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로 얼룩진 정책, 재검토해야

비리로 얼룩진 정책,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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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씨의 위원장직 사퇴를 계기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주파수 정책이 전면 재검토 되어야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방통위는 작년 12월 전체회의를 열어 700MHz 대역 주파수 108MHz폭 중 상?하위 20MHz를 소위 ‘알박기’하는 형식으로 해당 주파수를 통신사에 몰아주는 방안을 채택한바 있다. 종국에는 전 주파수를 통신사에 넘기겠다는 일종의 ‘꼼수’였다.

그런데 최시중 씨가 위원장직에서 전격 사퇴한 지금, 방통위가 주파수 정책 자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비리의 원흉’으로 지목되며 불명예 퇴진을 당한 최시중 씨가 위원장직에 있을 때 세운 주파수 정책은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다.

사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는 1월 초부터 제기되어왔다. 같은 달 5일 신건 민주통합당 의원이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처음으로 방통위와 통신사의 부적절한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한 것을 시작으로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돈봉투 사건 및 양아들 정용욱 씨 사건의 뒤를 이어 KT새노동조합(이하 KT노조)이 정식으로 방통위의 주파수 정책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KT노조는 1월 29일 논평을 내고 “2G 종료를 통해 4G 서비스로 전환할 여지가 있던 KT와 달리 SKT로서는 주파수 낙찰이 절대절명의 과제였다는 점에서 KT가 지나치게 빨리 추가 응찰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이 부분에 대한 비리의혹도 철저하게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며 작년에 있었던 주파수 경매를 둘러싼 의혹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즉, KT가 종편에 투자하는 대가로 방통위는 KT에 ‘주파수’라는 뒷돈을 제공했다는 주장을 전제로 할 때, 경매 과정에서도 부적절한 압력과 회유가 있었다는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는 논리다.

의혹은 또 있다. <시사IN>보도에 따르면 당시 황철증 방통위 통신정책국장이 자녀 학비 등의 명목으로 통신사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으며 그 윗선에는 최시중 씨와 정용욱 씨가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처럼 주파수 경매 과정에서 드러난 ‘비리’의혹과 700MHz 대역 주파수와 관련해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맺고있는 통신사의 금품수수의혹은 방통위의 해당 정책이 얼마나 졸속적이고 ‘비리에 만연한’ 상태였는지 쉽게 짐작하게 해준다. 동시에 많은 전문가들은 700MHz 대역 주파수할당 정책을 처음부터 전면 재검토해야 하며 현재 지상파에 할당된 228MHz 산출내역 근거를 ‘엉터리 시물레이션’이 아닌 ‘합리적이고 합공개적인 시물레이션’을 통해 적합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한국방송협회를 비롯한 지상파 관계자들은 방통위의 700MHz 대역 주파수 결정과 관련해 법적 근거를 수집하는 등 실질적인 행동을 위한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