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 CJ E&M 흡수 합병…미디어-커머스 시너지 낼까?

CJ오쇼핑, CJ E&M 흡수 합병…미디어-커머스 시너지 낼까?

2061
ⓒCJ오쇼핑-CJ E&M 합병 전략 설명회

[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홈쇼핑 업계 1위인 CJ오쇼핑이 지상파를 제외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CJ E&M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미디어 커머스 시장에서 CJ오쇼핑의 경쟁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시너지 효과 창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이번 합병이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CJ오쇼핑은 1월 17일 CJ E&M과 1대 0.4104397 비율로 합병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합병 후 존속 법인인 CJ오쇼핑이 CJ E&M 주주들에게 신주를 교부하는 형식이다. 주주 확정 기준일은 오는 5월 23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은 6월 29일~7월 19일, 합병기일은 8월 1일이다. 신주는 8월 22일 상장될 예정이다.

CJ오쇼핑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내에서 미디어와 커머스 결합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양사의 커머스 역량과 콘텐츠 역량을 집중해 글로벌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는 월트디즈니가 21세기폭스를 인수하고, AT&T가 타임워너 인수를 추진하는 등 미디어 시장 내 인수합병으로 판도를 흔들고 있다”며 이번 CJ오쇼핑의 CJ E&M 흡수 합병도 그 연장선이라고 부연했다.

ⓒCJ오쇼핑-CJ E&M 합병 전략 설명회

양사는 글로벌 인프라를 상호 공유하고, 이미 구축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 합작 사업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CJ오쇼핑의 기존 상품 기획력과 CJ E&M의 콘텐츠 경쟁력을 합쳐 기존 미디어 커머스 사업을 기반으로 융‧복합 신사업을 키워가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병으로 CJ오쇼핑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CJ E&M은 콘텐츠 제작을 위한 탄탄한 재원을 얻게 될 것”이라며 “현재 CJ오쇼핑이 보유한 커머스 빅데이터와 CJ E&M이 보유한 TV나 모바일, SNS 등 이용자 행태 분석 데이터 등을 결합해 개인별 맞춤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분명 양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과 CJ E&M은 합병 회사의 올해 매출 목표를 4조4천억 원, 영업이익 3천500억 원으로 제시했다. 2021년까지는 신규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전체 매출을 연평균 15.1% 성장시킬 계획이다.

CJ E&M 관계자는 “이번 합병을 통해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며 “라이프스타일과 콘텐츠, 디지털플랫폼을 결합해 최고의 경험과 즐거움을 주는 글로벌 융복합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합병 소식 이후 CJ오쇼핑과 CJ E&M 주가는 급등 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CJ오쇼핑은 1월 18일 장 초반까지만 해도 11% 급등했으나 갑자기 하락세로 전환해 어제보다 5% 가까이 떨어지고 있고, CJ E&M도 장 초반에는 상장 후 처음으로 10만 원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타는 듯하다 이내 힘을 잃었다.

증권가에서는 CJ오쇼핑과 CJ E&M의 합병이 장기적으로는 시너지를 낼 것이 분명하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CJ E&M의 미디어와 CJ오쇼핑의 커머스 경쟁력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미디어와 커머스라는 결합이 현재로써는 다소 생소하다”며 “시너지를 보여주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합병으로 콘텐츠 투자 여력 향상과 제작 구조 안정화가 기대되지만, 성장성은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번 합병으로 글로벌 플랫폼 콘텐츠 제작을 위한 재원 마련이 용이해졌다”면서 “다만 이번 합병이 사업 성장성 희석으로 보여 수급 일부가 탄력 높은 대체 종목인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 등으로 이탈할 수 있기에 기존 주주 입장에서 보면 영화와 방송 광고뿐 아니라 커머스 부문까지 안게 된 상황이 부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CJ오쇼핑이 CJ헬로비전 지분은 LG유플러스에 매각한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양측 다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최근 LG유플러스의 케이블 인수설이 꾸준히 제기된 가운데 CJ오쇼핑이 CJ E&M과의 흡수합병을 밝히자 일각에서는 CJ헬로비전의 대주주인 CJ오쇼핑이 지분을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CJ오쇼핑은 전날 한국거래소가 인수설과 관련해 조회 공시를 요구한 데 대해 1월 18일 “현재 CJ헬로비전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LG유플러스도 “당사는 케이블 인수와 관련해 특정 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