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술저널 백선하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김용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내정한 것을 두고 야당과 언론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황 권한대행은 4월 5일 “방통위는 위원장 포함 5인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합의제 행정기관이지만 4월 7일 최성준 방통위원장의 임기가 끝나면 위원 3명이 공석이 된다. 인선이 지연될 경우 위원회 구성이 불가능해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이번에 후임 상임위원을 내정하게 됐다”며 김용수 미래부 실장의 방통위원 내정을 강행했다.
김용수 미래부 실장이 이기주 상임위원 후임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들리자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당장 들고 일어섰다.
더불어민주당은 “황 권한대행은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인사라고 주장했지만, 대선이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우려될만한 행정공백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조기 대선이 목전에 다가온 시점에 전격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한 것은, 정권이 바뀐 후에도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부끄러운 의지를 드러낸 막판 알박이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바로 논평을 내고 “국정농단 아바타 황교안의 오만방자한 인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황 권한대행이 내정 철회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했으나 민정수석실에 이어 비서실장까지 나서서 내정을 강행하도록 압박해 철회 입장을 번복했다고 알려지고 있다”며 “(이번 인사가) 황교안이라는 대리인을 통한 구속된 박근혜 씨의 또 한 번의 국정농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패한 박근혜 정권의 부역자이자 방통위를 난파선으로 만든 장본인을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내정하여 촛불시민의 위대한 승리를 다시 한 번 모독한 황 총리는 더 이상 대통령 권한대행이 아니라 심판의 대상일 뿐”이라며 “즉시 김용수 실장의 방통위원 내정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당일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언론노조는 “언론단체비상시국회의는 4월 3일 기자회견을 통해 황 권한대행의 김용수 내정설에 대해 ‘알박기 인사’란 사실을 밝히고 임명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에도 불구하고 황 권한대행이 적폐 인사를 방통위원에 내정한 것을 규탄하며, 방통위의 즉각 해산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언론노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김용수는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미래전략수석비서관실 정보방송통신비서관으로 있으면서 방통위를 해체하려 했고, 실패한 정부 조직인 미래부를 신설하고 나중엔 자신이 만든 조직에 자리를 잡은 인사로 인물 자체로 이보다 더 나쁜 선택은 없다”며 “방통위 알박기 인사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이 행정 공백을 언급하며 인사를 강행하자 “애초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방통위가 도대체 한 달 동안 무엇을 의결할지도 되묻고 싶다”며 방통위 해산까지 주장하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차기 정부는 박근혜 정권의 언론통제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당신이 청와대에서 벌였던 행각이 이제 곧 드러날 것”이라며 (김용수 미래부 실장을 향해) “스스로 물러날 것인지 강제로 끌려 나갈 것인지 선택하라”고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