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검찰 출두, 판도라의 문 열리나

최시중 검찰 출두, 판도라의 문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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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최시중 씨가 25일 검찰에 소환됐다. 최근 그는 경찰이 하이마트 회장 배임혐의를 조사하던 중 ‘비밀수첩’을 통해 수억 원의 뇌물이 정권 실세에 흘러들어갔다는 첩보를 입수한 직후 수사선상에 올랐으며, 현재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인허가와 관련해 수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있다.

   
 

이에 검찰은 최시중씨가 지난 2007~2008년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개발사업과 관련해 브로커로 나선 이모(60) D건설 대표로부터 ‘인허가를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여러 차례에 걸쳐 5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대선 직전 한국갤럽 사무실에서 뇌물이 오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시중씨는 처음에는 이같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며 대선 여론조사 비용이라고 주장했으나 증인과 증거물(뇌물을 싣는 사진)들이 속속 밝혀지자 하루만에 입장을 바꿔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의 수장으로서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던 그가 이번에 검찰에 전격 소환됨에 따라 위원장 시절 떠돌았던 ‘금품수수 의혹’도 수면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크게 3가지로 구분되는데 첫째는 2009년 국회 미디어법 날치기 당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던 일이며 둘째는 2008년 친이계 의원들에게 ‘관리’ 명목으로 3천5백만 원을 건낸 사실이다.

   
 

하지만 사안으로 볼 때 세 번째가 가장 파급력이 크다는 것이 방송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바로 직접적인 위원장 사퇴 문제가 걸려있던 ‘양아들 정용욱’ 파문인데, 당시 최시중씨는 EBS 이사 선임과 측근비리, 그리고 차세대 주파수 할당과 관련된 비위사실이 밝혀져 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사 선임에 대한 여론의 동향이 민감했을뿐 차세대 주파수 문제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여론이 조용했었다.

그러나 이번 최시중 씨의 검찰 소환으로 세 번째 사안, 그 중에서도 차세대 주파수 할당과 관련된 당시 방통위-통신사의 비리 의혹을 다시 재조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고개를 들고있다. 지난 1월, 신건 민주통합당 의원이 당 최고회의에서 이 문제를 정식으로 제기하고 KT 노조도 성명서를 통해 해당 의혹을 문제삼았지만 그 여파가 생각보다 작았던 만큼 25일 최시중 씨의 전격 검찰 소환으로 다시 한번 ‘문제점’을 털고 가야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최시중 씨가 사퇴한 현재에도 방통위 조직 자체는 ‘[WRC-12] 보도자료 왜곡’과 ‘방만한 주파수 관리’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있는 상황이다. 이는 주파수 문제에 있어서 위원장이 교체되었다 해도 ‘최시중의 망령’이 여전히 잘못된 주파수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여기에는 방통위 고위 간부들이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최시중 씨의 구속수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는 ‘커다란 청사진’을 통해 검찰이 계획적으로 수사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하이마트 회장의 혐의를 조사하던 중 터져나온 사안이기 때문에 그 중대성을 감안하면 구속수사가 원칙이기 때문이다. 이에 언론노조는 기습 피켓시위를 통해 최시중씨의 구속수사를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으며 최시중씨는 “성실하게 수사받겠다”는 말을 마치고 검찰청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