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방송기술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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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기술저널’ 발행이 벌써 100호를 맞이하게 되었다. 방송기술인들이 만드는 신문인 ‘방송기술저널’은 과거 ‘방송기술인연합회보’에서 시작하여 그 후 명칭을 ‘방송기술저널’로 변경하였지만 발행 호수는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창간 발행은 2003년 전송방식 재검토 투쟁이 한창일 때 발행되었다. 2000년 8월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의 발의로부터 시작된 ‘DTV전송방식 재검토 요구’에 대한 방송기술인들의 의지와 기술적 배경을 정확히 알리기 위하여 격주로 6차례 발행되었었다. 그 후 DTV전송방식 투쟁이 더욱 가열되면서 ‘DTV전환 특보’ 형태로 형식을 바꾸어 발행되었다. 회보와 특보는 DTV전송방식 논란을 당시의 뜨거운 사회적 이슈로 이끌었으며, 디지털방송시대를 맞아 시청자의 편안한 시청환경과 다양한 방송서비스를 한발 앞서 생각하는 방송기술인들의 주장과 기술적 지식을 실어 나르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2004년 DTV전송방식 논란도 정부가 추진한 미국방식으로 종결되면서 한동안 회보 발행도 중단되었다.
 
연합회는 필자가 SBS기술인협회장으로 연합회활동을 하던 2005년 7월 20일 ‘방송기술인연합회보’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제7호부터 다시 재발행을 시도하게 되었다. 재발행된 ‘연합회보 역시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6년 방송기술인들은 DTV의 새로운 서비스 MMS(Multi Mode Service)기술을 내놓으면서 DTV보급과 지상파방송 직접수신자확대에 기여할 것을 기대하면서 정부에 허락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2006년 독일월드컵 기간 중 MMS실험방송이 허가되어 성공리에 방송을 마친 뒤 케이블TV와 가전사의 강력한 항의와 교묘한 언론플레이에 휩쓸려 오히려 MMS서비스는 구설수에 오르고 더구나 다양한 DTV부가서비스 구현에 제약만 커지게 되었다. 그 와중에 2006년 6월 21일 ‘방송기술인연합회보’는 또다시 ‘DTV전환 특보’ 형태로 전환하여 2일에 한번씩 총 20호가 발행되었다. 특보는 때로는 강력한 글과 때로는 주옥 같은 글로 MMS에 대한 기술인들의 주장과 기술적 설명을 세상에 알리는데 주력하였다.
 
2006년 10월 19일 ‘방송기술인연합회보’ 제28호부터는 지금의 명칭인 ‘방송기술저널’로 이름을 바꾸면서 좀 더 지면을 늘리고, 현대적이면서 사회성이 있는 방송기술 전문 저널로 변화를 꾀하였다. 이 때부터는 정부의 700MHz대역 방송용주파수의 반납과 경매 추진과 관련하여 우려에 대한 글이 많아졌고, 방송서비스 난시청지역 해소와 차세대 방송을 위해서라도 방송용주파수는 보존되어야 한다는 기술인의 주장을 많이 실어왔다. 방통융합이라는 이름아래 통신은 방송의 영역 깊숙이 진출하면서 방송용주파수까지 요구하고 있는 실정에서 그나마도 지속적으로 정부를 향해 방송용주파수를 보존해야 하고 근시안적인 정책과 난개발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 수 있는 장을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방송기술저널’의 역할과 의의를 잠시 되새겨 봐야 한다.

지금은 3DTV의 열풍이 태풍처럼 방송가를 덮쳐오고 있다. 시대에 뒤쳐져서도 안되지만 산업적 논리에 이끌려 무조건 서둘러 받아들이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3DTV에 이어서 UDTV의 등장도 빨라질 수 있어 미래용 주파수 확보와 차세대기술에 대한 안목을 넓힐 때인 것은 분명하다. 과거 방송기술 선택에서 비교실험이나 사회적 합의 없이 산업적 논리를 앞세워 결정된 정부정책의 모순이 방송사나 시청자에게 지우는 부담의 대가가 얼마나 큰지 우리는 이미 DTV전송방식 비효율성과 위성DMB와 T-DMB의 수익성 문제 그리고 MMS 서비스 부재 등을 통하여 다양하게 경험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서로의 의견과 비전을 제시하고 사회적 합의와 기술적 협동으로 미래의 방향을 바르게 찾아가야 하는 것이 엔지니어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 ‘방송기술저널’은 언제든 방송인이나 정부, 산업체가 각자의 논리를 펼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있다.
 
신문도 재미가 있어야 독자가 본다. 이제는 독자들에게 좀 더 편안하고 재미있게 신문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방송기술인이 살아가는 모습도 보여주고, 풍자와 해학으로 그려진 만평으로 머리도 식혀주면서, 각 방송사의 편집위원들이 자유롭게 회원들의 글로 채울 수 있는 몫으로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앞으로는 좀 더 치밀하게 기획된 기사와 글로 짜임새 있는 신문이 되도록 노력하며, 고지의 송신소나 방송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탐방기사도 확대해야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방송기술저널’이 방송엔지니어의 긍지와 자부심을 높일 수 있는 품위 있는 저널로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박 성 규  
(편집주간/ SBS라디오기술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