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는 주파수 효율성을 주장할 자격이 없다

[사설] 방통위는 주파수 효율성을 주장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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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부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KT와 SK텔레콤에 와이브로 주파수를 재할당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KT와 SK텔레콤은 기존의 와이브로 주파수 30MHz폭, 27MHz폭을 각각 7년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와이브로는 2006년 세계최초로 4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야심차게 시작되었지만 국내 통신사들의 태업으로 사장되었던 기술이다. 그 ‘토종 기술’이 이계철 위원장 손에 의해 다시 부활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와이브로의 부활을 마냥 환영못하는 이유
그런데 이러한 와이브로의 부활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바로 주파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방통위가 보여왔던 진정성 자체를 의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요지는 이렇다. 방통위는 최근 데이터 트래픽이 증가하면서 주파수 효율성을 위해 여러 가지 해결방안을 내놓았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모바일 광개토 플랜’이라고 볼 수 있는데, 방통위는 이 ‘플랜’을 바탕으로 주파수 효율성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데이터 트래픽 급증을 해결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난시청 해소를 위해 지상파 방송사들이 활용해야 하는 700MHz 필수 주파수를 통신사에 상하위 대역으로 나누어 우선할당하는 무리수까지 둔 상황이다. 즉, 데이터 트래픽을 막기 위해 주파수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장담하며 복지의 개념에서 접근해야 하는 필수 주파수를 통신사에 몰아주었으면서, 이제와서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대세인 LTE를 대부분의 통신사가 선점한 현재 굳이 와이브로에 주파수를 할당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비판의 핵심인 것이다. 주파수 효율성을 부르짖으며 지상파 방송사의 난시청 및 뉴미디어 발전의 동력인 700MHz 대역 주파수를 통신사에 뒷 돈으로 찔러주던 때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와이브로는 ‘계륵’
물론 방통위는 이번 발표를 통해 와이브로 주파수를 와이파이에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요금인하 상품 등을 출시해 출혈을 줄이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너무 과도한 집착이다. 기껏 기술을 선점해놓고도 통신사의 태업으로 와이브로를 상용화시키지 못한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애초 내세웠던 주파수 효율성에 대한 로드맵에 입각해 예외를 두지 말고 와이브로 주파수를 이해해야 한다. 700MHz 대역 주파수가 ‘효율성’에 입각해 데이터 트래픽에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온갖 언론 플레이와 거짓 선전전을 펼치던 그 때의 열정에 30%만 발휘해도 충분히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

방통위, 역시 목적은 ‘only 통신사’였나
그리고 이 시점에서 우리는 방통위가 지금까지 내세웠던 ‘주파수 효율성’이나 ‘성장 가능성’ 등의 주장이 모두 거짓말 이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700MHz 대역 주파수 할당에 있어서는 효율성과 데이터 트래픽 폭증 이야기를 꺼내고, 기껏 와이브로 주파수 할당에 대해서는 다른 가치판단의 잣대를 들이대는 이중성을 미루어 볼때 더욱 진실은 확실해진다. 그냥 방통위는 최소한의 주파수만 지상파에 할당하고 나머지는 모두 통신에 몰아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상황에 맞게 대의명분을 내세우기도 하고 역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뒤엎어 버리기도 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방통위는 자신들의 정책적 실패를 인정하고 주파수 정책에 있어 일관된 로드맵을 다시 구성해야 한다. 필수주파수와 와이브로 주파수 할당에 전혀 다른 논리적 잣대를 들이대는 모습은 방송기술 전문가는 물론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주파수 효율성을 무기로 진실을 속이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