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악 3차 청문회, 불법‧불참 놓고 여야 갑론을박

방송장악 3차 청문회, 불법‧불참 놓고 여야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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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처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불법적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를 8월 21일 개최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탄핵소추를 당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과 앞서 불참 선언을 한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참석하지 않았다.

與 “불법 규정한 것에 유감” 野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어”
국회 과방위 여야 의원들은 청문회 시작부터 ‘불법적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청문회’에 붙은 ‘불법’을 놓고 갑론을박을 펼치며 청문회 중단 여부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 청문회를 ‘불법적이다’ 하고 규정을 해놓고 시작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한 뒤 “지금 불법적이라고 주장하는 상태를 만든 것이 민주당인데 이제 와서 방통위원 추천을 하기로 했다고 하고 지금까지 벌어진 세 명의 방통위원장 탄핵 과정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 문제의식이나 사과 이런 것이 없는 상태에 대해 저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방통위 2인 체제를 의도적으로 만들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 지난해 11월 22일, 그리고 올해 7월 1일 대통령실에서 두 차례나 방통위원을 추천해달라고 국회에 공문을 보냈는데 민주당에서는 그동안 추천을 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벌어진 상황에 대해서 민주당이 불법을 주장하면서 방통위를 사실상 마비시켰고, 과방위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여당 간사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를 하나의 심문 수단으로 활용되는 이런 위법적 상황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며 “이 청문회가 끝까지 진행돼서 26일 재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면 국회는 여기에 대해서 중대한 책임을 져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야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불법적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청문회라는 제목은) 여당 의원들이 퇴장하고 나서 저희가 의결한 것이기 때문에 국회법 절차대로 진행했다”고 반박한 뒤 “1차 청문회는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이 불참하는 관계로 시작한 지 2시간 만에 종료를 했다”면서 앞선 청문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 역시 “(청문회 제목은) 만약 여당이 같이 참여해서 이름을 바꾸자고 했다면 충분히 바꿀 수 있었다고 지금도 생각한다”고 답한 뒤 “사과받아야 할 사람은 최민희라는 사람”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7개월 7일 동안 아무 답변 없이 대통령께서 임명을 안 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최민희 라는 사람에 대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어쨌거나 모든 사태가 결국 방통위 2인 체제로 비롯된 것이라는 야당의 주 공세 포인트인데 방통위 5인 체제를 복원하기 위해 현재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으로 넘겨진 이진숙 방통위원장의 심판 종결과 함께 인용이든 기각이든 5인 체제 즉각 복원을 위한 시스템이 동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을 향해 5인 체제 복원을 위한 노력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 부분은 지도부에 충실하게 전달하겠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신의성실 원칙을 믿고 방통위원을 추천하기로 했고, 공모를 통한 정당한 절차를 통해 민주당 추천 몫의 방통위원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향해 “런동관, 런홍일처럼 도망쳤다” 비판
과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최근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이 발표한 입장문을 놓고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김태규 증인은 청문회 과정에서 법적 근거도 없이 증언을 거부한 데 이어 이사 후보자를 감사에 선임한 전례가 있다는 위증까지 저질렀는데 불법이 더 드러날까 두려웠는지 오늘 청문회 출석을 불법적으로 거부하면서 런동관 런홍일처럼 도망쳤다”고 지적한 뒤 “불법이 드러나서 고발당할 위기에 처하자 직권남용, 고소를 운운하다니 참으로 뻔뻔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 역시 “김 직무대행이 국회 상임위 청문회를 향해서 사또 재판 운운하고 위법한 청문회라고 했다”며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은 해당 입장문이 개인 의견인 것 같다 했는데 왜 방통위 업무시간에 기자회견을 하고, 공적 공간에다 입장문을 올리냐. 사무처에서 용인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방통위 직원들 힘들다는 내용 들어간 문건 놓고 논란
또 이날 청문회에서는 방통위에서 국민의힘으로 보낸 문건이 논란의 축으로 떠올랐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몇 주 전인가 방통위 직원들이 ‘너무 힘들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국민의힘으로 보냈다는 기사가 났다”며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에게 사실여부를 질의했다. 조 사무처장이 “그런 취지가 들어간 것 같다. 아니라고 말씀드리기 어려운 것 같다”고 답하자 조 의원은 “국회에 와서 방통위원장이나 기관증인들이 답변하시는 것 보면 온 직원들이 그렇게 힘들었다 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라며 “이미 정리가 다 돼 있는 이슈인데 그것 때문에 공무원들이 쓰러질 정도로 힘들어서 못 살겠다 라는 탄원서를 보낼 정도냐”고 거듭 따진 뒤 “저도 공무원 생활을 했습니다마는 국회 상임위 때문에 힘들다는 탄원서를 보냈다는 건 처음 들어본다”고 지적했다.

이후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방통위에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최 위원장은 “방통위가 국민의힘에 보냈다는 탄원서를 제출하라”며 “국민의힘에 보냈는데 민주당에 못 보낼 이유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출처: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화면 캡처

광복절 기미가요 방송한 KBS 놓고 방송장악 비판 쏟아져
이외에 광복절에 기미가요를 방송한 KBS를 놓고서도 질타가 쏟아졌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오늘 저희가 청문회를 해야 하는 이유가 좀 더 명확해졌고, 이제 청문회를 넘어 국정조사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이라며 “광복절에 KBS에서 벌어진 사태, 저는 KBS 사태라고 명칭하고 싶은데 공영방송이 장악당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5월 10일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면직하면서부터 공영방송 장악이 시작됐고, 그 결과의 결정물이 광복절 KBS 사태라고 정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