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민원인 개인정보 유출은 중대 범죄”
국민의힘 “방심위 직원의 정보 유출 사건 고발할 것”
더불어민주당 “청부민원, 류희림 위원장 물러나야”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가족 및 지인을 동원해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부 민원’이라며 류 위원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고, 국민의힘은 “민원 신청 위축을 노리냐”며 의문을 제기한 뒤 개인 정보 유출자를 대상으로 검찰 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류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민원인 개인정보 유출은 중대 범죄라며 특별감사와 수사 의뢰 등 법적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와 뉴스타파 등은 12월 25일 류 위원장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와 인용 보도에 대한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방심위는 11월 13일 ‘뉴스타파 인터뷰 조작’ 인용 보도와 관련해 MBC ‘뉴스데스크’에 4,500만 원, KBS ‘통합뉴스룸 뉴스9’에 3,000만 원, MBC ‘PD수첩’에 1,500만 원, YTN ‘뉴스가 있는 저녁’에 2,000만 원, JTBC ‘뉴스룸’에 1,000만 원의 과징금 부과를 최종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류 위원장은 즉각 입장문을 발표했다. 류 위원장은 “민원 신청인들의 개인정보가 불법 유출된 엄중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민원인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것은 그 자체로 중대 범죄 행위로, 중대 범죄 행위가 ‘공익신고’로 포장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심위의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된 MBC 등이 불법 유출 정보를 취재 명분으로 활용한 것은 직접 이해 당사자들이, 자사 이익을 위해 불법 유출 정보를 이용했다는 지적과 이해충돌 시비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허위조작 녹취록 인용 보도 안건 상정은 당시 위원장 대행의 ‘단독부의권’ 행사로 이뤄진 것으로 방심위 기본규칙에 따른 것이며 민원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라며 “민원 제기 후 심의가 이뤄졌다는, 상기 ‘직접 이해 당사자’들의 보도는 사실관계부터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에 민주당 언론자유대책특별위원회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2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MBC 보도에 따르면 방심위에 접수된 이른바 ‘가짜뉴스 민원’의 상당수가 류 위원장 아들과 동생 등 가족과 지인이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민간독립기구 방심위를 용산 대통령실 ‘청부 심의기관’으로 전락시켜온 류 위원장이 용산 뜻대로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한 ‘청부 민원’을 제기하고, ‘셀프 심의’에 나서 방송사에 무더기 징계를 내린 것으로 심각한 이해충돌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민원인의 절반 이상인 40여 명이 류 위원장과 직‧간접적인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이들이 전체 방송 민원의 절반 이상의 민원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청부 민원과 셀프 심의 및 관련 법 위반은 당장 파면해야 할 위법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류 위원장 가족과 지인들이 제기한 민원은 공교롭게도 이동관 당시 방통위원장이 김만배, 신학림 녹취록 보도에 대해 엄중 조치하겠다고 말한 직후 쏟아졌다”며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방심위 임직원 이해충돌 방지 규칙과 행동강령 등에서는 명백하게 이러한 민원 청구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류 위원장이 직권남용과 언론 탄압을 지행했다”고 지적한 뒤 “스스로 사퇴하거나 최소한 업무에서 배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은 방심위 민원인 정보를 유출한 방심위 직원을 개인정보보호법 제70조 2항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원영섭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 단장은 “변호사를 통해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서를 접수하는 모양새를 취했다고 해서 방심위 직원이 민원인 정보를 유출했다는 범죄 혐의가 소멸될 수는 없다”면서 “민원인 정보 유출은 공무원의 비밀엄수 의무를 규율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이기도 하고, 방심위 직원은 형법상 공무원 의제 조항으로 취급받는다”고 말했다. 원 단장은 “이제 누가 마음 놓고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할 수 있겠느냐”며 “방심위 민원신청 위축을 노린다는 점에서 부정한 목적에 해당하고, 나아가 민노총 언론노조에 소속된 방심위 노조가 최근 벌이고 있는 ‘류 위원장 흔들기’ 사건의 연장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