 번져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TBS를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자유로운 방송으로 재건하기 위해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며 “그 시작은 방통위의 TBS 정관 변경 승인을 통한 독자생존 기반 구축, 이사회 쇄신, 족벌 언론에 대한 TBS 주파수 헌납 음모 분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