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기로에 선 TBS…내년 지원금 결국 0원

존폐 기로에 선 TBS…내년 지원금 결국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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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서울시의회가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확정했다. 산하 미디어재단인 TBS에 대한 지원금은 0원으로 책정됐다. 서울시 지원금이 끊기게 되면서 TBS는 33년 만에 존폐 기로에 서게 됐다.

서울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2월 14일 서울시와 시교육청의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하고 예산안을 수정 의결했다. 예결위에서 의결한 예산안은 15일 본회의에 상정돼 처리됐다. 추가 예산 편성, 한시 지원을 위한 조례 연기 요청 등 논란이 많았던 TBS에 대한 예산은 결국 0원이 됐다.

TBS의 위기는 지난해 11월 시작됐다.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76명 전원이 공동 발의한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 일명 TBS 조례폐지안이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다.

TBS는 연간 예산 약 500억 원 중 70% 이상을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하고 있어, 출연금 지원이 끊길 경우 정상 운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당시 TBS는 “TBS가 운영되려면 연간 5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나 상업 광고는 막혀 있고, 방송통신발전기금 지원은 지역방송발전지원법에 의해 배제됐다”며 “이러한 제약을 탈피하도록 법·제도가 개선될 때까지는 시 출연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해당 조례는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TBS 조례폐지안이 통과된 다음 달인 12월에는 편향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방송인 김어준 씨와 ‘신장식의 신장개업’을 진행한 신장식 변호사,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의 주진우 씨 등이 하차하면서 콘텐츠의 변화를 시도했다. 이후 2월에는 신임 대표에 정태익 전 SBS 라디오센터 국장이 취임했고, 6월에는 TBS 혁신안을 발표하며 정치 편향 논란을 사과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변화를 받아들여 추가 경정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2023년 예산 삭감으로 자금줄이 끊긴 TBS에 대한 재정 지원을 반영했는데 서울시의회가 반대하면서 추경 편성은 없던 일이 됐다.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TBS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 등을 받았음에도 출연자와 관계자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이번에 발표한 혁신안만으로는 공정성‧공공성 문제를 해소하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시의원들에 공감을 표하며 “시의회가 분명한 혁신안을 가져오라는 게 논리적으로 어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후 TBS는 김어준 씨와 당시 경영책임자였던 이강택 전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또 추경 예산 편성에 실패한 서울시는 TBS의 혁신과 독립 경영을 위해 6개월 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 TBS 조례폐지안의 연기를 요청했으나 이 역시 시의회의 거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TBS 지원금 편성이 안 된 서울시 예산안이 통과됐지만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한시 지원 조례를 마련하고, 22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통과하면 한시적으로 살길은 마련된다. 하지만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